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질의 상태다. 둘의 상호작용으로 하나의 계를 이룬다. 그림처럼 동그랗게 생긴 것은 아니다. 원자의 핵과 전자가 빛을 매개로 상호작용하는 그림을 떠올려도 좋다. 다양한 상호작용의 형태가 있다. 질은 결합한다 했으니 어떤 둘이 결합하여 하나의 계를 이루고 의사결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초끈이론을 떠올려도 좋다. 혹은 암흑에너지를 생각할 수도 있다. 세상은 공간의 진동으로 되어 있다. 짧은 끈이 진동한다면 어떤 둘이 무언가를 주고받는 것처럼 보인다. 끈이라면 양끝단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은 생각할 수 없다. 어떻든 진동하다보면 충돌하여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진동은 확산방향이다. 일정한 임계에 이르면 서로 충돌하여 엮인다. 엮여서 계를 형성한다. 계는 공간의 요동이 충돌로 인해 확산방향에서 수렴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씨름선수가 서로의 샅바를 잡은 것과 같다. 핵과 전자가 샅바를 잡고 씨름을 하면 입자가 연출된다. 이와 같은 모습은 자연에서 무수히 관찰된다.
입자는 하나가 하나를 업어서 내부에 축을 형성한 상태다. 물질이라면 핵이 전자를 업어서 지배하는 상태다. 전자가 핵에 잡혀버린 것이다. 씨름이라면 한 선수가 다른 선수에 잡혀서 무게중심을 빼앗긴 상태다. 한 쪽은 힘을 쓸 수 없다. 그러므로 외력에서 완전 독립한다. 입자가 되면 내부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힘은 공간의 방향을 튼다. 지렛대의 원리가 작동하므로 진행방향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씨름선수는 상대방을 들어올려서 입자를 이룬 다음 방향을 틀어서 물리적으로 제압해야 한다. 이때 외부환경을 보고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씨름선수는 상대방을 땅에 패대기쳐야 한다. 땅과 교섭한다.
운동은 시간적인 진행이다. 시간을 앞당기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사실 변화는 질, 입자, 힘의 전과정에서 일어나지만 인간의 눈에 관찰되는 것은 운동이다. 질, 입자, 힘은 워낙 순식간에 결정되지만 운동은 시간을 끌므로 눈에 잘 보인다. 운동은 변화한다고 했다. 사실은 변화를 관측할 시간이 있는 것이다.
량은 승부가 끝났다. 씨름이라면 상대방의 체중이 지구로 침투해 버렸다. 양은 침투한다고 했다. 외부에 에너지를 뺏긴 것이다. 사건은 어떻게든 비가역적 열손실을 일으킨다. 조금이라도 무언가 빠져나간다. 량의 단계에서는 상대방을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최대한 회수할 수 있다. 하나의 사건에서 의사결정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5회에 걸쳐 일어난다. 5회의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질이 가장 중요하다. 질은 균일해야 한다. 어른과 아기의 씨름이라면 애초에 시합이 성사되지 않는다. 두 선수의 힘이 비슷해야 상호작용을 일으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다. 남녀간에 대등해야 한다. 여자가 세거나 남자가 세면 상호작용이 아니라 일방작용이 된다. 사건은 실패다. 통제할 수 없다. 의사결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핸디캡을 주든 어떤 방법을 쓰던 균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베와 메갈리아를 대결시켜 놓고 센 쪽에 핸디캡을 줘서 균형을 맞추어야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깨진다. 어떻게든 다시 불균형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고 한쪽이 승리하고 한쪽이 패배한다. 우리는 평등을 추구하지만 그것은 시합하기 위한 조건일 뿐 시합의 결과는 언제나 불평등이다. 의사결정은 결국 갑과 을을 만든다. 그리도 환경조건을 바꾸어 다시 대결하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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