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왕망정치 안철수가 기초선거를 말아먹으려고 작정했나 본데, 필자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애가 탈 사람은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들이다. 정말 걱정이 된다면 당사를 점거하고 단식농성이라도 해야 한다. 아직 그렇게 하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봐서 다들 배가 부른 모양이다. 기초를 지면 광역을 이겨도 고생이다. 구청장이 새누리 일색이 되면 박원순인들 제대로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겠는가 말이다. 안철수가 바보가 아닐진대 아마 깊은 뜻이 있지 않겠는가? 살을 주고 뼈를 베라는 말이 있다. 기초를 버리는 카드로 쓰는 거다. 기초가 망하면 역설적으로 그것이 대권에는 도움이 되는 수가 있다. 우리쪽의 문제는 쪽수다. 기본적으로 쪽수가 딸리므로 대권을 잡으려면 실력+행운+기적+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유권자의 균형감각을 고려하면 기초를 지는게 대선에 전화위복이 된다. 기초에 지면 백수들이 다량으로 배출되고, 갈곳없는 정치낭인들은 청와대로 들어가고 싶어 열심히 뛸 것이다. 오! 안철수 천잰데. 문제는 그 전에 안철수가 선거패배 책임을 추궁당해 짤린다는 거다. ###
오죽했으면 책 제목이 배신자의 중국사이겠는가? 사발님이 주신 책 이름이 ‘배신자의 중국사’다. 일본 작가 이나미 리츠코가 썼다. 중국사는 한 마디로 배신에서 시작되어 배신으로 끝난다. 구조로 보면 가운데가 뻥 뚫려있는 중국의 지형이 문제다. 중국은 세계사에서 유일하게 농민반란이 성공한 나라다. 오합지졸에 불과한 농민이 잘 훈련된 관군을 이긴다. 왜? 숫자가 워낙 많으니까.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강과 산으로 사방이 막혔다. 충분한 숫자를 모으기가 어려우므로 숫자의 힘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그런데 중국이면 가능하다. 숫자만 모으면 된다. 방법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고조 유방이 흰 뱀을 죽인 사건만 해도 그렇다. 정글을 돌아다니다가 흰 뱀 한 마리 죽여놓고, 그 뱀은 백제의 아들이고 자신은 적제의 아들이며 뱀을 죽였으니 천명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중국인은 다들 바보라서 그 말을 믿는 것일까? 아니다. 그것은 무언의 약속이다. 유언비어를 다 믿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건 먹힌다는 거다. 단지 포지션만 채워지면 된다. 이심전심으로 작동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스나이퍼가 시민을 쏘았다고 한다. 누가 시민을 쏘았을까? 누가 쏘았든지는 중요하지 않다. 계기가 주어졌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어떻든 사건만 터뜨리면 이후는 자동진행 모드다. 밑바닥에 에너지가 고여있을 때 점화만 해 주면 된다. 흔히 괴벨스를 말하지만 중국의 괴벨스라면 왕망이다. 아니 괴벨스는 왕망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 ‘배신자의 중국사’에서도 왕망이 큰 비중을 차지함은 물론이다. 왕망은 순전히 거짓말만으로 왕잡았다. 유치한 거짓말이 너무 많아서 다 언급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그런데 지금 안철수와 김한길이 하는 짓이 전형적인 왕망정치다. 국민을 호구로 보고 유교적인 덕이 있는 척 온갖 연극을 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눈물을 지으며 정성껏 병문안을 하고, 뒤로 부하를 시켜 독살하는 식이다. 왕망이 얼마나 선행을 많이 했는지 무려 48만명이 왕망에게 상을 내려야 한다고 임금에게 청원을 올렸을 정도이다. 김한길은 당내계파를 없앤다면서 뒤로 계파문건을 만들었다고 한다. 안철수는 새정치를 한다면서 독재권을 요구하고 있다. 약속을 지킨다면서 기초후보를 희생시켜서 대권을 잡을 음흉한 꾀를 낸다. 왕망은 자기 아들을 죽여놓고 나라를 위해서는 자식도 희생시키는 도덕군자인 척 연출했다. 지금 안철수, 김한길이 기초후보라는 자기 자식을 죽이려 하고 있다. 다 믿어도 자식 죽이는 자는 믿지 말라. 왕망은 반란군이 쳐들어오자 5천명의 곡쟁이를 모아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며 곡을 했다. 곡을 하면 하늘이 적군을 물리쳐준다면서. 배신자의 최후다. 왕망의 신이나 새정치의 신이나 무엇이 다른지.
왕망은 중신들을 시켜 황제에게 상주하고 자신은 그것을 집요하게 사양하는 그 번거로운 절차를 싫증도 내지 않고 되풀이하면서 권력의 정점으로 올라간다. 왕망은 망했지만 왕망이 만들어놓은 화려한 황제의 즉위식과 복잡한 선양의식, 허례허식은 역시 왕망처럼 왕위를 찬탈한 위의 조조와 진의 사마씨에 의해 계승되어 이후 천년동안 반복되었다. 조선에서도 마찬가지. 위선과 가식으로 가득한 왕망정치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인류역사상 전성기의 왕망만큼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인물은 없었다. 올림픽 전종목 우승에 빛나는 네로황제조차 왕망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진정성없는 인기정치의 끝은 뻔하다. |
안철수가 그렇게까지 머리를 굴렸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또라이라서 그랬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