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로 시작하라 왜 아무도 단위의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까? 소싯적에 무척 궁금해 했던 사항이다. 사실이지 모든 것의 출발점은 단위다. 숫자는 1로 시작하고, 사물은 개로 시작하고, 생물은 종으로 시작하고, 사건은 계로 시작한다. 필자가 닫힌계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계가 한 글자라서 자칫 곗돈 타먹은 이야기로 오해할까봐 발음하기 좋게 세 글자를 쓰는 것 뿐이다. 닫힌계 개념을 굳이 물리학과 연관지을 필요는 없다. 그런데 사건이 외력에 대해 닫혀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에너지가 새로 들어오지 못할 뿐 새나가기는 한다. 에너지가 살살 기어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한 구조론은 그러한 중복과 혼잡을 배척한다. 중복과 혼잡 곧 복잡을 제거하여 본질만 추려놓은 것이 추상이고 구조론은 당연히 추상이다. 이론은 이론일 뿐 곁가지는 제외하고 판단한다. 한 명만 들어오라니까 뱃속의 회충은 빼고 갈까 하고 물으면 피곤한 넘이라 하겠다. 머저리 같은 말장난은 하지 말자. 우리가 언어에서 엄격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학생 때는 도서관을 뒤져서 마침내 카테고리라는 단어를 찾아내고 만세를 불렀는데 생각해보니 별 매력없는 단어여서 요즘은 쓰지 않는다. 다만 아리스토텔레스가 필자와 같은 고민을 했다는 점이 각별하다. 모든 학문의 출발점은 분류학이다 하고 필자가 결론을 내렸는데 2500년 동안 분류학은 눈꼽만큼도 발전을 못했으니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도서관학과나 쓰는게 분류학이다. 서점에 가봐도 제대로 분류가 안 되어 있다. 하여간 그런 이유로 구조론이 아니라 카테고리론이 될 뻔 했다. 구조라는 말에 그 모든 것이 들어 있다. 공간만 보면 범주가 되고 시공간을 통합적으로 분류하면 구조가 된다. 자연의 사물은 낱개로 존재한다. 즉 단위가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과연 세상은 낱개로 되어 있는가? 아니다. 양자역학이 그 물음에 답하고 있다. 낱개는 인간의 자의적인 설정에 불과하며 곧 설정오류의 문제에 부닥치는 것이다. 낱개라고 치면 일단 편하다. 인구 15억도 하나의 국가로 치고 인구 10만도 하나의 국가로 치는데 이게 맞는 설정인가? 그거 따지면 피곤하니까 그냥 뭉개고 있다. 그래서? 괜히 올림픽 경기 개막식만 길어졌다. 옛날에는 시국도 있고, 공국도 있고, 백국도 있었다. 국가는 국가인데 그것이 국가는 아니다. 낱개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이렇게 된다. 모든 사건은 계에서 일어난다. 우리는 개의 세계에 살고 있다. 개의 세계는 플러스의 세계다. 한 개, 두 개, 세 개 하고 점점 숫자가 늘어난다. 끝이 없다. 매조지가 안 된다. 완결성이 없다. 이러다가 100년 후에는 올림픽 경기 참가국이 3천국가로 되어 입장식 중계를 이틀 동안 해야될지도 모른다. 하여간 피곤한 일이다. 언제라도 마이너스가 좋은 것이다. 인터넷 네트워크는 하나의 계다. 모두 연결되어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의 계에 속한다. 암호화폐라는 더 큰 단위의 계에 속해있기도 하다. 계를 정하는 것은 에너지다. 에너지를 조직하는 것은 완전성이다. 구조는 사건의 계 안에서 작동한다. 방향은 마이너스다. 마이너스란 말은 간단히 확산 ←→에서 수렴 →←로 방향이 바뀐다는 것이다. 확산 ←→는 괄호 ( )에 가두지 않고는 통제되지 않는다. 수렴 →←는 그냥 통제된다. 이미 스스로 가두어져 있다. 에너지가 작동할 때 세상 뭐든 가만 놔두면 수렴되어 버린다. 말려버린다. 실은 엉켜버린다. 방향이 점점 줄어들어 손실된다. 그렇게 수렴된 결과로 물질이 몰려서 별이 되어 있다. 우주공간에 고루 퍼져있지 않고 태양에 들러붙어있다. 만유인력 때문이라고 하면 말은 쉽지만 그것이 그 전에 구조론적인 우주의 근본원리다. 에너지 방향은 수렴방향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자체의 속성이다. 만유인력의 정체를 물리학자들이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 가장 정답에 가까운 설명은 구조론의 설명이다. 확산 아니면 수렴인데 확산은 2회, 수렴은 1회 결정으로 가능하므로 수렴되는 것이다. 어떤 둘이 있고 둘이 연결되어 있고 에너지가 주어지면 그 둘은 수렴된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둘을 연결하는지는 물리학자들이 알아내야 할 숙제지만 양자얽힘으로 보면 확실히 연결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필자는 공간 그 자체의 진동으로 보지만 이것이 충분한 설명은 아닐테고 구조론적으로는 어쨌든 수렴원리에 따라서 무조건 모이게 되어 있다. 우주공간 안에 물리법칙을 거부할 수 있는 독립된 영역은 없다. 모두 연결되어 하나의 사건단위 계를 이루고 있다는 말이다. 4차원이니 초능력이니 하는게 회자되지만 그런거 없다. 애매한 부분도 있다. 해외에 나가 있는 교포라면 한국과 연결되어 있는듯 끊어진듯 알 수 없다. 어쨌든 곁가지는 쳐내고 연결된 범위 안에서 구조론은 사건을 작동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