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기스칸이 고원의 영웅으로 뜬 이유는
여러 번 배신당하면서도 끝내 무너지지 않고
그 분노를 안으로 쌓아왔기 때문입니다.
대중은 처음 지도자감을 칼로 찔러서 죽는지 지켜보다가
죽으면 그만이고 살아서 돌아오면
그 응축된 에너지의 폭발에 가담합니다.
'이제 니들은 싹 죽었어.' <- 이런 거지요.
노무현을 죽인 것도 대중이고 그 분노를 이용하는 것도 대중입니다.
징기스칸의 아버지 예수게이는
순진하게 타타르족을 믿었다가 배신당했고
징기스칸 역시 순진하게 자무카와 옹칸을 믿었다가 배신당했고
타이치우드에게도 배신당했고
징기스칸을 옹립한 무당한테도 배신당했고
심지어 동생 카사르도 무당의 배신에 가담했고
거듭 배신당하면서도 분노를 가벼이 표출하지 않고
안으로 쌓아가는 징기스칸을 보고
고원의 유목민들은 알아차렸던 거지요.
징기스칸이 바보라서 계속 당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한 번 날 잡아서 오지게 털어버릴 것이라는 사실을.
그동안 징기스칸 죽이기놀이에 골몰하던 대중들이
드디어 징기스칸의 분노에 가담하기 시작한 것이며
그 결과 타타르라는 민족은 지구상에서 소멸되었습니다.
아버지 예수게이를 배신한 타타르를 본보기로 삭제해버린 거지요.
배신한 호라즘 왕국도 지구상에서 사라졌습니다.
징기스칸의 거대한 분노에 대중은 흥미가 있는 것이며
거대한 복수극에 동참하기를 바라고 안으로 분노를 축적하는 것입니다.
징기스칸은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사방팔방으로 선전부대를 보내서 자무카와 옹칸의 배신을 고발하고
징기스칸에게 복수의 권리가 있다고 떠들었습니다.
순진하게 당하고만 있는 바보를 대중은 신뢰하지 않습니다.
김종인에게 당하고 윤석열에게 당하고 이런거 좋지 않습니다.
그동안 당할만큼 당했고 이제는 복수할 때다 하고 징기스칸이 선언하자
'징기스칸 저 자슥 아직 안죽었나? 명도 질기네.'
이러고 비웃던 대중들이 일제히 징기스칸의 깃발 아래 모여들어
거대한 복수를 시작한 거지요.
'이제는 때가 되었다. 분노를 터뜨릴 때다.'
<- 이런 그림을 대중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하면서 참는 이유는 복수의 대의명분을 얻기 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