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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1]챠우
read 1955 vote 1 2019.07.22 (19:41:52)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귀납 그 자체이다. 귀납하면 처리해야 할 정보량이 무한대다. 귀납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추가한다. 이걸 수백번 반복한다. 그런데 문제끼리 부딪힌다. 뭘 우선해야 하지?


모든 알고리즘은 중심과 변방을 규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기준을 잡고 그 기준에 맞춰서 하부구조를 정렬하는 것이 알고리즘이다. 다만 '무엇을'이 바뀔 뿐이다. 어떤 두 문제가 부딪히면 두 문제의 상부구조를 밝힘으로써 교통정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귀납을 하면 변방을 기준하여 중심을 찾으려 한다. 딱 봐도 삽질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현재의 자율주행은 인공지능을 가장한 인간지능이다. 직접 코딩하는 것이다. 그런데 귀납하는 인간이 어떻게 운전을 하지? 인간이 연역할 수 있는 것의 범위는 신체와 관련된 것이 많다. 신체는 물리이므로 해석의 여지가 적다. 물리현상은 작용 반작용에 따른 범위가 눈에 잘 보인다.


그런데 컴퓨터는 물리가 아니라 가상현실이다. 자신의 어떤 액션에 대한 반작용이 불분명하다. 작용과 반작용이 불분명하므로 대상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자율주행은 센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반작용을 인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반작용이 있어야 사건의 사이클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은 동영상을 제한적으로만 인식한다. 동영상을 적은 수의 정지영상으로 쪼개고 이를 학습한다. 이나마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70년대 패미콤 게임으로 겨우 훈련하고 있다. 일반인의 생각과 최신 논문의 수준은 천지차이다.


정지영상에 비해 동영상은 기본적으로 정보의 양이 너무 많다. 정보의 양이 많은 이유는 원자를 중심으로 사고하기 때문이다. 정보의 수가 무한대로 나온다. 왜냐하면 사건이 변하기 때문이다. 사건이 바뀌면 원자는 재해석 된다. 재해석 될 때마다 새로운 알고리즘이 생긴다.


반면 사건을 중심으로 사고하면 정보는 한정된다. 중심과 기준부터 파악하므로 상대적으로 적은 정보를 처리하면 된다. 일단 중심은 안 흔들리니깐. 중심만 잡으면 변방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동영상 처리 중에서도 바둑판은 쉬운 문제에 속한다. 왜냐하면 픽셀 수가 적기 때문이다. 바둑판에 비해 일반적인 영상은 픽셀이 비교할 수 없게 많다. HD 화면만 하더라도 1920*1080이다. 여기에 RGB와 강도까지 더해지면 머리가 하얘진다. 바둑판의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다고 하는데, 동영상은 우주 원자수에 제곱에 제곱을 해도 모자랄 판이다. 바둑판 풀던 방식으로는 풀 수 없는 것이다.

현실의 운전상황은 사건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이다. 게임의 방식으로만 풀 수 있다. 그런데 게임을 하려면 일단 상황과 적과 나를 인지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다. 왜?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의 적을 아직도 적으로 생각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도로 위에서 누구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인가를 그때그때 다르게 결정해야 하지만, 튜링의 프로그램은 자신을 규정적으로 본다. 일단 프로그램이 세상의 중심이고 그걸 기준으로 세상의 다른 것을 해석하려고 든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여러 알고리즘이 충돌한다. 그게 될 리가 없잖나.

근데 알파고가 이 어려운 걸 해낸다. 바둑판이 작은데 비해 연산력이 무지막지 하기 때문이다. 확실히 연산력은 인간보다 컴퓨터가 낫다. 하지만 더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하면 알파고의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집채만한 컴퓨터로도 감당이 안되는 경우의 수 때문이다.

물론 이론상 본질을 두고도 문제 해결은 가능하다. 도로를 규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도로에 존재하는 것의 모든 크기와 속도를 바둑판으로 만들면 해결 가능하다. 차도 사람도 사물도 모조리 규정적으로 만들면 된다. 쉽지 않다.


자율주행차의 실험은 사막에서 이루어졌었다. 왜냐하면 환경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시내 주행은 미국 정도가 한계다. 미국은 한국에 비해 도로가 한산하다. 처리해야할 환경이 단조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사고를 냈다. 조금만 변수가 발생해도 인지할 수 없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은 달걀 잡는 것 조차 어려워 한다. 그런데 자율주행이라니 어이가 없다. 사기를 쳐야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의 형편은 이해된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인공지능을 만드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리하자. 손가락으로 달걀을 어떻게 잡는게 문제가 아니라, 그 달걀을 왜 잡아야 하는지부터 프로그래밍 되어야 한다. 왜 잡아야 하는지를 알아야 어떻게 잡을 지를 정할 수 있다. 이게 먼저다. 연역하라는 말이다. 그래야 자율주행도 가능성이 있다.


운전하는 행위를 문제 삼아 귀납하면 답이 안 나온다는 말이다. 운전을 왜 하는 지를 기준하여 운전하는 행위를 정의해야 답이 있다. 그러면 가상 현실은 실제가 된다. 인공지능의 가상과 인간의 현실을 이으면 해결 가능한 문제이다. 프로그래밍이 문제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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