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이란 무엇인가? 언어는 사건을 반영하는가 아니면 사물을 반영하는가? 언어는 사물이 아니라 사건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구조론이다. 사건을 반영하면 1개를 추적하면 된다. 사건은 어떤 둘의 만남을 통해 격발되므로 그 만남의 현장을 잡으면 된다. 유괴범이 돈을 받으려면 피해자 가족과 접촉해야 한다. 그 지점을 노려야 한다. 사건은 반드시 에너지를 전달하는 접점이 있다. 그 접점을 조사하는 것이 알리바이 개념이다. 사물을 반영하면 여럿을 추적해야 한다. 예컨대 이런 거다. 선악이란 무엇인가? 사건을 따르면 선악이란 인간의 사회성에 따라 판명된다. 사회의 진보하는 방향과 맞는 행동이면 선이다. 맞지 않으면 악이다. 즉 자격없는 자가 권력을 쥐면 그게 악인 것이다. 무면허자가 운전석에 앉으면 곧 악이다. 권력은 사회적 행동이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이 그 사회의 목적과 불일치하면 악이 되는 것이다. 어린이는 선하지만 칼을 쥐면 악이다. 칼을 휘두르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통제가능성이 있다. 무엇인가? 어린이 손에 칼을 쥐어주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즉 인간이 악하고자 하는 순간에 권력을 쥐지 못하게 차단해버리면 통제가 된다. 그러므로 답이 나와주는 것이다. 문제가 해결된다. 그러므로 쉽다. 사건으로 보면 매우 쉽다. 사물을 반영하면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지능이 떨어져도 악이 될 수 있다. 얼굴이 못생겨도 악이 될 수 있다. 성미가 급해도 악이 될 수 있다. 말을 잘 바꿔도 악이 될 수 있다. 악의 종류를 낱낱이 열거하게 되는데 악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 힘들다. 언어가 피곤해진다. 언어를 괴롭히는 것이다. 질이냐 량이냐다. 사건으로 보면 복잡한 대신 1개이고 우리는 그 한 개를 컨트롤할 수 있다. 에너지가 전달되는 접점을 통제할 수 있다. 스위치가 있다. 사물로 보면 단순한 대신 숫자가 많다. 초반에는 사물이 쉽지만 깊이 들어가면 사건이 쉽다. 주워섬기기는 열거주의가 쉽지만 문제해결은 어려워진다. 하나의 논리로 일관되게 설명해야 한다. 천안함이나 세월호나 달착륙이나 음모론의 공통점은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자가 범인이다. 김어준은 일단 사람을 지치게 만들므로 무조건 거짓이다. 참인지 거짓인지는 이걸로 1초만에 판단을 할 수 있다. 열거주의로 가면 보나마나 거짓이다. 천경자의 미인도 논란도 마찬가지다. 계속 주장을 바꾼다. 위작가의 짜깁기설에서 바뀌어 최근에는 복제설까지 갔다. 천경자는 미인도를 그렸고 미인도는 어딘가에 있지만 지금 우리가 본 그것은 가짜이고 진짜는 숨겨져 있다는 거다. 가짜설이 점차 진화하고 있다. 심슨은 범인이다. 간단하다. 범인은 현장에 있었다. 현장에 외부인의 출입증거가 없었다면 알리바이를 못 대는 심슨이 범인이다. 이는 명확하다. 그러나 변호인은 궤변을 구사한다. 나머지 70억 명 지구인도 알라비아를 맞춰봐야 공정하지 않느냐는 식이다. 심슨 한 명을 조사하면 되는데 왜 70억을 조사해? 쉬운 길 놔두고 왜 어려운 길을 가? 문제를 쉽게 만들고자 하는 쪽이 진실을 말하고 있고 문제를 복잡하게 꼬려고 하는 자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 사건은 1개일 수밖에 없다. 에너지가 1개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범위가 압축된다는 말이다. 사물은 숫자가 많다. 열거된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사건이 아니라 사물로 주의를 돌리려는 자가 있다면 그 자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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