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 초기의 이해찬총리는 토지공개념도 이어받고

유럽형 싱가폴형 토지임대정책도 야심차게 추진했지요.

토지임대정책은 한마디로 국가가 땅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주택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국민임대/공공임대 와 다른 것은 건물은 내집처럼 소유하면서 오랫동안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

한마디로 국민에게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입니다.

유럽은 원래 왕과 귀족들이 보유했던 국공유지가 많아서 가능했고

싱가폴은 토지수용 토지개발을 통해 확보한 토지를 민간에게 되팔지 않고 주택건물만 분양혹은 임대함으로써 추진한 것이죠.

그렇다고 민간시장을 봉쇄한 것은 아닙니다. 공공이 공급하는 주택의 용지만 그랬다는 것.

싱가폴 경제란게 별게 없는데도 잘나가는 것은 토지투기 부동산투기가 없어서 경제가 선순환하기  때문입니다.

국공유지40%를 80%로 바꾸어 놓은 덕분입니다. 혹자는 작은 나라라서 가능했다고 하는데, 우리 수도권 정도의 덩치는 되는 나라입니다. 요는 시스템적 접근을 했다는 것.

이걸 이총리가 당시 알고 주택공사로 하여금 내밀히 준비시켰었는데, 이게 홍준표에게 새나가서 반값아파트로 둔갑합니다.

'반값아파트'는 절반은 토지임대 절반은 용적율완화로 주장하던 거여서 본질과는 거리가 있었지요.

또 종부세(보유세)도 당시 도입이 필연적이었던 것이, 십여년간 이자율이 너무 내려서 땅값집값이 저절로 폭등됨에 따른 불로소득환수를 위한 선진국형 세제였습니다. 다만 처음 도입하는 것이었고 징수방식을 세련되게 정비하지 못함으로 인해 기득권반발이 컸습니다.

이 와중에 이해찬총리의 골프장사건이 터져서 총리직을 사임하면서 뒤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개혁을 추진하는 일에는 동력이 필요한데, 그게 갑자기 약화된 것입니다. 

기득권 특히 금융권과 그 관련세력이 싫어하는 개혁인 것.

뒤를 이어받은 실세가 행정학교수 출신 김병준입니다.

제가 아는 행정학자들 중에 부동산문제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토지경제 토지정책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죠. 그러고도 기득권과의 갈등을 조정해가야하는 스킬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영국 캠브리지대학은 토지경제학부를 별도로 두고 있을 정도지요.

그런데 김병준은 자신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노무현정부초기의 개혁적인 흐름을 훼방합니다.

종부세는 그래도 골격은 유지한 채 굴러갔지만 홍준표의 반값아파트에 들어있는 토지임대정책은 철저히 훼방합니다.

홍준표와는 다른 방식으로 국민에게 선택의 권리를 줄 수 있는 기회였는데 무참히 밟아버린 것이죠.

당시 토지임대정책실패의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기존의 집가진 사람들의 폭락우려 그리고 금융권의 반대였는데

김병준은 이걸 등에 업고 결국 시범단지도 한참 구석진 곳에 만들었죠.

이해찬은 정치인이면서도 통찰력이 있어서 시도를 해왔고,

그 시도한 흐름이 시대의 평가를 받아 지금도 효력을 발휘하면서 민주당을 이끌고 있지요.

김병준은 학자이면서도 통찰력을 잃어버리고 자신이 휘두른 칼에 자신이 맞아서 지금 찌그러져 있는 것.

바로 로또판을 갈망하는 대중과의 영합 그리고 기득권과의 영합의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