
3.1 만세는 커다란 승리다. 그 승리는 25년간 유보되어 왔다. 여러 번 말했지만 나는 92년 선거에 진 김대중의 정계은퇴 선언 직후에 조선일보가 양면을 할애하여 김대중 찬양기사를 쓰는 것을 보고 5년 후의 그의 당선을 확신했다. 그리고 사회로 복귀했다. 한 번 밀리면 끝까지 밀린다. 조선일보는 끝까지 김대중을 밟았어야 했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광주항쟁은 실패했지만, 박정희 독재에 균열을 만든 점에서 승리다. 박정희는 쌀밥도 못 먹게 하고 컬러TV도 못 보게 했다. 밤에는 외출도 못 했다. 감옥국가다. 전두환이 약간 풀어주었다. 광주 시민의 희생 덕이다. 박정희 뺨치는 악마가 나타났다. 숨도 못 쉬게 얼어붙었다. 지지율 높이려면 풀어줄밖에. 왜? 조이려고 해도 허리띠에 구멍이 없다. 박정희가 최대한 조였기 때문에 전두환은 풀어줄 수밖에. 약한 모습이다. 풀어줬다가 조이기 어딨어? 줬다가 뺏기냐? 노태우의 북방정책이다. 북방은 되는데 북한은 왜 안 돼? 잠그면 다 잠그고, 풀면 다 풀어야 한다는 게 정치의 프레임이다. 광주는 실패라도 전두환을 약화시키는 성과가 있었고 3.1은 실패라도 역사적인 의의가 있다. 한 번 자유를 맛본 사람은 노예로 돌아가지 않는다. 더 많은 자유를 요구하기 마련. 전두환은 밀렸다. 노태우도 밀렸다. 김영삼도 밀렸다. 조금씩 국민은 자유로워졌다. 지난 40년간 한국은 계속해서 자유로워졌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군홧발에 독재라니 황당해. 한번 억압하면 계속 억압하게 된다. 자유의 행진을 멈출 수 없으므로 억압도 멈출 수 없다. 경고성 계엄? 계몽령? 장난하냐? 한 번 불을 지르면 끝까지 탄다. 적당히 태우고 알아서 꺼지는 불은 없다. 한국인을 다 죽이든가 그들이 죽든가다. 그래서 정치가 무섭다. 구동독은 극우정당에 몰빵했다. 남북한이 통일되면 북한 주민은 극우에 투표한다. 그들은 노예였으므로 계속 노예 상태로 있으려고 한다. 한국은 빈자들이 극우에 투표한다. 동서독이 통일해도 동독은 이등시민이다. 한국은 민주화되어도 빈자는 이등국민이다. 민주당은 중산층 정당이 되었다. 정확히는 월급쟁이 정당이다. 중산층의 원래 의미는 놀고먹을 정도는 되는 부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말하는 중산층은 아파트에 살고 자가용은 중형차로 뽑는 사람이다. 이들은 80년대 민주화 투쟁 이후 계속 이겼다. 승리의 행진, 권리의 행진, 자유의 행진을 멈추지 않는다. 이제 기득권이 되었고 자신이 얻은 권리를 뺏기지 않으려고 한다. 국힘이 이기는 방법은 통일해서 북한표를 받는 것뿐이다. 옛날에는 국힘이 친노와 호남을 갈라치면 이겼다.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강남 엘리트 특권층과 경상도 빈민층을 갈라치면 민주당이 이긴다. 논리는 심리에 깨지고 심리는 물리에 깨진다. 80년대 넥타이부대 이후 계속된 중산층 중심의 자유의 행진에 따른 관성의 법칙을 이길 수 없다. 민주당이 세금과 부동산만 해결하면 표 나온다. |

![포인트:8246point (55%), 레벨:9/30 [레벨:9]](https://gujoron.com/xe/modules/point/icons/default/9.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