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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1]챠우
read 1980 vote 0 2020.01.08 (03:43:39)

http://www.bloter.net/archives/367062

구조론자인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인간이 원자적 관점을 버리기 어렵다는 것을. 내가 뭐 잘났다고 인공지능을 연구했겠는가? 뻔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답을 알고 있었다. 물론 답을 아는 것과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인간이 만드는 인공지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딱 철학까지다. 구조론을 열심히 눈팅한 우리는 알고 있다. 툴이 없으면 눈뜨고 있어도 봉사란 것을. 머신러닝으로 대표되는 AI는 원자론적 사고관에서 벗어난 컨셉으로 이만큼 발전했지만,

그것의 진의를 모르는 인간은 딱 여기까지다. 링크 본문은 인공지능이 활용의 시대에 들어섰다고 한다. 이 말은 몇 년 전부터 예측되던 것이었다. 구글에서 배포하는 라이브러리(텐서플로)가 연구가 아닌 활용, 즉 발산이 아닌 수렴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들은 일반이 사용하기 좋도록 카테고리를 단순화했다.

구글은 나름 만족했을 것이다. 언어학자를 단 한명도 쓰지 않고도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번역기를 만들어내면 오만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 그게 그들의 한계다. 한국에 미래가 있다. 번역기의 핵심 알고리즘인 Attention 알고리즘은 한국인 박사가 만들었다. 그는 뉴욕대 교수인 조경현이다.

그는 하다보니깐 됐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난 이게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인이므로 서양인이 보지 못하는 직관이 있었을 것이다. 말 나온 김에 인공지능의 망상 하나를 더 말해보자. 링크 본문에도 나오다시피 그것은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 수록 훈련이 더 잘 될 것이라는 것이다. 머신러닝의 성능 개선을 말할 때면 흔히 하는 말이다.

또 우리는 안다. 이게 귀납적인 접근이라는 것을. 데이터가 많을 수록 많아지는 것은 '사례'다. 근데 말이다. 인간은 꼭 사례를 많이 익혀서 사물을 구분할까? 이는 반만 맞다. 인간은 라벨과 그 계층을 사용한다. 일전에 말했던 바, 머신러닝은 대개 CIFAR-100과 같이 한 번에 백가지 사물을 구분하는 방법으로 훈련된다.

즉 종(계층)이 없는 류만으로 백가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인간 입장에서는 이게 이상해보이지만 실제로 인공지능은 이것을 특징의 조합과 양으로 해결한다. 대신 훈련 때 보지 못한 것은 틀릴 확률이 높아진다(과적합 문제).

뭐 이리저리 잔기술로 해결했다고 하지만, 외부의 틀이 바뀌지 않는 내부의 기술적 조정은 반드시 트레이드-오프, 즉 하나가 좋아지면 다른 하나가 나빠지는 밸런스 현상을 보인다. 한 쪽 틀어막으면 다른 쪽이 터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댐의 수압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댐에 가해지는 수압은 머신러닝에서 해결해야할 근원의 관점과 같다. 원자론적 관점으로는 백날 연구해도 저울에 올려진 신세를 못 벗어난다. 

인간은 한 번에 백가지를 구분하지 않는다. 인간은 한번에 두 가지만을 구분하며 반복적으로 카테고리를 구축한다. 쉽게 생각하면 나뭇가지와 같은 트리 구조를 만들며 사물을 구분한다. 물론 구조론적으로는 사건에 의해 사물을 "규정"한다. 하지만 현대 과학자들은 이런 개념이 없다. 사실 지금 하는 것도 찍어서 맞춘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이 좀 떠들었지만, 그들은 그를 추앙할 뿐 이해하지 못했다. 노이만이 좀 더 살았다면 달랐을 지도 모른다. 그는 적어도 게임이론을 만든 사람이니깐. 과학자들은 여전히 원자적 사고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별 수 없다. 우리가 제시해야 한다. 단 5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 연구에 필요한 하드웨어적 인프라가 부족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누군가 치고나가면 순식간에 진화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 물론 구조론에서는 눈에 보이는 단계가 하나뿐이라도 까보면 5단계가 숨어있다고 한다. 맞다. 그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연구하려면 돈벌어야 하고 돈 벌려면 연구 못하는 딜레마가 있다. 돈 부터 벌어야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쉽지 않은 길이다.

그래도 누군가는 끝내 그 길로 간다. 보았기 때문이다. 

[레벨:7]오자

2020.01.08 (08:51:46)

AI는 이제 질에서 양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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