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왜 월남越南인가? 옛날부터 궁금했다. 월越은 현지에서 Việt/비엣으로 발음된다. 남南은 그대로 남이다. 월남越南을 일본어로는 에츠난えつなん이라고 읽기도 한다. 풍골님이 알려준 대로 숫자 1이 원래 발음은 잇이었다고 한다. 받침 ㅌ이 ㄹ로 변하는 패턴이 있다. 붓다가 불타로 되는게 그렇다. 찾아보면 꽤 많다. 받침 ㄹ은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워터water가 워러가 되거나 컴퓨터가 컴퓨러로 되는 것도 받침 ㅌ을 ㄹ로 발음하는 현상이다. 실제로 발음해보면 혀의 위치가 비슷하다. 발음하기 쉬운대로 발음한 거다. 에츠난えつなん의 에츠는 일본인들이 엩을 발음하려고 애쓰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비엩남은 비엘남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월남인가? 독일어 빌헬름Wilhelm이 영어에서 윌리엄William으로 되는 것과 같다. 독일어가 더 고대 원시발음을 보존하고 있는 것이다. 빌이 윌로 변하는 패턴은 흔하다. Watch는 원래 view에서 파생된 말이다. Waiter도 원래는 손님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Wait는 보고 있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된 파생어는 매우 다양하다. ㅂ탈락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에도 맵다>매워로 ㅂ을 빼곤 한다. 굽다>구워, 춥다>추워, 깁다>기워, 줍다>주워 하며 ㅂ을 빼버리는 패턴이 있다. 와인wine도 원래는 포도덩굴Vine이 휘어졌다는 뜻이다. Wire다. Bend, bow, fold와 같은 어원인데 휘어진 정도에 따라 fold는 발음이 세니 세게 접혔고 bow는 반쯤 휘어졌으니 발음이 약하다. 결론적으로 비엣남이 웟남을 거쳐 월남이 된 것이며 이는 받침 ㅌ이 ㄹ로 변하는 패턴과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ㅂ탈락현상이 합쳐진 것이다. |
저는 저렇게 쎈 발음들이 부드럽게 굴리는 발음으로 바뀌는 것은 최근 일인줄 알았습니다.
ㅌ가 들어가는 발음으로 대화를 하면 침튀겨 실례가 되서 저렇게 의도적으로 바꾼줄 알았는데
발음하기 어려워서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변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