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최호석최호석
read 3932 vote 0 2010.12.01 (00:52:40)

60325_19_D0603-12.jpg 

 

칼은 쇠다. 쇠는 단단할수록 좋다. 칼은 손잡이와 날로 나뉜다. 손잡이는 칼잡이의 몸과 닿고, 날은 적의 몸을 찌른다. 묵직한 칼일수록 적에게 더 큰 충격을 준다. 칼의 놀림이 빠를수록 적을 더 매섭게 몰아 부칠 수 있다. 날이 더 예리할수록 칼은 적의 몸속 깊숙이 들어간다. 한반도가 쥔 칼에는 손잡이가 없다. 누구라도 움직이면 서로 피를 본다. 힘을 줄수록 더 깊이 박힌다. 그 모양이 슬프다.

 

칼이 노래한다. 칼의 노래는 슬픈가? 기쁜가? 승리한 칼은 기쁜 노래를, 패배한 칼은 슬픈 노래를 부를까? 칼이 운다. 그것은 칼이 부르는 노래인가? 내가 부르는 분노의 살기인가? 적과 나 사이의 긴장, 갈등, 살의인가? 칼은 노래하지 않는다. 칼이 울린다. 휴대폰에 진동이 울리듯, 그것은 적이 나타난 신호이다.

 

이순신 장군은 물었다. 적이 나를 ‘적’이라 하니 나는 적의 ‘적’인가? 적이 나의 ‘적’인가? 나를 베러 온 자가 날더러 적이라 한다. 베어야 한다. 그것은 배를 몰아와 조선을 도륙한 왜구만이 아니다. 왜구를 베고 나니 선종의 칼이 날아온다. 베어야 하나? 벨 수 없다. 왕의 두려움을 베어야 한다. 그 두려움이 장군이었다. 그래서 장군은 다시 바다로 갔다. 죽음으로 삶을 완성하러 갔다.

 

장군은 말했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 그것이 운명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말했다. “외세 뒤에 숨으면 죽고, 자주 국방 하면 산다.” 당당하고 떳떳해야 죽어도 살 수 있다. 살아서도 죽은 것만 못한 삶에 허덕인다면 다시 떠올려볼 일이다. 이 정권의 오늘 대한민국의 백성들의 삶은 어떠한가?

 

북의 연평도 폭격에 해병이 전사하고, 민간인이 죽었다. 미군 항공모함은 아직 서해에 떠 있다. 남북한을 두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신경이 곤두섰다. 북한은 정권 세습에 위험한 도박을 건다. 남한은 전시 작전권도 없는 군미필 군통수권자와 지도자들의 허풍에 귀도 시끄럽고, 눈도 어지럽다. 누가 적인가? 모두가 적인가? 아니, 바로 당신이 적이다. 또 내가 적이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을 피하지 말고 똑바로 봐야 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832 [생명보험] AND [이혼] AND [경험] 덴마크달마 2017-01-15 1992
831 소모임에 관하여 2 탈춤 2016-09-03 1992
830 우리도 세력전으로 갈까요? image 수원나그네 2015-12-20 1992
829 교리는 핑계다 1 담 |/_ 2015-05-17 1992
828 역삼동 정기모임 공지 image 냥모 2014-06-05 1992
827 (정보) 이사준비할 때 알아둬야 할 팁 10가지 image 좌뇌의둔화 2020-02-25 1991
826 표창원 단상 아란도 2017-02-01 1991
825 [전체일정추가] 국토순례와 7월의 구조론 모임 image 5 수원나그네 2016-06-14 1991
824 이 정도는 보고 존 레논을 얘기^^ 1 까뮈 2015-05-01 1991
823 구조론 광주 모임 탈춤 2015-02-06 1991
822 노무현 눈마 2017-04-03 1990
821 제가 한달 동안 겪은 팀장 3 까뮈 2017-03-06 1990
820 자한당 가고 다음은 조중동 보내기인데... 1 큰바위 2018-06-02 1989
819 2017 - P R O L O G U E_two image 배태현 2016-09-04 1989
818 깨달음을 얻기위한 운주사 모임 1 탈춤 2016-04-10 1988
817 구조론 목요 강론 image ahmoo 2015-03-26 1988
816 자율 주행이 안 되는 이유 챠우 2019-07-22 1987
815 일본 해군의 '무례' 4 수원나그네 2018-09-30 1987
814 곡성 제작기영상 외 1 락에이지 2016-05-18 1987
813 연애 image 3 말시인 2019-01-31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