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옳고 문정인 틀렸다 김정은이 김정일과 다른 점은 그나마 경쟁을 거쳤다는 점이다. 김정일은 그냥 세습이지만 김정은이 그래도 김정남은 제치고 올라왔다. 이건희도 세습이지만 이맹희를 제끼고 올라온 점이 이재용과 다르다. 세종도 세습이지만 양녕과 효령을 제치고 올라왔다는 점이 각별하다. 과거에는 재벌가의 첩이 여러 명인데다 자녀가 워낙 많아서 내부경쟁이 있었지만 요즘 재벌 3세는 자식이 독자다. 그 차이는 크다. 김정은이 절대무능으로 수십만 명 굶겨 죽인 김정일과는 다르다. 눈빛만 봐도 차이가 있다. 김정은의 야심을 꿰뚫어봐야 한다. 한국은 잘나간다. 과거 한국은 어땠는가? 일본도 하는 것을 우리라고 못 할까? 이런 심사였다. 일본이 잘나가니까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 주눅 들지 않았다. 80년대 당시 일본과 한국의 격차는 거의 5 대 1이었지만 한국인들은 요즘 중국인들이 한국을 우습게 보듯이 일본을 만만하게 봤다. 필자도 분위기에 휩쓸려서 당시 한국이 일본의 반은 따라간 줄로 알았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잘 나가는 것을 보면 필을 받는다. 공산주의가 원래 베끼는 것은 또 잘하잖아. 스탈린도 영국 공산당이 전해준 기술을 열심히 베껴서 1년에 20퍼센트 경제성장을 찍어봤다고 한다. 김정은이라 해서 그런 기록을 세우고 싶지 않겠는가? 남한을 죄다 베끼자. 공산주의 방법으로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자. 중국도 하고 베트남도 한다는데 북한인들 못 하겠나? 더구나 7천조 원어치 매장자원을 깔고 앉아 있는 판에. 가슴이 뛴다. 흥분한다. 남한을 따라잡을 수 있다. 남한이 민주주의로 우왕좌왕할 때 우리는 독재로 신나게 따라잡아 보자. 이런 생각은 당연히 하는 거다. 김정일은 그런 생각을 못 했다. 늙어서 골골하는 판에 그런 생각을 절대 못 한다. 김정은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통 크게 결단하는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어하지 않겠는가? 지루한 협상을 이어가는 쩨쩨한 정치인으로 인정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점에서 핵동결에 한미군사훈련 축소를 거론한 문정인이 한참 잘못 짚은 것이다. 그는 튀고 싶어서 안달 난 인간이다. 얼굴 표정에 다 써 있다. 꾸러기 얼굴이다. 핵동결은 급할 때 전쟁이나 막자는 것이다. 미국과 관계개선 하자는 판에 그게 안건이 될 수는 없다. 미국의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기 때문이다. 왜 북한이 저렇게 되었나? 북한은 사실 중국을 위해 총대를 멘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지금 기름과 석탄을 끊어버렸다. 독재자를 꿈꾸는 시진핑도 입장이 난감한 것이다. 북한과 미국의 관계개선은 중국과 틀어진다는 말인데 이미 틀어졌다. 사드를 불러들인 것은 북한의 핵개발이기 때문이다. 김여정과 김영철의 방남에 확인된 것은 김정은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한 점이다. 쿠데타 무서워 8년간 비행기 한 번 못 타 본 사람이 김정은이다. 예컨대 이런 거다. 남한은 야당이 반발해서 혹은 미국이 틀어서 어쩔 수 없다. 그러므로 북한이 양보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북한은? 군부가 반발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군부가 북한의 야당이 되어 있다. 평양은 휴전선에서 거리가 멀다. 일선 지휘관을 통제 못한다. 김정은이 군부 수장 모가지를 수시로 날리고 있는 판에 군부를 장악하지 못했다는게 말이 되는가 하는 시각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공산주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공산주의는 우리의 막연한 생각과 달리 굉장히 민주적인(?) 제도이다. 그런데 민주주의라는 것이 뭐지? 북한은 나라 이름에다 민주주의를 박아 놨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와 다르다. 민주주의에 원래 다수결이나 선거는 없다. 민주주의는 합의제요 만장일치다. 북한이 개성공단 설치할 때 북한주민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오래 했다. 원래 이런건 공산주의가 잘 못한다. 비유한다면 삼국지 시절의 오나라 시스템과 비슷한데 위나라는 조조가 절대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나라는 그렇지 않았다. 일종의 군벌연합처럼 되어 있어서 자기 막료는 맘대로 자를 수 있지만 변방에 나가 있는 사단장은 자를 수 없다. 군대 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직속 따진다. 중대가 다르면 이등병이 병장에게 인사도 안 하는게 군대다. 직속이 아니면 절대 말을 안 듣는다. 서로 '아저씨'라고 부른다. 계급은 직속상관이나 직속부하에게만 적용된다. 김정은이 간부를 잘라도 자기 직속부하를 자르는 것이다. 그래서 공산주의는 오히려 권력이 약한 것이다. 민주국가는 야당이 자기네가 집권하면 해먹으려고 봐주는게 있지만 공산주의는 야당이 없으므로 모두가 동의할 때까지 꾸준히 집회를 열어 설득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이 공산주의니까 김정은 맘대로 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지들이 만든 논리의 올가미에 빠져서 마음대로 못한다. 한미군사훈련만 해도 북한에서는 북침훈련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알고보니 방어훈련이네. 봐주자. 이렇게 못 바꾼다. 일정한 한계 안에서는 자유롭지만 그 선을 넘을 수 없다. 선을 넘으려면 주민을 모아놓고 이상한 쇼를 해야 한다. 북한이 대규모 공연단을 보낸 것도 그렇다. 남한 주민들은 북한 예술단에 관심이 없다. 사실은 그게 북한 주민을 설득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그걸 북한TV에 튼다. 예술단 규모를 보고 필자는 김정은이 오래전에 결심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예술단을 작년에 다 꾸려놓고 미사일이나 쏘면서 그걸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방북 대표단과의 회담도 북한 주민이 다 지켜보고 있는 것이며 설득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이런 사정은 군부도 마찬가지인데 일선 지휘관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있다. 뭐든 김정은 지시로 다 한다는건 남한의 착각이다. 실권없는 넘들 목이 짤렸다가 붙었다가 하는 거다. 공산주의가 망하는게 이런 이중구조 때문이다. 소련은 원래 소비에트 연합인데 지방 소비에트들이 권력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권력을 줘놓고 다시 물먹이려면 반대급부를 챙겨줘야 한다. 중국도 비슷한 건데 보시라이와 저우융캉이 시진핑을 물먹이고 독자행동을 했던 것이다. 보시라이는 충칭을 장악하고 혼자 극좌 모택동주의를 했고 저우융캉은 김정은을 제거하고 김정남을 옹립하려는 중국측 계획을 누설했다. 시진핑이 수습하기는 했지만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 상해시 경찰과 중앙에서 온 군대가 완전무장하고 대치한다든가 그런 웃긴 것이 있다. 대학이 학교 부지에 농사를 짓는가 하면 부동산을 임대한다든가 군대가 독자적으로 회사를 경영하여 수입을 올린다거나 이런 괴상한 일이 버젓이 일어나는게 공산주의다. 민주주의(?)라서 서로 간에 터치를 못하는 거다. 인민군도 채마밭을 일구어서 식량을 자체조달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중앙의 명령이 먹히지 않는다. 밥도 주지 않고 돈도 주지 않는데 일선 사단장이 말을 듣겠는가? 자체적으로 외화벌이하고 먹고 살아야 하는 괴상한 시스템이라서 그거 건드리면 다 굶어 죽는 판이라 못 건드리는 거다. 자본주의 국가도 대통령이 재벌회장 못 자른다. 북한 군부 대가리들은 김일성 따라다니던 할배들인데 그 할배들이 아직도 버티고 있다는건 한번 정한 룰을 못 바꾼다는 거다. 김정은 취향이 노리타라서 할배들을 거느리고 다니는게 아니다. 맘 같아서는 싹 잘라버리고 싶을 거다. 벤처도 사장보다 나이가 많으면 쓰지 않는 판에. 아마 북한은 일선 사단장들도 김정은처럼 세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고려시대 호족연합 혹은 당나라 절도사 시스템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을 것이다. 개성공단에서도 황당한 일이 많았는데 우리는 초코파이를 인센티브로 주려고 하지만 북한은 민주주의(?)라서 그게 잘 안 되었다. 주면 다 줘야 하는게 북한 민주주의다. 초코파이가 월급으로 변해버렸다. 이런거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게 공산주의다. 절대 납득을 못한다. 문제는 남한의 무개념 좌파 중에 북한이나 소련의 이러한 왜곡된 의사결정구조가 너무 마음에 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이런 구조는 대중이 의사결정을 못하게 교착시켜놓고 뒤로 협잡하기에 좋다. 합의제로 가서 만장일치가 안 되므로 어떤 의사결정도 못하게 막아 놓는다. 주구장창 회의하다가 지쳐서 다들 자포자기 상태가 된다. 쇼생크 탈출에서 모건 프리먼이 가석방 심사받는 장면과도 같다. 다 내려놓게 만든다. 진을 빼놓은 다음 미리 내정해 놓은 대로 박수로 통과시킨다. 지식인이 꼼수부리기에 너무 좋다. 대신 국가의 큰 방향을 틀지는 못한다. 난맥상이다. 현실 사회주의가 실패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지식인의 비열함이야말로 사회주의 실패의 진짜 원인이다. 그들은 자기네가 중간에서 협잡하기 좋은 구조로 공산주의를 끌고갔고 그래서 망한 것이며 이러한 몰락에는 체 게바라든 샤르트르든 모두 책임이 있는 것이다. 밑바닥 대중을 겪어보지 못한 엘리트의 한계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대중의 변덕을 견디다 못해 도피한 거다. 그래서 지식인이 뒤로 협잡하기 좋은 구조를 세팅한게 현실 사회주의 몰락의 진짜 원인이다. 그 협잡하기 좋은 구조가 너무 맘에 들어서 거기에 빠져버린 것이 하태경이나 이석기 같은 주사파다. 사실은 대중의 변덕에서 에너지가 나오는데 말이다. 구조론이 그걸 해명하고 있다.
한 방향으로 계속 가면 군중은 자신이 가고 있는지 멈춰 있는지 아니면 떠밀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강물에 휩쓸려 가는지 고래 등에 타고 가는지 파악이 안 된다. 정기적으로 방향을 틀어줘야 자신의 위치가 파악되는 것이며 그래야 대중이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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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