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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56 vote 0 2024.04.29 (12:53:22)

    이것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관객의 직관에 대한 이야기다. 정의당 멸망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진중권 또라이 한 명 빼고. 말이 필요하냐? 딱 봐도 아닌 건 아닌 거지. 말이 통하지 않는 지점을 말하려는 것이다. 근본적인 소통의 장벽이 있는 것이다.   


    박찬욱 영화 ‘헤어질 결심’이 180만 들었으면 들 만큼 들은 것이다. 포스터만 보면 딱 30만인데. 다들 홍상수 영화로 착각한 게지. 제목도 성의가 없다. 관객과 헤어질 결심? 게다가 찌질대기 전문 배우 박해일이라니. 찐따 같애. 감독을 나무라고 싶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당연히 500만은 들어야 한다고 입에 거품 무는 영화 관계자들이다. 이제 한국 영화는 망했다. 다들 마동석 천만 영화만 찾고 있다. 한국 관객의 수준이 떨어졌다. 이러고 있다. 박찬욱 영화의 단점은 어설프게 B급 영화 흉내내다가 폐급된 것.


    관객을 이겨먹으려는게 정의당 마인드다. 올드보이는 다르다. 확실히 관객을 이겼다. 관객들은 내가 졌다고 항복선언 했다. 그러나 ‘복수는 나의 것’을 보자. 관객은 본능적으로 히어로와 빌런을 구분한다. 근데 주인공이 빌런이다. 그럼 히어로는 언제 나오는가?


    바보야! 이 영화에 히어로는 없어. 근데 진짜 히어로가 없다. 히어로를 찾는 관객을 엿먹이려는 것이다. 딱 정의당이잖아. 유권자를 이겨먹으려는 교만한 태도. 주성치, 코엔 형제, 김기덕의 공통점은 쿨하다는 거. 징징거릴 만한 상황에 전혀 징징거리지 않는다.


    키득거릴 뿐. 선수끼리 왜 이러셔? 다 알면서? 우리가 어디 사람 한두 번 죽여봤어? 그런데 '복수는 나의 것'에서는 배우가 쿨하다. 이건 뭔가 잘못된 것이다. 배두나는 쿨한 배우다. 일단 여성인데 무덤덤한게 남성처럼 생겼다. 이건 주성치와 코드가 정반대다.


    문제는 B급 마인드다. 타란티노도 '펄프픽션'은 떴지만 '저수지의 개들'이나 이런 것은 솔직히 관객이 드는 영화가 아니다. 명성 때문에 뜬 거지. 가만 보면 타란티노와 박찬욱이 B급 마인드로 겹치면서도 완전히 정반대로 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본질은 가방끈.


    타란티노, 주성치, 김기덕, 코엔 형제는 일부러 못 배운 티를 낸다. 배웠더라도 감춘다. 허술한 장면이 많다. 박찬욱은 가방끈이 길다. 쓸데없는 과잉 미장센, 너무 많은 복선이 관객을 지치게 한다. B급 분위기로 가려면 좀 허술한 티가 나야 하는데. 망하는건 당연.


    정의당 포지션이 딱 그렇다. B급을 찬양하는 A급. 중졸 노동자를 찬양하는 서울대 출신 먹물. 자식은 외국 유학 보내며 노동운동 앞장. 명문대 나온 넘이 서울역 앞 지하 만화방에서 고행석 만화 찬양하는 느낌. 그런 분위기의 전형적인 실패작이 '지구를 지켜라'다. 


    이 영화는 신하균 때문에 망했다. 신하균은 앞이마를 가리고 속마음을 알 수 없는 표정이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느낌이다. 그런데 내용도 그렇다. 정신병원에서 방금 탈출한 듯한 사람이 정신병원에서 방금 탈출한 사람의 역할로 나오면 그것이 잘 된 캐스팅일까? 


    주성치 영화가 먹히는 이유는 그가 잘생겼기 때문이다. 멀쩡하게 잘생긴 넘이 정신병원에서 방금 탈출한 사람 역할을 연기해야 한다. 모르겠냐? 영화는 원래 미녀가 안경 쓰고 못생긴 사람으로 나온다. 그게 영화다. 진짜 못생긴 사람이 못생긴 사람 역할로 나와?


    망한다. 관객을 모욕하는 영화를 누가 보겠는가? '펄프픽션'만 해도 브루스 윌리스같이 멀쩡한 배우가 또라이 역할로 나온다. 또라이 같이 생긴 사람이 또라이로 나오면 망한다. 정의당의 몰락은 서울대 출신 엘리트가 노동자를 지지하기 때문에 필연의 법칙이다.


    박찬욱 같이 졸라리 많이 배운 티를 팍팍 내는 사람이 어설프게 주성치 흉내 내면 망한다. B급 코드로 미는 '복수는 나의 것'은 주성치가 주연으로 나와야 한다. 이해되냐? 정리하자. 나는 마동석 액션이 뜬다고 30년 전에 예견했다. 그런 영화가 나와야 한다고. 


    그런데 영화관계자는 마동석 영화가 뜨고 '헤어질 결심'이 망하는게 한국 영화가 망할 조짐이라는 거다. 마동석 영화가 망하고 '헤어질 결심'이 흥행해야 한다는 거다. 왜 희망을 절망으로 보고 절망을 희망으로 볼까?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다. 영화는 그림이다.


    논문이 아니다. 쉬워야 한다. 마동석은 쉽잖아. 홍콩영화 전성기를 연상하게 한다. 황정리만 잡아 오면 성공. 얼마나 쉬워. 어린애도 영화 찍겠다. 빌런으로 황정리를 붙이고 주인공은 아무나 데려와. 이 시절은 흑사회 같은 조폭들도 영화 찍어서 다들 대박을 쳤다. 


    주성치는 삼합회에 잡혀서 강제로 일 년에 영화 열여섯 편 출연했다. 어떻게 보면 그때가 전성기였다. 삼합회에서 풀려난 후 영화를 안 찍고 있다. 나는 삼합회가 주성치를 만들었다고 본다. 압력도 없고, 표절도 없고, 복제도 없고, 그게 예술이 멸망하는 법칙이다.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 삼부작은 관객을 혼내는 정의당 영화다. 나는 직관적 판단으로 이런 영화를 거른다. 이런 영화는 나무위키에 가서 줄거리만 검색해 보면 영화 다 본 것이다. 나의 직관이 틀렸을 수도 있다. 문제는 왜 관객의 직관을 존중하지 않느냐다. 


    관객을 이겨먹으려는 태도를 들키는 거다. 이제 정의당의 멸망이 납득되는가? 영화라곤 쥐뿔도 모르는 삼합회가 영화를 만들어도 대박 치는 데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바보가 만들어도 흥행해야 영화판이 사는 것이다. 그걸 모르겠나? 영화가 난해해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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