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298 vote 0 2016.03.22 (10:31:03)

     

    구조론은 에너지를 통제하는 테크닉이다. 연장을 다룰줄 아는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 훌륭한 인격, 도덕적인 마음가짐 따위 필요없다. 그것은 부족민 사회의 족장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다. 혹은 봉건시대의 가부장이 되고자 하는 저급한 욕망이다. 그 욕망을 극복해야 한다. 건축가는 집을 잘 지으면 되고, 구조론자는 에너지를 잘 운용하면 된다. 에너지를 운용하려면 어떤 경우에도 주어진 상황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성은 순수한 자의 뜨거운 눈물에서가 아니라 유능한 기술자의 여유에서 나온다. 기술없이 진정성만 챙기려 한다면 가짜다. [생각의 정석 79회]


    순수를 표방하지만 맹탕인 경우가 많다. 안철수의 욕망이 그러하다. 순수를 표방하지만 무지에 다름 아니다.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이 ‘나는 자동차로 돈 벌 욕심이 없다. 그냥 한 번 몰아보고 싶을 뿐이다.’ 하고 말하는 격이다. 차라리 자동차로 돈 벌 욕심이 있는 사람이 낫다. 그냥 한 번 몰아보고 싶어 하는 초보에게 운전대를 맡기지 말라. 순수한 자의 거짓 진정성이 위험하다. 아마추어의 주제넘은 욕심이야말로 불순한 욕망이다. 프로는 맘따라 안 가고 결따라 간다. 파죽지세라고 한다. 대나무가 결정하지 장인이 결정하지 않는다. 도리어 믿을 수 있다. 사람은 변덕을 부리지만 대나무는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 결따라 가는 프로에게 진정성이 있다.


aDSC01523.JPG



    순수하다는 말처럼 불순한 말이 있을까요? '나는 처녀다' 하고 누가 주장한다면 '나는 창녀다.'라는 말로 들립니다. 그저 인간이 있을 뿐 처녀와 창녀의 구분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창녀취급하는 불순한 의도가 있을 뿐입니다. 순수라는 말은 무지를 미화하는 용도로 쓰여 왔습니다. 처녀라는 말은 성을 상품화 하는 용도로 쓰여 왔습니다. 글자 아는 사람이라면 사용하지 말아야 할 단어입니다. 저는 처녀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할 때만 이 단어를 씁니다. 



[레벨:30]솔숲길

2016.03.22 (10:35:51)

[생각의 정석 79회]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

http://gujoron.com/xe/595466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32015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22081
4062 사랑 76, 스티브 잡스의 방법 image 1 김동렬 2016-03-17 5256
4061 사랑 119, 사랑의 통제권 1 김동렬 2016-06-27 5256
4060 노자와 중국인 image 4 김동렬 2016-02-18 5258
4059 세가지 우주의 모형 image 김동렬 2015-11-26 5261
4058 사랑 63, 개는 깨달을 수 없다 image 1 김동렬 2016-02-29 5265
4057 우주의 모형 image 김동렬 2015-11-05 5268
4056 공자 15, 향당과는 말하지 않는다 image 1 김동렬 2016-02-14 5268
4055 깨달음은 위대한 만남이다 image 1 김동렬 2016-03-01 5278
4054 지가 덕을 이기고 덕이 체를 이긴다 image 1 김동렬 2015-12-21 5280
4053 완전성으로 출발하라 image 1 김동렬 2016-07-17 5281
4052 사랑 72, 혼돈에서 질서로 image 1 김동렬 2016-03-11 5283
4051 사랑의 정석 1회 image 4 김동렬 2015-11-26 5285
4050 우주의 기원 image 김동렬 2015-09-06 5289
4049 사랑의 정석 58, 사람을 사랑하라 1 김동렬 2016-02-22 5289
4048 깨달음은 패턴복제다 image 김동렬 2015-12-15 5291
4047 깨달음의 시험문제 image 김동렬 2016-03-09 5295
» 사랑 79, 진정성은 프로에게 있다 image 1 김동렬 2016-03-22 5298
4045 사랑 113, 노자는 공자의 실무자다. image 2 김동렬 2016-05-30 5304
4044 구조론이란 무엇인가? image 1 김동렬 2016-03-29 5312
4043 사건은 다섯 매개변수로 이루어진다 image 김동렬 2015-11-12 5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