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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217 vote 0 2016.08.28 (15:38:32)

     

    세상은 구조다. 구조는 의사결정구조다. 의사결정은 사건 안에서 성립한다. 구조를 해명하는 논리는 인과율이다. 인과율은 서로 다른 두 사건을 하나의 사건으로 통합시킨다. 이는 구조의 복제에 근거한다. 하나가 둘로 쪼개진 것이다. 그 쪼개지는 순간에 둘은 =를 성립시킨다. =를 일의성이라 한다.


    일의성이라는 사건의 연결고리 추적하여 모든 것을 밝힐 수 있다. 경찰은 =를 추적하여 범인을 잡을 수 있다. 과학자는 =를 추적하여 사실관계를 추론할 수 있다. 상인은 하나가 둘을 상대하는 =의 성질을 이용하여 이윤을 얻을 수 있다. 또 국민은 한 번의 투표로 여당과 야당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다.


    자연은 하나로 둘의 몫을 해내는 =의 효율성에 의해서 작동한다. =가 세상의 모든 것을 가능케 하고 반대로 모든 불가능한 것을 불가능하게도 한다. 우주는 비효율 방향으로는 작동하지 않으니 그것은 손실을 메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손실이 둘의 연결을 끊어 사건 진행을 중단시키기 때문이다. 


    자연은 효율의 순방향으로만 작동하나 비축된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역방향 진행이 가능하다. 인간의 모든 오류는 사건이 성립되는 범위 곧 닫힌계를 파악하지 못하여 상부구조에 비축된 에너지를 빼먹는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역주행을 지속가능한 진행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되는 방향과 안되는 방향은 정해져 있다. 질≫입자≫힘≫운동≫량은 되는 방향이고 그 반대방향의 진행은 없다.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역주행은 가능하나 이는 인간의 언어표현에서 성립하는 상대성이고 진정으로 말하면 절대 불가능하다. 인간의 불완전한 언어가 이런 오류를 잘 걸러내지 못한다.


    =의 기묘한 성질은 에너지의 성질이다. 에너지는 확산방향으로 존재하며 수렴방향으로 방향을 틀 때 =의 일의성을 성립시킨다. 그것이 에너지의 상호작용이다. 양자역학은 자연이 네 가지 상호작용에 토대를 두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구조론은 다섯 가지 매개변수 곧 다섯가지 상호작용을 규명한다.


    매개변수들이 상호작용의 형태를 바꾸는 방법으로 에너지와 시간과 공간과 물질과 그 변화를 조직한다. 자연은 오직 쪼개지는 하나의 방향으로만 작동한다는 점이 각별하다. 더해지는 것은 인간의 눈에 관측된 바 허상이고 자연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의사결정은 오직 쪼개지는 구조의 복제 뿐이다.


    2층의 벽돌이 1층으로 떨어지면 2층에서 빠진 것이 1층에서 더해진 셈이다. 그런데 실제로 의사결정은 2층에서만 일어난다. 2층에 어떤 작용을 가하여 결과를 바꿀 수 있으나 1층에 작용하는 방법으로는 결과를 바꿀 수 없다. 인간이 사건에 개입하여 상황을 통제하려면 답은 2층이라는 것이다.


    2층에서 일어나는 질≫입자≫힘이 사건의 상부구조이고, 1층에서 관측되는 힘≫운동≫량은 하부구조다. 결과를 바꾸려면 상부구조에 작용해야 하나 상부구조에 비축되어 있는 힘을 빼먹는 속임수를 쓴다면 하부구조에 개입한다 해도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착각과 오해가 일어난다. 


    여기서 완전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인간의 언어가 가지는 관점에 대한 상대성의 문제다. 수학자는 기호를 써서 관점의 차이에 따른 언어의 혼선을 해결하고 있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는 한국어를 바꾸지 않는 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먼저 관점의 존재 자체를 납득해야 한다. 그것이 깨달음이다. 


    카드 돌려막기 하듯이 임시변통으로 문제를 은폐할 수 있는데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착각한다. 사건의 간격이 100년 쯤 된다면 백년 동안 들키지 않았으니 성공이다. 다단계는 분명 사기지만 10년간 들통나지 않고 적당히 먹튀하면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완전성 개념으로 이런 속임수가 해결된다.


    우리는 미학을 통해 완전성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다. 음악이든 건축이든 회화든 패션이든 그것을 가두는 계가 있다. 사건을 연출하는 닫힌계가 있다. 계 전체를 통제하는 하나의 소실점이 있다. 그 한 점을 건드려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 이것을 기준삼아 판정할 때 관점의 상대성이 극복된다. 


    데이터를 추적하는 귀납적 사유를 버리고 계를 설정하는 연역적 사유를 훈련함으로써 완전성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다. 동물은 1초 안에 적인지 아닌지 구분한다. 맹수 앞에서 판단에 2초가 걸리면 이미 죽어 있다. 1초 안에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의 삶은 풍성하고 아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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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초 안에 사자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당신은 이미 사자 뱃속에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도 핵심은 하나, 본질은 하나, 스위치는 하나, 방아쇠는 하나, 윙크는 한 방입니다. 고수들이 디자인을 논하거나 작품성을 논할 때 여러가지 안 봅니다. 핵심 하나가 잘 안 보이니 온갖 트집을 잡는 거죠. 창의적인 하나의 요소가 마음에 들면 아흔아홉가지 실수도 눈감아 줍니다. 그러므로 1초만에 판단이 가능합니다. 


[레벨:11]큰바위

2016.08.28 (21:48:50)

실은 1초도 안걸립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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