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read 1932 vote 0 2020.08.07 (08:16:16)

공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어떻게 우주를 설명할 수 있을까? 부분되는 언어를 사용하여 어떻게 전체를 설명할 수 있을까? 유튜브 과학 채널에서 어차피 인간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널리고 널린 댓글들의 숨은 전제이다.

이런 난맥을 극복하고자 과학자들은 온갖 어려운 용어들을 발명해서 제시한다. 암흑 에너지나 수십 차원이나 다중우주 따위이다. 그러면 독자들은 '음 과연 내가 짐작하기도 힘든 단어들을 사용하는 군'거리며 보다 신빙성을 느낀다.

혹은 아직도 불만족하여 더 끝판왕되는 'ㄴㅇㄹㄷㅈㅂㅊ' 같은 말을 제시하라고 요구한다. 사실 자신이 뭐에 불만인지도 잘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이지 공간이라는 말에는 공간이 없다. 그러므로 애초에 단어 하나 가지고 꼬투리 잡을 이유도 없다.

구조론에 따르면 인간은 숫자를 말하지만 진법을 복제해낸 거다. 마찬가지로 단어를 말하지만 문법을 복제해내어 그 단어가 뜻을 가지게 한다. 동등한 단어들의 나열은 합이다. 그런데 그 단어들이 문법에 맞추어 나열된다면 그건 곱이다.

부분의 합식은 여전히 부분이지만 부분의 곱식은 전체에 대한 묘사이다. 교환법칙이나 결합법칙이 성립하지 않도록 정의된 곱셈은 그 자체로 문법을 가리킬 수도 있다. 두 단어의 나열이라도 그 순서가 바뀌면 전혀 다른 전체 의미를 가르킬 수 있다.

숲의 피아노와 피아노의 숲은 다르다. 숲과 피아노나 피아노와 숲은 같다. 유튜브 댓글의 포기주의는 합의 교환법칙이라는 순환에 갖힌 답답함이다. 무한순환 무한교환은 공짜라서 좋을 듯 하지만 사실 값어치가 없다는 말과도 닿는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113025
243 내일 7월 9일 목요모임 장소 변경 안내 image 3 오리 2020-07-08 1927
242 생명로드41- 일본 전문가 2인의 인터뷰 image 수원나그네 2019-05-27 1927
241 의식과 무의식, 엔트로피에 대한 착각 현강 2020-08-08 1924
240 정기후원 페이팔(paypal) 이용 안내 3 오리 2020-06-09 1924
239 구조론 목요모임(강남역) image 2 오리 2020-06-04 1924
238 0 과 1 사이. 아제 2019-08-15 1924
237 나치 시절 나치에 반대하는 소수 독일인이 있었다면 무슨 정신으로 살아가야합니까 2 서단아 2024-04-30 1923
236 제대로 된 인과율은 5다. 현강 2020-08-15 1922
235 촛불동지께 image 수원나그네 2024-04-09 1921
234 세상은 프로세스 1 systema 2020-06-19 1920
233 구조론 목요모임(강남역) image 2 오리 2020-06-17 1917
232 핵융합 이터 설계 아나키(÷) 2020-07-28 1917
231 생명로드 32 - 다시 길을 떠나다 image 6 수원나그네 2018-12-15 1915
230 정보냐 밀도차냐 현강 2020-08-10 1914
229 통째로 이겨야 이긴다. 1 systema 2017-12-29 1912
228 노동운동의 문제 image 1 chowchow 2022-05-01 1911
227 소강,대동,그리고 검색의 즐거움. 아제 2020-08-06 1911
226 생명탈핵실크로드 24 - 이원영교수 인터뷰 image 6 수원나그네 2018-04-22 1911
225 경기부양 전략 레인3 2022-06-23 1910
224 땅값집값 25 - '주택'이 아니라 '주거'의 공급으로 image 3 수원나그네 2018-09-15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