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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295 vote 0 2017.09.19 (11:57:16)

     

    큰 싸움에서 에너지를 보라


    흑인을 제외하면 북부 인구가 남부의 네 배다. 당연히 북부가 이긴다. 절대 열세인 상태에서 남부는 어떻게 에너지를 일으켰는가? 남부가 이길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확신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중산층이라는 말은 깊은 사회학적 의미가 있다. 재산이 중간쯤 된다고 중산층은 아니다. 그건 정부의 통계용이고 진짜 중산층은 독이 바짝 오른 집단이다.


    에너지가 있어야 중산층이다. 그들이 변혁을 주도한다. 남부는 플랜테이션 농장을 하는 5퍼센트의 귀족이 대부분 노예를 차지하고 있었고 80퍼센트의 농민은 노예가 없는 빈털터리였다. 부유한 농장주들을 중심으로 유럽식 귀족문화가 도입되어 개나 소나 다 양반 흉내를 내는 분위기였다. 남북전쟁에 나선 가난뱅이 농민들은 독이 올랐던 거다.


    왜? 자기도 농장주가 되고 싶으니까. 부자 농장주들에 대한 질투가 엉뚱하게도 북부로 향해졌다. 지배층에 대한 불만이 외국인과 소수자로 향하는 현상은 동서고금에 흔하다. 왜? 만만하니까. 남편에게 불만이 있는 아내가 모르고 부엌에 들어온 강아지 배때기를 발로 차는 식이다. 강자에게 얻어맞고 약자에게 분풀이다. 전형적인 일베충 행동이다.


    남부 가난뱅이들은 부유한 농장주를 질투했고, 그 질투가 만만해 보이는 북부 공장노동자에게로 향해졌다. 부자 농장주를 공격하지는 않는다. 왜? 자신의 목표가 노예를 거느리는 농장주가 되는 것이니까. 자본가에게 털리면서도 자본에 대항하지 않고 조선족과 여성과 동성애자를 핍박한다. 왜? 자기도 자본가 되고 싶으니까. 중요한 것은 내적 질서다.


    부자, 중간층, 하층민의 수직구조로 조직된 피라미드형 질서체계를 깨뜨리지 않으려 한다. 그걸 큰 재산으로 안다. 신분상승의 사다리가 있어야 그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으니까. 그들은 진보가 평등을 앞세워 사다리를 걷어찼다고 본다. 진보는 지식으로 신분상승했다. 돈은 없지만 자존심은 귀족이다. 진보 귀족이 사다리를 걷어차 버린 거다.


    그 사다리는 어차피 환상이지만, 토요일마다 로또 판매소 앞에 긴 줄을 만드는 그들에게는 그런 환상이 필요했다. 처음 입대할 때는 병장, 상병, 일병, 이병으로 서열이 매겨진 내무반에 경악하지만 금세 적응한다. 왜? 몇 달만 참으면 자신도 상병 달고 군생활이 꽃필 거니까. 이등병 때 당한 만큼 갚아줘야지. 마구 갈궈줘야지. 아주 잠을 못 자게 할 거야.


    사악한 일베충 심보다. 자본주의 국가의 중산층은 어떻게 에너지를 일으켰는가? 고려의 호족들은 어떻게 에너지를 일으켰기에 거란족과 황건적, 여진족을 잇달아 물리쳤는가? 조선의 양반은 어떻게 에너지를 일으켜서 500년을 유지했는가? 오나라 호족들은 어떻게 에너지를 일으켜서 위나라에 맞섰는가? 원리는 같다. 이들은 심리적 중간계급이다.


    남부의 거지 농민들은 흑인노예 위에 군림하며 자신을 중간계급으로 여겼다. 그래서? 상하의 질서가 있다. 위아래가 있고 서열이 있다. 거기서 강한 에너지가 유도된다. 오르가즘 느껴준다.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라는 궤변을 개발해낸 헝가리의 독재자 오르반이 교회, 가족, 이웃, 마을, 민족을 강조하는 것도 같다. 중산층 착시를 유도하는 기술이다.


    교회의 사제계급, 가족의 가부장, 이웃의 왕초, 마을의 촌장, 민족의 전통이 가진 기득권 질서의 힘을 강조한다. 그들에게 중산층 역할, 원로원 역할, 양반역할, 고려의 호족역할을 맡겨 정권의 수비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선수비 후공격이다. 수비는 에너지를 일으켜서 하고 공격은 그 에너지를 자신이 직접 통제한다. 그러나 틀렸다. 속임수가 오래가랴?


    수비는 적이 침략해와야 되는데 EU가 헝가리를 토벌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 써먹을 수 있는 꼼수나 두 번 유효하지 않다. 기득권의 힘은 오래가지 않는다. 남부의 농민들은 잠시 그러다 만다. 동학농민도 잠시 그러다 만다. 반면 일본은 달랐다. 그럴 즈음에 신무기를 들여왔고 신외교를 개척하고 신이론을 도입하고 신계급을 형성했던 것이다.


    한 번 에너지를 유도하는 것은 남부의 농민군도 해냈고, 동학 농민군도 해냈고, 태평천국군도 해냈지만, 반짝하다 꺼지는게 보통인데 그 불이 오래가게 하는 것은 사카모토 료마가 유일하게 해낸 거다. 다음 타자가 계속 나와야 한다. 거듭 새로운 에너지를 유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헝가리는 항구가 없는 나라다. 닫혔다. 산업이 망하면 답이 없는 거다.


    홍경래든 이인좌든 다음 타자의 대책이 없이 임금만 바꾸려고 했기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바꾸려면 다 바꾸어야 한다. 신이념, 신계급, 신외교, 신산업, 신체제의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은 반도체와 AI로 부단히 새로운 중산층을 만들어내지만 헝가리의 독재자 오르반이 써먹으려고 하는 교회, 가족, 이웃, 마을, 민족 따위는 낡은 거다. 


    이들은 잠시 그러다가 만다. 그걸로 선거에 한 번 이길 수 있지만 오래가지는 못한다. 왜? 구조가 더 이상 복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유도하려면 반드시 내무반에 신병이 들어와야 한다. 어린이가 태어나야 한다. 인구가 증가해야 한다. 외국인이 들어와야 한다. 신산업이 등장해야 한다. 공장 돌려야 한다. 창업해야 한다. 패션 일으켜야 한다. 


    한류붐 흥해야 한다. 교회, 가족, 이웃, 마을, 민족의 강조는 구태의연한 것이며 죽은 것이다. 그걸로 수비는 어떻게 해낼 수 있다. 그 수비가 비열한 정권수비임은 물론이다. 그런 수비는 박근혜도 한다. 김정은을 자극하여 핵도발을 유도하고 그걸로 정권안보 해서 재집권하는 청사진이 있었다. 기득권에 특혜 주는 방법의 정권수비 김정은도 한다. 


    단 공격을 못 한다. 공격하려면 적의 약점을 봐야 한다. 왜 동학농민은 이길 수 있다고 믿었을까? 관군은 규칙을 지켜야 하지만 농민은 임기응변할 수 있는 집단이다. 흩어질 때는 바람처럼 흩어지고 모일 때는 구름떼처럼 모이기를 자유자재로 해서 이긴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다. 왜? 서로를 못 믿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밥이 안 와준다. 


    내가 선봉을 맡아 공격하며 적진으로 나아가면 동료가 뒤에서 밥을 배달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한 번 싸움은 자기집에서 밥 먹고 오면 되므로 승리한다. 두 번 싸움은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싸우게 되므로 밥이 안 와서 이기지를 못한다. 수평적 연대는 지속가능성이 없는 구조다. 시민단체가 일시적으로 모였다가 금방 흩어지는 촛불행동 구조다. 


    길게 가려면 에너지를 통제하는 수직구조가 뒤를 받쳐야 한다. 동료를 믿고 총대를 멜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시민단체는 절대 못 한다. 인간은 무언가 승산을 보고 에너지를 얻는다. 집단의 어떤 약한 고리를 보고 자기가 끼어들 포지션을 얻어 에너지를 얻는다. 집단과 질의 결합을 이룬다. 집단과 견고하게 결합할 근거를 얻을 때 인간은 강해진다.


    일베충 생각은 간단하다. 진보는 원리원칙이나 따지다가 의사결정 못해서 시간을 질질 끌다가 망하지만 일베충은 아무 생각 없이 마구잡이로 의사결정하므로 속도에서 이긴다. 트럼프가 트윗 날릴 때는 아무런 검토 없이 마구잡이로 날린다. 그러므로 빠르다. 그러나 리스크가 발목을 잡는다.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청구서가 온다. 다 토해내야 한다.


    결국, 인간은 승산을 보고 움직이는 존재이다. 최근 노인층을 중심으로 홍준표의 핵무장 공세가 먹혀 약간의 승산이 생겼다고 보고 보수결집 해서 문재인 지지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노인들에게나 먹히는 주장이다. 옳고 그름은 나중의 문제이고 당장 승산이 보이면 경솔하게 움직이는 게 인간이다. 나중 문제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얼버무린다.


    구조론자는 최초 에너지 유도와 이에 따른 조직의 발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직의 운용은 경영학에서 논하는데 그거 사기다. 처세술 비슷하다. 오자병법보다 손자병법이 대중에게 먹히지만, 구조론은 오자병법을 논한다. 손자병법은 소인배의 흥밋거리다. 자꾸만 손자병법으로 쏠리는 관심이 좋지 않은 거다. 저급한 술수는 배우려 들지 말라.


    가족을 갈궈 쥐어짜면 분명 에너지가 생긴다. 가족들 모아놓고 일장훈시를 하고 우리 가문을 일으켜야 한다고 엄숙하게 말하면 에너지가 생긴다. 리더를 우상화하면 에너지가 생긴다. 안철수식 자기애 때로 먹힌다. 자화자찬을 꾸준히 하면 상당한 추종자가 생긴다. 줄빳다를 치면 에너지가 생긴다. 병장, 상병, 일병, 이병 차별하면 에너지가 생긴다. 


    구조론에 와서 이런 거 배우려고 하지 마라. 그건 배반이다. 그게 핵공갈로 재미보는 홍준표 수법이다. 구조론자는 그런 치사한 권력운용의 방법을 알고도 쓰지 않는다. 왜 보수는 언제나 인간을 차별하는가? 차별하면 에너지가 생기니까 당연히 차별하는 것이다. 돈이 되는데 그 좋은 걸 왜 안 해? 구조론에서 그런 차별을 배우려고 하면 배반이다. 


    그게 공자를 찾아와서 나쁜 것만 배우려고 한 재아의 행동이다. 좋은 것이 있는데 왜 나쁜 것을 배우려고 하는가? 손자병법은 구태여 배울 이유가 없다. 소인배의 처세술은 배울 이유가 없다. 조직을 장악하고 통제하는 방법을 여기서 배울 이유가 없다. 다만 조직의 건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에너지 운용보다 에너지의 유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빨대 꽂고 그저 먹는 방법이 있는데 왜 노가다 방법을 선호하는가? 정상에서 또 다른 정상을 바라보는 위대한 만남이 구조론의 정답이다. 한 방에 부자되는 수 있는데 왜 티끌모아 태산을 좋아하는가? 왜 1만 번 반복하기를 좋아하는가? 그것은 자신을 바보로 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바보에게는 그게 약이니까. 바보는 언제나 량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천재여야 한다. 곧 죽어도 운명적 만남 한 방으로 해결하기다. 잡스와 워즈니악이 해커짓 하다가 만나서 동지가 되듯이 해야 한다. 위태로운 곳에 전율함이 있다. 진짜는 정상의 아슬아슬함에 있다. 가둬놓고 쥐어짜서 일시적인 효율을 달성할 수 있지만, 그런 것을 질문하면 안 된다. 정상을 보라. 고개를 들어 집단의 약점을 보는 게 먼저다.


    작은 것을 쥐어짜지 말고 큰 것을 일으켜야 한다. 가족을 통솔하는 방법은 가둬놓고 긴장을 걸어 쥐어짜는 것이다. 자녀를 학원에 보내면 성적이 올라간다. 타이거 맘이 일정한 성과를 내는 것은 분명하다. 구조론에 와서 그런거 질문하면 안 된다. 그런 짓을 배우려는 소인배는 축출한다. 천하의 큰일을 함께 도모하는 동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답은 더 큰 싸움을 걸어가는 것이다. 자식을 명문대 보내기보다 세상을 뜯어고치기에 에너지를 쏟아라. 부하직원을 제압하는 방법을 묻지 말고 트럼프를 제압하는 방법을 질문하라. 인류를 해결하면 모든 문제는 자동으로 해결된다. 만만한 자식을 성공시키려들지 말고 자신의 삶을 찾아라. 신도들을 이끌지 말고 신을 패죽여라. 큰 것으로 해결하라.


    천하의 약점을 보면 에너지가 생긴다. 만만한 조선족의 약점, 여성의 약점, 동성애자의 약점을 찾지 말고 신의 약점을 찾아라. 우주의 약점을 찾고 진리의 약점을 찾아라. 나쁜 자는 자기보다 약한 자의 약점을 찾아내고 좋아한다. 중간쯤 되는 자는 한국의 약점을 찾아서 헬조선 타령하며 좋아한다. 인류의 약점을 찾고 우주의 약점을 찾아야 진짜다.


    약점을 찾는다는 것은 자신이 끼어들 구멍을 찾는 것이다. 왜 만만한 약자의 일에 끼어들려고 하는가? 마땅히 강자의 일에 끼어들어야 한다. 질은 결합한다. 강한 쪽에 자신을 결합시켜야 한다. 돈 버는 방법은 대중의 비위를 맞추고 승차감 좋은 도요타 차를 만드는 것이지만 그런 사람은 쫓아버린다. 대화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곧 죽어도 성능이다.


    신과의 한 판 승부를 꺼리는 소인배는 구조론을 논할 자격이 없다. 재아의 실용주의에 흥미가 있는 사람은 나가야 한다. 강자와 대결하다 보면 이미 조직에 밀도가 걸려 있다. 이미 내부에 대칭이 만들어져 있다. 이미 방향성이 제시되어 있다. 만만한 꼬맹이와 대결하려 들므로 조직에 밀도가 걸리지 않는다. 약팀만을 상대하니 긴장이 안 걸린다.


    곧 죽어도 천하를 상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릇 천하인이 되어야 한다. 이미 목숨이 걸어져 있다. 구조론은 목숨 걸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한중일 중심의 동양문명 대 서구문명이라는 큰 대결구도를 만들어가야 한다. 애들 밥먹이는 문제 등 작은 걸로 어찌 해보려고 하니 진보가 지리멸렬해진 것이다. 동성애니 페미니즘이니 하는 것도 작은 것이다.


    작은 것에 집착하면 수렁에 빠져 답이 안 나온다. 진보가 동성애를 떠든 결과 오히려 기독교계의 반격을 받아 김이수에 이어 김명수가 날아갈 판이다. 반면 동양문명 대 서구문명이라는 큰 대결전선을 만들면 동성애문제도 해결된다. 큰 싸움에 묻어가는 것이다. 서구를 제압하려면 우리가 내부에서 역량을 결집해야 하기 때문에 해결되는 것이다.


    한 우주를 구하지 않으면 한 사람을 살릴 수 없다. 21세기를 통째로 걸지 않으면 진짜 승부에서 이길 수 없다. 작은 것으로 공격하면 반드시 적들에게 되치기를 당한다. 환경문제나 온난화문제도 작다. 그것이 서브 메뉴로 들어올 수는 있으나 진보의 메인 메뉴는 될 수 없다. 인류를 구원하는 큰 전단을 열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거대담론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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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Quantum

2017.09.19 (12:24:02)




"거대담론이 희망이다. "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옵니다.


전율하고 갑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systema

2017.09.19 (14:49:25)

구조론자는 최초 에너의 유도 x > 에너지 유도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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