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23 vote 0 2024.01.28 (18:00:16)

    태초에 변화가 있었다. 변화는 홀로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둘 사이에서 일어난다. 둘이 마주보고 계를 이루면 둘 사이는 안이다. 관측자는 밖에 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알 수 없다. 우리는 변화를 직접 볼 수 없다.


    변화를 알아내려면 추론해야 한다. 추론의 단서가 필요하다. 관성의 법칙에 의해 존재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 변화하려면 반드시 외부에서 작용해야 한다. 외부의 무엇을 만나서 서로 마주보고 간섭하면 닫힌계의 내부가 만들어진다.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 변화의 순간에 서로 마주보고 붙잡고 멈춰야 한다. 붙잡아주는 매개가 있다. 매개는 간섭한다. 간섭하므로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변화를 돌이킬 수 없으므로 우주는 질서가 있고 우리는 추론할 수 있다.


    안은 간섭하고 밖은 간섭하지 않는다. 빛은 간섭하고 어둠은 간섭하지 않는디. 삶은 간섭하고 죽음은 간섭하지 않는다. 진보는 간섭하고 보수는 간섭하지 않는다. 선은 서로 돕고 악은 돕지 않는다. 앞은 간섭하고 뒤는 간섭하지 않는다.


    그릇에 담긴 물은 서로 붙잡고 간섭한다. 엎어진 물은 간격이 떨어져 있어서 간섭할 수 없다. 어떤 둘이 만나 닫힌계를 이루고 서로 간섭하면 내부에 압력이 걸리며 변화의 동력이 된다. 연결과 단절을 나누는 닫힌계가 추론의 단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6508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6433
6572 진리 김동렬 2022-07-02 2071
6571 국혐 포기는 이르다 김동렬 2024-03-14 2079
6570 바보들이 국민을 바보취급 하다 바보된 날 김동렬 2024-04-08 2079
6569 구조론의 출발 김동렬 2022-06-23 2081
6568 구조문제 김동렬 2023-02-08 2082
6567 힘의 과학 김동렬 2022-11-11 2083
6566 원리가 진리다 김동렬 2023-07-27 2085
6565 생각을 안 한다 김동렬 2023-02-02 2087
6564 모든 언론은 적이다 김동렬 2022-04-26 2090
6563 구조론 이야기 3 김동렬 2023-04-23 2091
6562 다윈의 실패 image 김동렬 2023-02-15 2096
6561 재벌야구 실패 차명석 야구 성공 김동렬 2023-11-16 2096
6560 민주주의를 직시하자 김동렬 2023-08-14 2098
6559 구조론의 철학 김동렬 2022-05-03 2099
6558 초심자를 위한 구조론 3 image 김동렬 2022-05-22 2101
6557 중국인들이 씻지 않는 이유는? 김동렬 2023-11-08 2104
6556 권력과 본질 김동렬 2022-07-05 2105
6555 왜 사느냐? 김동렬 2023-08-29 2105
6554 도구주의 철학 1 김동렬 2022-07-04 2109
6553 다윈이 틀렸다 김동렬 2023-02-13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