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방에서 살았다는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나서 생각난 영화속 장면입니다.
이소룡의 영화 용쟁호투의 명장면이자 최후의 결투씬인 '거울방' 에서의 결투씬 입니다.
영상의 20초경부터 거울방에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구요.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울방안의 장면이 이렇게 기괴합니다.
이런 방안에서 살았다는건 상식적으로도 정상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이건 정신과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소룡과 대결을 펼치는 악당 '한' 은 고립된 섬에서 왕처럼 군림하면서 살았고 이 거울방도 그의 소유물이었죠.
그 누군가와 너무나도 흡사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한' 은 이 섬에서 마약제조를 합니다. '한' 이 개최한 무술대회는 표면적으로는 무술대회지만 실제로는 마약거래를 하기위한 연결책을 만들기위한 거였죠. 이것도 그 누군가가 자연스럽게 연상됩니다.
쓴 김에 용쟁호투의 줄거리를 좀 더 얘기하자면
이소룡은 경찰의 권유에의해 한이 개최한 무술대회에 참가하게 됩니다. 물론 한의 범죄에 대한 증거와 정보를 캐내기 위해서였죠.
또 한가지 이유는 자신의 여동생을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이 바로 '한' 의 부하들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죠.
싱하의 패러디로 너무나 유명해진 이소룡의 그 얼굴모습은ㅎ 바로 '한' 의 부하이자 자신의 여동생을 죽음으로 몰고간 오하라와의 대결에서 오하라를 처치하고 난 뒤의 포효같은 거였죠.
다시 영상의 얘기로 돌아와서..
3분25초경에 이소룡은 스승의 가르침을 환청으로 듣습니다. 영화 초반부에 이소룡에게 가르침을 준 내용이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명심하거라
상대는 관념이며 환영이다
진정한 목적은 그 뒤에 숨어있다
관념을 파괴하면 적을 제압하리라
이후 이소룡은 거울을 깨부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적을 제압합니다.
마약실험 대상으로 잡혀있던 포로들이 풀려나오고 마치 폭동을 일으키듯이 한의 부하들을 모두 제압합니다.
'한' 을 제압하고 나온 이소룡은 뒤늦게 섬에 도착한 경찰의 헬리콥터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짓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끝으로 탁월한 이야기꾼 천명관의 소설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중에서 작가 천명관의 글을 옮겨봅니다. 왜냐하면 제가 얼마전에 읽은 소설이라서요.
산다는 것은 그저 순전히 사는 것이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이는 이소룡의 말이다. 그는 또 말했다. 삶의 의미는 그저 사는 것일 뿐이라고.
그의 말대로라면 그곳이 어디가 됐든 부서지고 깨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살아가는 일. 그것이 바로 인생일 터인데 삼촌의 경우도 바로 그랬다.
평생 주먹 한 번 시원하게 뻗어보지 못하고 끝내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했지만 그는 인생의 구석진 곳을 떠돌며 꾸역꾸역 살아남아 인생이 어떤 것인지를 모두 증명해 주었다.
그리고 비록 짝퉁으로 출발했으나 긴 세월을 거쳐 스스로 인생유전의 고유한 스토리를 완성했다.
말하자면, 이것은 표절과 모방, 추종과 이미테이션, 나중에 태어난 자 에피고넨에 대한 이야기이며 끝내 저 높은 곳에 이르지 못했던 한 짝퉁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이 희극이든 비극이든 말이다.
* 소설속 주인공 삼촌은 서자 입니다. 작가가 짝퉁으로 출발했다고 표현한것도 그래서였을 겁니다.
책소개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671590
락에이지님께는 참 많을 걸 배웁니다.고맙소^^
제가 이곳에서 이소룡을 자주(?) 언급하는 이유는(검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보다 구조론싸이트에서 이소룡을 많이 언급한 사람은 없는듯) 이소룡이 남긴 글들(혹은 말) 중에서 구조론과 통하는 부분을 발견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일원론, 세상과 관계맺기의 중요성, 마이너스의 원리, 동적균형 등등을말이죠. 그가 남긴 글들속에서 저는 구조론과 통하는 부분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이소룡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온 중국 전통무술을 비판했고 늘 새로움을 추구한 무도인이자 철학도였기때문에(워싱턴 주립대학 철학과 중퇴. 3년이나 다닌 대학을 오클랜드에 쿵후협회를 설립하고자 과감히 그만둡니다) 가능한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언젠가 이부분에 대해서도 한번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