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EBS 다큐프라임 2008년 7월 7일자 방송이라는 군요.

상우님의 글을 보고 문득 떠올라 올려봅니다.             


1.jpg 2.jpg


아이들뿐만 아니라 사람이 자신에 대한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기 위해선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고 휩쓸리고 있던 상황과 

그 상황이 자신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즉 마치 뉴스에서 교실을 조망하듯 밖에서 단순히 사물로써 

왕따를 바라보는 관점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그 상황으로 들어가 왕따를 사건으로써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럴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마도 역할 바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간단히 말해 '나는 저 애와 달라.'라고 믿었던

당연한 전제를 뿌리채 흔들어 놓는 것이죠.


결국 자신이 역할 바꿈을 통해 느꼈던 감정만큼 그동안

왕따를 당했던 아이에 대한 공감 역시 커지게 되는 효과

를 가져올 수 있는 듯 합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공감에 대한 방법론적인 이야기일뿐

의사결정 주체의 완성이라는 본질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이들에게

'왜 왕따를?'이라는 목적어에 대한 물음이 

"왜 인간은?"이라는 주어에 대한 물음으로 뒤바뀐다면

그 순간 의사결정 주체에 대한 교육은 이미 시작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아마도 지금 떠오르는 이 에피소드가 피동적인 아이들을 

의사결정의 주체로 나아가게 하는 교육에 대한 단적인 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2009년 청소년 대표팀의 첫번째 소집 훈련이 열렸던 날.

훈련 중 선수들을 전반으로 나눠 8대8 볼 뺏기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홍명보 감독님은 갑자기 공을 멈추게 하더니 고함을 쳤다.


"너희는 지금 감독이 틀리게 하고 있는데 왜 그대로 하는거야?

왜 다들 꿀먹은 벙어리야?"


마침 감독님이 공격팀에만 유리하게 공을 줘 불공평하게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찰나였다.

감독님은 "시키는 대로 훈련하지 말고 생각을 하면서 해.

'왜 저 쪽에만 공을 주는거냐' 고 말할 줄 알아야 돼"라고 말씀하셨다.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동안 배워온 축구는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됐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감독님은 정반대로 지도하셨다.

하나부터 열까지, 선수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훈련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래야 선수가 책임감을 더 갖고 훈련에 나선다는 논리였다.


-축구선수 김보경 인터뷰에서 발췌-



프로필 이미지 [레벨:8]귀족

2013.06.17 (14: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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