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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819 vote 0 2016.01.20 (14:50:50)

     

    어떤 사람이 피아노를 쳤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어떤 의도나 목적, 혹은 신념 때문이 아니다. 그런 잡다한 이유들은 다른 사람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혹은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기 위해서 꾸며낸 바 연출된 것이다. 진짜는 따로 있다. 첫째 피아노를 칠 줄 알기 때문이다. 둘째 피아노가 고장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셋째 그 피아노가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첫째 피아노가 없기 때문이고, 둘째 피아노 줄이 늘어져 좋은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이고, 셋째 피아노를 연주할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피아노를 주고, 조율해주고, 연주하는 법을 알려주면 누구라도 피아노를 연주한다. 세상은 그 자체로 커다란 하나의 악기다. 인간 역시 하나의 악기다. 처음에는 인간이 세상을 연주하지만 다음에는 세상이 인간을 연주한다.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인간을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하다. [생각의 정석 36회]


    피아노를 만나면 피아노를 친다. 피아노를 만났는지가 중요하다. 제대로 만나야 제대로 연주한다. 인간이라는 악기가 좋은 환경을 만나면 좋은 소리를 낸다. 나쁜 환경을 만나면 나쁜 소리를 낸다. 우리는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연출하는가에만 관심이 있고, 반대로 세상이 인간을 어떻게 연출하는가에는 관심이 없다. 깨달음은 세상이 인간이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다. 좋은 소리를 토해내는 좋은 악기라야 한다. 좋은 만남으로 가능하다. 소리를 토해내지 못하는 깨달음은 가짜다.



aDSC01523.JPG


    세 사람이 같은 방향을 쳐다보고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이 모두 고개를 들어 그 방향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가 보던 방향을 플라톤이 보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보자 모든 사람이 그 쪽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공자가 보던 방향을 맹자와 율곡이 보자 모두 그 방향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일찌기 석가와 혜능이 그 방향을 보았고 지금 내가 그 방향을 보고 있고 이제 여기에 한 명만 더 붙으면 됩니다. 그 때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깨닫게 됩니다. 세명이 있으면 축과 대칭이 만들어져 판단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레벨:30]솔숲길

2016.01.20 (19:51:22)

[생각의 정석 36회] 정몽즙, 무슨 맛일까?

http://gujoron.com/xe/477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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