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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917 vote 1 2022.08.09 (18:16:29)

    권력은 상호작용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통제다. 상호작용을 중단시키는 것은 엔트로피다. 엔트로피에 의해 어떤 결정을 할 때마다 구조손실이 일어나므로 의사결정은 그 손실을 메울 수 있는 방향으로 일어난다. 권력은 구조손실에 따른 사후 의사결정비용의 청구에 대한 사전담보 조치다.


    의사결정 최소화의 법칙 - 여럿을 한 줄에 꿰어 한 방에 해결하면 비용이 절감된다. 다수의 자원이 모여 계를 이루었을 때 의사결정을 많이 하는 경우는 비용손실로 약해져서 상호작용 경쟁에 지므로 의사결정 횟수를 줄인 쪽이 남는다. 상호작용 끝에 물이 아래로 흐르듯이 하나의 방향을 찾아내고 일제히 그쪽으로 몰려가게 된다.


    자연은 결 따라간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자원들을 서로 연동시켜서 의사결정을 최소화하는 것이 결 따라가는 것이다. 빛이 가장 빠른 길을 가는 것이 그러하다.


    권력은 상호작용 구조에서 엔트로피 증가에 대한 대응이다. 미리 담보를 잡아두는 것이다. 상호작용은 사건의 이전 단계가 다음 단계를 제한하여 객체에 대한 주체의 우위를 유지하는 형태로 일어난다.


    상호작용은 주체와 객체 사이에서 일어난다. 주체지향적 사고가 깨달음이다. 특별히 훈련받지 않은 사람은 객체지향적 사고를 한다. 관측자가 인식의 주체가 되므로 인간의 시선은 자연히 객체를 향하게 된다. 주체와 객체의 연결고리를 파악하지 못한다. 사건의 연결 메커니즘을 깨닫지 못하고 사물을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파편화된 사고다.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를 보게 된다. 곧 유물론의 허무주의에 빠진다. 혹은 반대로 시선을 돌려 주체에 주목하지만 역시 주체를 객체화 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는 관념론, 유심론의 오류다. 역시 상호작용을 깨닫지 못한 데 따른 오류다.


    상호작용이 끊어지지 않게 객체의 피드백이 주체에 플러스가 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권력이다. 농부의 수확량은 파종량보다 조금이라도 많아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하다. 그러므로 농부가 수확을 예상하여 미리 비옥한 땅을 선택하는 것이 권력이다. 수확량이 파종량보다 적은 메마른 땅을 주고 더 많은 수확을 독촉하면 무리다. 권력은 순리라야 한다. 사건의 앞단계에 위치한 사람은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 여기서 인권개념, 기본권 개념이 나온다.


    낚싯대는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사람의 팔다리도 마찬가지다. 그 반대가 되면 팔이 부러진다. 기득권의 횡포는 끝단에 더 많은 부담을 지워서 낚싯대가 부러지게 만드는 것이다. 무리다. 상호작용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자연에 엔트로피가 있다면 그에 대한 대응으로 인간사회에는 권력이 있다. 자연에도 권력이 있다. 그것이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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