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34 vote 0 2023.12.04 (20:19:06)

    가장 놀라운 것은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믿어지지 않지만 사실이므로 받아들여야 한다. 두 번째로 놀라운 것은 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버젓이 있다. 뻔뻔스럽게 존재한다. 째려봐도 물러서지 않는다. 누구도 조리있게 설명을 못하지만 그것은 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은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석가는 나를 부정했다. 내가 없으면 우주도 없다. 내가 눈을 감을 때 우주는 사라진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내가 없는데 어찌 내가 존귀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내가 그 내가 아니라는 말이다. 


    내가 눈을 감을 때 우주가 사라지면 남는 것은 눈동자다. 내가 없으므로 우주가 있고, 우주가 없으므로 지켜보는 눈동자가 있다. 그것은 이름이 없지만 이름이 있다. 알겠는가? 이곳에 없는 것은 저곳에 있다. 여기까지 납득한 사람은 진리를 논할 자격이 있다. 


    도는 그 도가 아니고, 이름은 그 이름이 아니고, 나는 그 나가 아니고, 신은 그 신이 아니다. 이곳에 없으므로 저곳에 있다. 길이 끊어진 곳에 집이 있다. 응답이 없으므로 부름이 있다. 내가 없으므로 신이 있다. 만유의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860 진리의 문 김동렬 2024-04-29 2297
6859 서편제와 동편제의 비밀 image 1 김동렬 2024-02-20 2298
6858 자체발광 심쿵작 백제의 미소 image 1 김동렬 2024-04-02 2298
6857 왼쪽 깜박이와 모계사회 김동렬 2023-12-04 2299
6856 동이족은 없다 김동렬 2024-03-05 2299
6855 직관적 사고 김동렬 2024-03-06 2299
6854 부끄러운줄 모르는 한겨레 표절칼럼 김동렬 2024-04-25 2299
6853 지성과 권력 김동렬 2024-03-31 2300
6852 소크라테스 김동렬 2024-05-11 2300
6851 희귀한 인류 가설 김동렬 2023-11-30 2301
6850 동력 운명 게임 김동렬 2024-04-16 2306
6849 프레임을 극복하라 김동렬 2024-05-10 2308
6848 외왕내제의 진실 김동렬 2024-02-21 2309
6847 테크노 낙관주의 비판 1 김동렬 2023-11-24 2314
6846 엔트로피와 직관력 김동렬 2024-03-18 2314
6845 기정과 탱킹 2 김동렬 2024-02-27 2322
6844 에너지 조립 김동렬 2024-02-08 2325
6843 구조론의 초대 김동렬 2022-07-07 2328
6842 세상은 변화다 김동렬 2023-01-27 2328
6841 인간의 비참 김동렬 2024-04-06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