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질문을 해주세요.

좋은 사진은 많으니까 뭐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지요.

구조론적으로는 

시간을 잡아내는 사진이 좋은 사진입니다.

어떤 대상을 포착할 것이 아니라

대상과 대상 사이의 비어있는 간격과

그 간격의 미묘한 변화를 잡아내야 합니다.

그러나 사진전용 사진은 패턴이 정해져 있더군요.

딱 공모전에 어울린다는 뻔한 형식이 있어요.

진하게 찍어놓기만 하면 좋은 사진으로 쳐주는 그런게 있던데

일단 남이 쉽게 찍을 수 없는 힘든 장소에 가서 사흘 잠복해서 개고생 해서

혹은 멀쩡한 새 다리를 분질러서, 혹은 새집을 털고 본드로 붙이고

다양하게 해먹는 수법이 있겠죠.

카메라 기능을 과시하는 사진도 많고

이발소 그림처럼 현란한 색채를 찍어놓은 사진도 많고

동양화를 흉내내서 공짜먹을 생각을 하는 조잡한 사진도 많고

구조론적으로는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이 

좋은 사진의 교범이라 하겠습니다.

홍콩은 땅값이 비싸서 공간이 비좁기 때문에

피사체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한 평짜리 베란다에서 맘보춤을 춰야 하는 골때리는 상황.

양조위가 벌떡 서면 천장에 머리를 박는 상황.

왕가위의 그림들은 어떤 둘의 스칠락말락하는

공간의 미묘한 거리 변화를 잘 잡아냅니다.

그걸로 숨막힐듯한 긴장을 만들어내지요.

좁은 공간에서 조심스럽게 꿈틀대기... 시간의 흔들림을 잡아내고 있다.

천장에 대가리박지 않게 조심하기.. 시간을 느리게 가게 하는 효과를 준다.

벽에 살짝 기대기.. 역시 조심스럽다. 이렇게 시간을 잡아내면 아비정전이라는 이름에 속아서 

전쟁삘 나는 액션영화인줄 알고 보러온 관객 모두가 졸게 된다.

비좁은 공간의 밀도 채우기

미묘한 거리로 시간지연

닿을락 말락 그리고 살짝 닿는다.

호흡교란

뒤에 있는 흰옷 입은 남자와 대칭구도

태극무늬 대칭구도

직접 댓글을 주실줄은 기대 안 했는데....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따위 질문이나 하냐..수준 낮게..하실 줄 알았습니다.;;;) 

그게 그런거죠....

인터넷에 [좋은사진] 이라고 검색만 해도 우수수 떨어지는 그런 사진 말고,

대한민국 공모전에서 요구하는 그런 사진 말고,

구조론적으로 좋은 사진,

김동렬 선생님께서 "캬~이거 좋네" 하는 그런 사진 말입니다.

그게.......문득 궁금했습니다.

우연히 선생님께서 제 사진을 보고..." 이런..쓰레기 사진을..." 하면 곤란 하잖습니까...

무려 김동렬 팬 인데 말입니다.

수준이 되야 대화를 해주실테니...열심히 공부 중 입니다.

아비정전과 화양연화는 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