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프로필 이미지
[레벨:3]생글방글
read 2698 vote 0 2017.05.17 (22:41:20)

 

 

재인왕 1년, 불혹에 처음 술을 배운 순한 계집이 살았다 어느 한 날
누구에게 한 번도 등을 내보인 적 없다는 하루 덜 찬 보름달이
누구에게 한 번도 속을 내비친 적 없다는 저 닮은 계집을
동리 밖 개울가 유채밭으로 끌고 들어가더란다
바람도 물도 흙도 오지게 착한 오월의 밤인 데다
달도 계집도 저마다 속에 셈을 하나씩은 숨기고 있던 터라
멀리 샛별도 근처를 지나던 물오리도 숨은 죽이고 귀는 세우고

 

곱게 빗어넘긴 유채밭 가름마길에 흘려놓은 가락지라도 있는지
애저녁 살짝 베어 문 잔술에 취한 계집 가다 서다를 네댓 번
뒤쫓던 하루 모자란 보름달 애간장이 다 녹을 판이다
검지 중지 두 손가락을 쭉 당겨 올라치면 철 지난 코스모스 모가지가
제 손끝에 알맞게 딱 걸리는데도 차마 따지 못했던 순한 계집
아까 낮에 땜통한 아이 쥐불놀이 깡통 신세가 된 유채꽃을
공갈 반 애원 반 빼앗아 여기 어디다 몰래 심어둔 터였다

 

돌부리에 발이 걸렸나 꽃뱀한테 발목이 물렸나 거기 무슨 일인가
땅바닥에 주저앉아 봉숭아 아린 물 채 들기도 전에 깨져버린 손톱
물어뜯고 있는 계집 어깨너머 밭이랑에
허리가 꺾이고 목이 부러진 유채꽃 한 송이
안 그래도 흰 얼굴 하얀 달빛에 남은 핏기마저 다 씻기우고
밭고랑에 눈물 망태기로 보태고 어디 남은 눈물 또 있었는지
밤새 베갯잇 적시우니 그러게 불혹에 술이 다 무어냐 저 순한 계집

 

 

 


[레벨:3]생글방글

2017.05.17 (22:41:35)





세상은 노다지 밭이다

왜요

너보다 무지한 사람이
아직도 이렇게 많으니
네게 세상은 온통 노다지 밭 아니냐

[레벨:3]생글방글

2017.05.17 (23:36:34)

 

네 경쟁 상대는
오래전에 죽은 사람도 아니고
지금 너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사람들도 아니다

 

그럼 제가 극복해야 할 상대는 누구인가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05.18 (13:10:47)

이런 성차별적 제목 쓰지 마시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4672 미디어법 강행하면 5 오리 2009-07-21 5885
4671 인문고전 독서법 리뷰 - 리딩으로 리드하라 image 2 아란도 2011-01-03 5880
4670 힘있는 글쓰기와 글나눔에 항상 감사... 1 맑음과 향기 2007-05-29 5864
4669 [천안함 침몰] 사고원인의 연역적 접근 image 16 양을 쫓는 모험 2010-04-25 5861
4668 동북아 지질지도 image 1 수원나그네 2014-10-20 5859
4667 푸리에 급수 image 11 오리 2019-08-04 5855
4666 나도 뱀직구 image 냥모 2013-09-21 5854
4665 반갑습니다. 패칸 2006-05-26 5846
4664 김지하, 진중권, 변희재 14 노매드 2013-01-11 5837
4663 안녕하세요 2 나그네 2007-02-19 5818
4662 인간이 추구해야할 것이 완전성인가요? 56 골목대장 2016-01-14 5816
4661 글을 다른곳으로 가져가도 되는지 여쭙습니다.() 2 아란도 2008-01-08 5816
4660 한국은 돈이 최고다. 그걸 국민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세상이다. 4 당당 2013-07-27 5806
4659 [산복도로] 1 달빛산행 2006-01-12 5796
4658 끝까지 지켜 봅시다. 2 노매드 2012-12-19 5793
4657 내가 사는 이유 ..신청했어요 1 화랑 2007-05-29 5793
4656 2족 보행 카르마 2012-01-19 5788
4655 천재 구조론 image 5 꼬레아 2011-10-19 5781
4654 soul number 2 아란도 2014-08-04 5779
4653 자신의 몸 속에 나무가 자라지 않나 조사해보시오. image 4 ahmoo 2009-04-15 5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