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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아나키
read 2309 vote 0 2017.04.11 (09:30:28)


2017년 대선

조중동한은 한사람을 공격하고,

철없는 사람은 지갑을 주었는데, 현금은 내꺼라고 외쳐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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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1일 남극에 있는 세종과학기지에서는 무서운 난투극이 벌어졌습니다. 계약직 조리사로 있는 A씨가 행정총무직을 맡고 있던 박모 씨에게 무차별적 폭행을 당했던 것입니다. 피해자 A씨는 기지 밖으로 도망가면 영하 70도의 눈보라 속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식품창고에 숨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결국 박모 씨가 직위해제되고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받은 것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남극기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극기지처럼 몇 명의 사람들이 주위로부터 고립되어 상당한 기간을 함께 지내야 하는 특수한 상황들이 있습니다. 전방경계초소(일명 GP)나 핵잠수함에서부터 우주정거장까지 점점 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환경에서 장시간 버텨야 하는 일이 늘어만 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극한 상황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밀집해 지내다보면 서로 스트레스가 극대화되고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폭력적으로 변하는 일이 흔해집니다. 이를 ‘고립 효과(Isolated effect)’라고 부르며, 영어 문헌에서는 ‘Winter-over syndrome’이라고 불립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물리적 환경의 어려움보다는 대인관계상의 어려움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위성통신 등으로 사정이 많이 나아졌지만, 악천후로 통신장비가 먹통이 되면 이들은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된 채 몇 개월을 지내야 합니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연락이 끊어지면 세상과 단절된 비현실감에 시달립니다.

또한 고립된 공간에서는 팀워크가 생사를 갈라놓기도 하는데, 강요된 팀워크는 많은 부작용을 낳습니다. 아무리 다른 멤버들과 잘 지내려고 해도 가끔은 보기 싫은 사람을 피하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인데, 강요된 팀 내에서는 피하려 해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사생활도 없이 모든 것이 노출되면, 자신의 심리적 내면조차 발가벗기는 듯 느끼게 됩니다.

성적 긴장감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성적 긴장을 배출할 만한 적절한 소통로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동료들에게 비정상적인 애착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이는 걷잡을 수 없는 열정으로 비화되거나 반대로 육체적 위협감, 피해망상, 혹은 질투나 배신감 등이 자리 잡기도 합니다.

극한 상황이 되면 될수록 지휘관의 역할이 중요해지는데, 지휘관 역시 인간인지라 점점 더 합리적인 결정에서 멀어집니다. 부하들은 가끔씩 비합리적인 억지를 부리는 지휘관에게 신뢰감을 잃고, 주인 잃은 사냥개들처럼 서로 으르렁거리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외부 사회에서 달아준 계급도 직함도 이 고립된 공간 내에선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 오직 힘과 지력, 권력에의 의지나 삶에 대한 집착으로 서열이 재편성됩니다. 한마디로 무질서와 카오스가 태어납니다.

남극기지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들은 정상 근무자들보다 세 배 이상 정신질환을 앓게 될 위험이 높았습니다. 망상이나 폭력 등 심한 정신병적 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불면, 자극 과민, 두통, 악몽, 불안, 우울감, 무료함과 만성 피로, 의욕감소와 집중력 감퇴, 식욕 증진 등의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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