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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403 vote 0 2008.12.29 (14:20:15)

올해는 정말 최악이었어.
남대문이 불타면서 시작되었지.

분노하고 일어서고 주저앉고 넘어지고 좌절하고
가슴에 피멍은 쌓이기만 하는데

패거리의 삽질은 끝내 막아내지 못하네.
오바마의 당선이 그나마 희망.
 
최악의 부시가 떠나는게 그리도 아쉬운지
최악의 이스라엘 최악의 살인을 자행하여
 
최악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네.
최악의 정점을 찍었네.

쫓기듯 도망가네.
2008년이 떠나가네.

그래도 삶은 계속되는 거라고
가냘픈 생명의 노래 끊이지 않겠지.

###
 
하나의 모델을 만드는데
인생의 의미가 있는 거라면

내가 만들어 보여줄 수 있는
인생모델의 한계는 여기까지.

10여 년 동안 종아리가 굵어지도록
산하를 누비고 다녔고

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생각을 키웠고

칼같이 갈아서
감성을 세웠는데

그것으로 저지를 수 있는 사고는 이 정도
그것으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 보따리는 이 정도.
 
품안의 구조론을 떠나보내면
본래의 자연스러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정들지 않는 별의 여행은 이 정도로 둘러보아도 좋고
나는 만족하지만

내 인생의 모델에 붙여야 할 마지막 타이틀은
나도 모르겠네.

나도 모르겠어.
어지러운 발자국이 남아있네.
 
2008년 12월 29일
내년에는 곰삭아서 더 좋은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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