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read 3346 vote 0 2010.11.03 (10:51:29)

날씨가 쌀쌀합니다.

따뜻한 차 한 잔 생각이 절로 납니다.

 

두 손바닥으로 스며드는 찻잔의 온기에 생각은 깊어집니다.

친구가 그리운 시간입니다.

 

오랫동안 같이 해 온 친구가 아니라

변함없이 같이 갈 친구가 그립습니다.

 

변함없다는 것은 서로의 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이란 왔다가 사라지고 있다가도 없는 것입니다.

 

변함이 없는 것은 아버지입니다.

변함없는 친구란 아버지가 동일한 친구입니다.

 

근거를 말합니다. 그대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그대 인생을 송두리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대에 있어 가장 진지한 부분, 아무리 양보해도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것.

그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이 같아야 친구입니다.

베낭과 의복과 신발이 아니라 길이 같아야 인생의 친구입니다.

 

그런 친구 잘 없습니다.

언제라도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기 삶의 언덕을 뚜벅뿌벅 가는 자..잘 없습니다.

 

이 공간은 언덕이길 기대합니다.

기댈 언덕이라도 좋고 넘어 가야할 언덕이라도 좋습니다.

 

언덕 아래에 무리들이 있습니다.

일부러 귀 먹은체 눈 먼체 하며 표독과 질시를 감추고 있는 군중이 있습니다.

 

그 무리와 친구할 수가 없습니다. 함부러 친구하려 하다가 서로가 다치고 맙니다.

그들은 나와 같이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아니 자기와 같이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求道입니다.

언덕 아래의 무리들은 애써 그것을 무시합니다.

 

그 무리들 속에 우리의 친구가 있습니다.

무리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를 부르는 것입니다.

 

여기,

진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

여기, 이 언덕에..

 

진리가 무엇인지 모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여정인 이 언덕을 포기하면 안됩니다.

 

포기해서도 안되고 포기할 수도 없는 사람끼리 친구가 됩니다.

그런 사람만이 <변함없는 친구>인 것입니다.

 

나이도 성별도 빈부도 학식도 아닌..

오직..<포기할 수 없는 자>..그가 친구입니다.

 

오늘 이 차가운 날에

따뜻한 차 한 잔 같은 그 친구가 그립습니다.

 

그 친구와는 무얼해도 즐겁겠습니다.

아무것도 안해도 말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0.11.03 (11:15:12)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최호석최호석

2010.11.03 (23:09:44)

친구를 만나면 천 잔의 술도 적고, 
뜻이 통하지 않으면 반 마디 말도 많다.
(酒蓬知己千杯少,话不投机半句多。)
2007417184317718.jpg


첨부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812 책 주문 했는데요, 1 bon 2008-01-06 4304
811 예술가들의 삶과 일반인들의 삶 image 6 아란도 2009-12-23 4306
810 아직은 알수없지만 2 동동 2009-08-27 4309
809 박근혜-문재인 TV광고 1탄 4 양을 쫓는 모험 2012-11-27 4309
808 2MBOUT image 2 김동렬 2009-03-09 4314
807 음식점에 관한 어떤 문구. 7 귤알갱이 2011-11-10 4314
806 이해찬을 어떻게 보십니까? 2 키아누 2007-09-19 4318
805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란 무엇인가? image 아란도 2013-09-05 4319
804 가입을 반겨주시리라... 1 불휘 2007-08-23 4320
803 아까 올려보려고 했던 글.. 독소 2010-06-11 4325
802 저자 보고 책을 예약하는 거지요 1 happi 2007-09-04 4328
801 헬레보로 image 11 풀꽃 2009-03-19 4329
800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그런데... 2 삼천볼트 2009-11-26 4329
799 늦은 새벽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 初雪 2008-04-15 4332
798 작곡 2 꾸이맨 2009-07-18 4332
797 우울증에 대한 조언부탁 24 곱슬이 2015-10-02 4332
796 밥 먹고 와보니 책 이미 도착 1 노들 2007-10-25 4333
795 좋은 나라(문재인 헌정 광고 BGM) 以人爲先也 2012-12-29 4336
794 김동렬님 답글 감사합니다. 구도자 2007-11-29 4337
793 정다방 프로젝트에 초대합니다. image 22 르페 2011-05-25 4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