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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96 vote 0 2024.02.22 (10:06:21)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진실을 말할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지식에 처음 의문을 품은 사람은 소크라테스다. 지식이 지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지식의 지식이 필요했다. 그것은 존재다. 존재에 의문을 품은 사람은 플라톤이다. 그는 존재가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존재의 존재가 필요했다. 그것은 진리다. 진리는 변화의 방향이다. 가짜 반대편에 진짜가 있는게 아니다. 진짜가 변화하면서 중복과 혼잡에 의해 가짜가 된다. 그것이 복잡성이다. 진리의 단순성과 거짓의 복잡성이 변화 속에서 하나의 방향성에 속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진리 -> 변화 -> 거짓 

    단순성 -> 방향성 -> 복잡성


    우리가 아는 진리 개념은 플라톤에게서 온 것이다. 그는 그림자의 반대편에 빛이 있듯이 거짓의 반대편에 진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동양의 진리 개념은 도道다. 도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플라톤의 이분법은 도의 연결을 부정한다. 하나를 취하고 하나를 버린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는, 선과 악은, 화살의 머리와 꼬리처럼 하나의 몸통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그중에 하나를 버릴 수 없다. 뿌리를 자르면 뿌리가 돋아나고 싹을 자르면 싹이 돋아난다. 보수를 잘라내면 보수가 돋아나고, 진보를 잘라내면 진보가 돋아난다. 우리는 둘의 쌍에서 방향을 판단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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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들은 모두 멍청하다. 진실을 전달하려면 더 심한 표현을 써야 할 텐데 비속어가 되므로 말하지 못하니 답답한 일이다. 인간은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지 모른다. 안다는게 뭔지도 모른다. 대화할 수조차 없다. 언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생각할 줄도 모른다. 생각이 감각에 의해 방해받는 사실을 모른다. 마음이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인간은 거의 아무것도 모른다. 백지를 준비해 오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리기를 가르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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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에 대한 지식이다. 그러므로 안다. 자연에 필요한 것은 존재에 관한 존재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그것이 진리다. 그러므로 알 수 있고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것이 진리다.


    사과를 봤다면 내가 그것을 본 것이다. 어제 본 사과와 오늘 본 사과가 같은 사과임을 아는 것이 지식이다. 어제 본 사과와 오늘 본 사과는 같은 사과나무에서 떨어졌다는 것이 존재에 대한 존재다.


    지식에 대한 지식에서 존재에 대한 존재로 올라서게 하는 것이 진리다. 거기에 방향이 있다. 존재에서 존재로, 존재에서 지식으로, 지식에서 지식으로 간다. 방향성에 의해 모두 한 줄에 꿰어진다.


    진리는 불변의 두 단어로 나타내는 것을 변화의 한 단어로 나타낸다. 진리의 단순성이다. 진보와 보수 대신에 하나의 문명성으로 말하고, 선과 악 대신에 하나의 사회성으로 나타내는 것이 진리다.


    모든 것은 변한다. 변화의 시작점과 도착점이 있고 중간 전환점이 있다. 변화의 시작은 단순하고, 중간은 복잡하고, 결과는 다양하다. 진리는 우주 모두가 공유하는 하나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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