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팟캐스트 녹음 때 나온 이야기입니다. 상대의 반응을 보고 거기에 맞추어 행동하는 것이 하인의 버릇이다. 문제는 청개구리 규칙을 쓴다는 점이다. 상대가 왼쪽으로 가면 자신은 오른쪽으로 간다. 그 과정에 상대가 자신을 어디까지 인내하며 따라오는지 본다. 서열경쟁, 주도권 경쟁을 하려는 것이다. 이걸 반복하다 보면 호흡이 맞아져서 견고한 팀이 된다. 그러기 전에 망가지기가 다반사지만. 예컨대 이런 거다. 삼국지의 한 장면이다. ‘조조야말로 충신이 아닌가? 난 조조를 섬길 걸세.’ ‘뭔소리. 이런 미친 넘을 봤나. 조조는 역적이야.’ ‘내 말이 그 말이오. 동지를 만났구려. 의형제를 맺읍시다.’ 이런 패턴이다. 상투적인 장면이다. 상대를 떠보고 의심하고 반대로 움직이며 한참 티격태격한다. 그러다가 의가 단단해져서 나중에는 의형제가 된다. 이런 하층민의 행동원리를 아는 사람이 노무현이고, 롬멜이고, 나폴레옹이고, 징기스칸이다. 귀족들은 그런 거 없다. 내가 옳으니 너는 따라오라는 식으로 간다. 일방적이다. 왼쪽 깜박이 넣고 오른쪽으로 핸들 꺾는 그런 거 없다. 귀족행동을 하면 수비는 되는데 공격이 안 된다. 수비는 무조건 강철대오를 유지하는 쪽이 이긴다. 공격은 필연적으로 대오를 깬다. 공격하려면 같은 편끼리 다음 행동이 예상되어야 한다. 나의 패스를 받아서 돌려줄지 확신을 얻어야 한다. 그걸 알아보는 과정이 복잡한 것이다. 영국군과 독일군이 워털루에서 프랑스군을 치기로 했는데 같은 날에 같은 장소에 도착한다는 보장이 없다. 영국군은 나폴레옹이 독일군과 싸우다가 힘이 다 빠졌을 때 들이치자는 얍삽한 생각을 하고 미적거린다. 독일군도 마찬가지로 꾸물대며 프랑스군이 먼저 웰링턴을 치면 뒤통수를 치기로 한다. 나폴레옹은 이를 이용해 각개격파한다. 물론 독일군이 약속을 지키는 바람에 프랑스군은 망했다. 이런 식으로 자기편끼리 서로 배신하므로 팀이 망하는 것이다. 하층민은 이런데 민감해서 항상 의심하며 떠보고 간 보고 티격태격하며 합을 맞추는 절차가 꽤나 복잡하다. 귀족은 그런 거 없다. 무조건 명령이다. 합을 맞춰보는 절차가 없다. 언제나 약속을 지킨다. 그러므로 영국군은 덩케르크 철수 이런 걸 잘한다. 프랑스군도 마지노선을 잘 지켰다. 조국을 못 지켰을 뿐 자기 참호는 지켜낸다. 귀족적 사고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전쟁의 프레임을 바꾸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잘 안 된다. 철학을 바꾸기 쉽지 않다. 국내파 감독이 히딩크 흉내를 내도 잘 안 된다. 합이 맞지 않다. 국내파니 해외파니 하며 끝까지 서로 의심하고 분열하고 마찰하다가 망한다. 문제는 하층민 특유의 비합리적 행동이 개인의 발전을 막는다는 점이다. 종근당 사장의 갑질행동은 졸부가 하층민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미개한 행동을 한 것이다. 돈을 벌었으면 귀족방식으로 프레임 갈아타야 한다. 여전히 머슴 시절의 버릇을 못 버린 것이다. 하인에게 적대행위를 하면 리스크가 생긴다. 음식에 침을 뱉을 수도 있다. 심하면 밤에 칼 들고 쳐들어올지도 모른다. 부자의 갑질행동은 리스크를 높이는 비합리적 의사결정이다. 이재용이 아랫사람들에게는 안철수처럼 예의 바르게 할지 몰라도 재판에서는 최악의 리스크를 높이는 비합리적 의사결정을 했다. 부자들은 대개 합리적 결정을 한다. 그게 돈을 지키는 방법이다. 졸부들은 그렇지 않다. 불안해하며 자기를 희생하여 인류를 위한 마루타로 쓰려고 한다. 안 해도 되는 변희재짓을 기어코 한다. 오기를 부리고 상대를 이기려고 한다. 교통사고 나면 보험을 부르면 되는데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한다. 그 짓을 안 하려고 보험 가입하는데 말이다. 체질이 그렇다. 상대가 나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과대망상에 빠져 있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신분이 낮은 사람과 괜히 싸운다. 부자라면 손해 보더라도 양보해서 리스크를 줄일 텐데 하층민은 저넘이 나를 얕봤다는 식의 비뚤어진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은 팀에 들고자 하는 생각인데 부자가 왜 하층민과 같이 팀을 이루려고 하느냐 말이다. 종근당 사장이면 돈 많은데 말이다. 합리적 의사결정은 강자의 여유를 가지는 것이며 신의 편에 섬으로써 그것은 가능하다. 신과의 일대일을 훈련해야 한다. 강자가 아니라도 강자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것을 훈련해야 한다. 호연지기를 길러야 한다. 하층민 행동은 팀에 들지 못한 자가 불안해하며 팀에 들려고 하는 행동이다. 도원결의 해줘야 한다. 팀에 끼워주는 절차가 노무현 행동이다. 노무현은 하층민의 변덕스런 심리를 알기 때문에 일관된 신호를 보내서 그들을 교육시키려고 했다. 하층민 행동은 한마디로 입양된 강아지가 주인을 의심하며 나를 버릴꺼지? 나를 버릴꺼잖아. 아마 나를 버릴 거야. 이런 식으로 계속 상대를 떠보는 것이다. 한국의 어리석은 유권자들은 노무현에게 노무현은 잘났으니 조만간 우리를 버릴 거잖아. 보나마나야. 아무래도 우리를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드는뎅. 하면서 계속 테스트를 한 것이다. 이런 떠보기 행동은 놔두면 죽을 때까지 반복한다. 열등의식 때문이다. 그들은 불안한 것이다. 노무현은 어떤 경우에도 그들을 버리지 않고 끌고 간다는 확실한 신호를 줘야 했다. 그럴수록 더 센 테스트가 들어온다. 유시민은 그걸 이해하지 못했고. 그리고 국민은 교육되었다. 국민은 노무현이 그들을 버리지 않는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것이 부자증세 찬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많은 희생이 따랐고 많은 시간이 걸렸다. 노무현을 의심했다가 문재인에게 갚았다. 문제는 그게 버릇이라는 점이다. 하층민의 나쁜 버릇을 버려야 한다. 귀족행동을 해야 한다. 하층민의 심리를 아는 귀족이 되어야 한다. 문재인이 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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