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시스템 대결이다. 대개 개인기 대결로 오해한다. 노무현이 개인의 카리스마로 대통령 되었다고 착각하고 '개인기라면 나도 좀 하는게 있는데' 하고 이명박 나오고 박근혜 나온다. 노무현이 사조직을 가동해서 대통령이 되었다고 착각하고 박사모 만들고 미권스 만든다. 진실을 말하자. 박정희가 된 것은 군부세력 안에 질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화 세력이 고전한 것은 그 내부질서가 없었기 때문이다. 동교동과 상도동이 있었지만 코어가 있었을 뿐 팔다리가 없었다. 머리도 있고 꼬리도 있는데 중간허리가 없다. 대중은 시스템의 꼬리다. 동교동과 상도동이 머리가 되고 대중이 꼬리가 된다면 중간허리는 언론과 재벌과 엘리트인데 동교동과 상도동이 과연 조중동과 교회와 사학과 군부와 엘리트를 통제하고 재벌을 다스릴 수 있겠는가? 김영삼의 당선은 거꾸로 중간허리인 언론과 재벌이 김영삼을 찜한 거다. 허리가 머리를 선택한 격이니 하극상이다. 김대중의 DJP연합도 역시 허리가 머리를 받아들인 것이니 어색한 동거다. 노무현의 당선은 ‘우리는 질서가 문제’라는 점을 정면으로 거론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말 좀 들어라 인간들아.’ 하고 말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시절이었다. 노무현이 ‘이의있습니다’를 외치며 삼당야합을 거부하는 모습에서 대중은 질서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러나 현실은 시궁창. 중간허리인 언론과 관료와 사학과 교회와 재벌과 강단 엘리트는 일제히 반역했다. 중간허리가 머리를 밟아버리는 모습을 보고 대중은 좌절했다. 좌절한 대중은 허리에 고분고분한 머리를 선택했으니 그 머리는 텅 빈 머리였다. 허리가 머리를 침범하니 머리는 필요없다. 머리는 사대강에 빠지거나 7시간 잠들어 있었다. 다만 특전사 문재인만은 포기하지 않고 허리를 제압할 의도를 보였다. 왜 문재인이어야만 했는가? 오직 문재인만이 머리가 되어 허리를 제압할 의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안희정과 안철수와 홍준표와 심상정은 모두 허리에 굽신대는 비굴함을 보였다. FTA반대, 일본문화개방반대, 스크린쿼터폐지 반대, 뭐든 다 반대로 방자하게 까불어대는 지식인을 누가 제압하겠는가? 문재인만 무뇌좌파를 제압하고 다반대 진중권을 토벌할 의지를 보였다. 허리를 제압하는 능력자만 머리가 될 수 있다. 심상정은 머리가 허리에 복종한다는게 공약이었으니 존재 자체가 반역이다. 대중이 위임한 권력을 멋대로 팔아먹겠다는 배반이 그 정당의 공약이었다. 홍준표는 재벌에게 복종했고, 안철수는 두루 복종했고, 안희정은 새로운 복종을 선언했다. 복종하는 자는 리더가 될 수 없다. 대중을 배반하는 자는 권력을 쥘 자격이 없다. 그런데 말이다. 말로 불복종을 선언하는 것으로 부족하고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어떻게 제압할건가? 답은 시스템이다. 시스템을 꾸려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 도원결의 해서 유비와 관우와 장비가 세트를 갖추어야 한다. 대개는 어떤가? 유비만 잔뜩 있고 관우, 장비는 없다. 혹은 관우, 장비가 유비행세 한다. 망하는 집안의 특징이다. 각자 분수를 알고 제 위치를 지켜야 한다. 상피의 원리를 지켜야 한다. 참모 할 사람이 도지사 하면 안 된다. 도지사는 뚝심과 비전을 제시하며 사람을 거느리고 시스템을 조직해야 한다. 장량이나 진평이나 소하가 유방의 역할을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전해철이면 진평이나 장량이나 소하의 역할이지 유방은 아니다. 참모는 끝까지 참모여야 한다. 보스는 처음부터 보스여야 한다. 보스가 참모되고 참모가 보스되는 일은 없다. 이재명은 보스지만 대통령감은 안 된다. 중앙으로 들어오면 반드시 마찰하니 변경백으로 외곽에 있어야 한다. 유비가 관우를 멀리 형주에 보내놓은 이유가 있었다. http://v.media.daum.net/v/20180404050204946?d=y 전대협 타이틀로 들어온 운동권 금뺏지들은 동료가 자신의 주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김민석, 우상호, 이인영, 송영길, 이종걸, 허인회 등이 서로 똥탕튀기기 경쟁을 하는데 이 중에 한 사람이 잘못하면 나머지도 도매금으로 몰살되는 형세다. 이 역시 상피가 적용된다. 유비가 두 명이면 둘 다 죽는다. 공융과 예형과 유비가 한곳에 모여 있으면 몰살당한다. 그러나 이들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셋 다 안전하다. 조조가 예형과 공융을 죽인 이유는 이들이 서로 친했기 때문이다. 조조가 유비를 죽이지 않은 것은 패거리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조는 선비를 자신이 광을 내는데 필요한 소모품으로 여겼다. 조조에게 예형이나 공융은 장식품이었다. 원래 아는 사람들은 장식을 한 개만 쓰지 둘은 쓰지 않는다. 조조는 유비 너만 내곁에 있으면 돼! 하는 식이었다. 유비는 조조의 장식품이 되기를 거부하고 도망쳤다. 임종석들이 살려면 재빨리 김민새들을 발굴하고 저격해서 차별화해야 하는 것이며 이들과 어울려 다니면 죽는다. 이들은 모두 유비의 아류이기 때문이다. 공융과 예형이 친하면 둘 다 죽는 거다. 유비가 사는 길은 다른 유비를 죽이고 재빨리 관우 장비를 얻어 독립하는 거다. 유비는 예형과 공융이 죽을 때 '방해자가 없어졌군.' 하고 좋아했을 위인이다. 정치는 개인기의 대결이 아니라 시스템의 대결이며 전대협 출신들이 김대중 밑에 있을 때는 김대중을 코어로 하고 이들이 팔다리가 되어 단단히 뭉쳐 커다란 시스템을 이루므로 뭉쳐도 무방했다. 김대중 없는 지금 이들 중에 누군가는 유비가 되고 나머지는 관우, 장비가 되어야 하는데 다들 엇비슷해서 안 된다. 상피다. 피해야 산다. 지금 이 사람들의 입지는 냉정하게 봐서 간옹, 미축, 손건 정도다. 존재감이 미미한데다 김민석 똥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도 못한 거다. 이들이 서로 죽여서 최후에 한 명만 유비가 되는 것이다. 관우와 장비를 거느릴 수 있는 도량을 보여야 한다. 지금 관우와 장비의 역할로는 김어준 크루와 이재명 크루가 있다. 정청래와 정봉주가 김어준 관우의 유비가 되어보겠다고 껄떡댔지만 함량미달임을 들키고 말았다. 지금은 안정감에다 말빨을 겸비한 이낙연이 문빠군단의 지지를 받아 유비가 될 확률이 높고 이재명은 독립세력이므로 도지사를 줘서 외곽으로 빼놔야 나중에 장비로 써먹을 수 있다. 대략 이런 그림이다. 이낙연은 나이가 걸리고 임종석은 아직 전국구로 데뷔가 안 되었다. 아전인수 안 된다. 스스로 자기 머리에 관을 쓸 수 없다. 언제라도 팀이 우선이다. 그러므로 절차가 있다. 보통 임종석 정도면 대중은 한 번 골탕을 먹여 역량을 테스트 한다. 나무에 올려놓고 흔들기 들어간다. 그때 살아남으려면 패거리를 멀리해서 겸손함을 보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