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는 집 한 채 지을 줄 알아야 어른이 되는 게야"
소시적에 아버님이 하신 말쌈이었소.
워낙 뜬금없이 개똥철학을 남발하시는 분이라 새피들었소.(으음 부산 사투리군..)
`집 한 채에 어른이면 돈병철은 성인군자겠네? 배포가 저리 작남?'
엄중한 자리라 대꾸는 못하고 시큰둥했더랬소..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어떤 도사에게서 또 이런 말을 들었소.
"사람이 집 한 채 지을 줄 안다면 인생 끝난거지.."
이거 뭐..유행어였나?
뭐야..타워팰리스도 아니고 혁신복합단지도 아니고
겨우 집 한 채에 왜 다들 목숨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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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적인 집.
그리고 구조적인 집.
입자적으로 접근하면 끝이 없다.
방 하나, 집 한 채, 아파트 한 동, 복합 주거 단지..제국 건설..하다가 인생 쫑난다.
집 한 채..짓자..이러면 곧바로 삽부터 들고오는 명박증후근을 조심하라.
집은 집이 아니라 구조다.
세상은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구조를 알면 인생 끝난다.
집의 구조를 알고 그 구조를 응용하여 집 한 채를 지어보는 것.
그걸로 완성이다. 왜? 모든 구조는 동일하니깐.
집의 완성은 곧 인간의 완성이다.
인간 역시 집이다.
인간은 입자인가, 구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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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입자인가?
그렇다면 그대는 삽 챙기고 톱 챙기고 망치를 챙겨야 한다.
집은 구조인가?
그렇다면 그대는 콤파스와 직각자와 물반과 먹줄을 챙긴다.(규구준승)
입자는 입자적 고민을 한다.
대출은 어디서 받고 시공은 누가 하며 재료는 국산을 할까 이태리제로 할까..등등..
구조는 구조적 고민을 한다.
기초는 중력에 대항하고 지붕은 하늘과 마주하며, 벽은 바람과 짝을 하고,문은 사람이 드나들며..등등.
입자적 고민은 그 대상이 바뀔 때마다 매번 고민해야 한다.
이 집을 짓고 나면 또 저 집 지을 때 새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구조적 고민은 한번으로 끝난다.
두번째부터는 구조적 고민이라 하질 않고 구조적 재미가 된다.
왜?
구조는 딱 하나 뿐이다.
그러므로 충분히 구조할 만 하다.
그 하나로 전부와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집 한 채 지을 줄 안다면 인생 끝난거지.."
여기까지..
구조를 아는 첫 번째는 만유의 대칭성을 아는 것이오. 작용과 반작용, 음과 양, 시작과 끝, 원인과 결과, 남자와 여자, 왼쪽과 오른쪽, 진보와 보수, 겉과 속, 주류와 비주류. 이상과 현실.
모든 것은 짝이 있고 짝이 없는 경우는 결단코 없소. 만약 짝이 없이 외로 있다면 그건 어거지로 지어낸 가짜인 게요. 그러므로 짝이 있나 없나를 보고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단 박에 알 수 있소.
구조를 아는 두 번째는 그게 별로 신통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채는 것이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짝의 법칙을 발견하면 대번에 감동해서 그걸로 모두 설명하려고 하오. 감동하지 말기요.
'음과 양은 짝이다. 하늘은 양이고 땅은 음이다. 하늘은 높고 땅은 낮다. 남자와 여자는 짝이다.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다. 알았다. 이걸로 모두 설명할 수 있어. 임금은 높고 신하는 낮다. 형님은 높고 동생은 낮다. 우히히 신난다. 마구 진도 나가주는구나. 이렇게 서열을 매기면 세상 모든 문제가 해결 돼' 이런 식이오. 초랭이 방정을 떠는 것이오.
인류의 99퍼센트는 이 수준에 머물러 있소. 99프로라는 숫자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실제로 길거리에 가서 물어보시오. 우리나라 평균을 보면 캐나다와 호주의 수도 이름을 댈 수 있는 사람은 1퍼센트 미만이오.
아직도 대부분의 한국인은 히딩크가 미국인이라고 알고 있소. 코만 크면 미국인이지. 이 사이트의 방문자는 기본적으로 수준이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착시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오.
국회의원 300명 중에 1시간 주고 원고지 열페이지 짜리 짧은 글 아무거나 쓰라고 해서 맞춤법 대략 맞고 비문이 아니게 뭔가 말 되는 글 써낼 수 있는 사람 20명 있는데 그 중 5명이 한나라당이고 그 중 한명이 전여옥이오.
80년 이후 대통령 후보로 거론된 사람 중에 김대중, 노무현 두 분 외에는 누구 도움 안 받고 한 시간 안에 원고지 10매 메워내는 사람이 없소. 그러니 전여옥은 훌륭한 대선후보가 되는 것이오. 수첩에 고작 한줄 쓰는 박근혜, 끙끙대며 원고지 반장 겨우 쓰는 정몽준에 비하면 전여옥은 신이오.
말이 중간에 엇길로 나갔는데 하여간 각설하고 가설라무네 그러한 대칭성이 별게 아니다는 것을 아는게 중요하오. 좀 한 소식 들었다고 에헴 하며 깝치는 양반들은 대개 그러한 대칭성을 발견하고 졸라리 흥분해서 그러는 것이오.
상대성이나 역설, 이런건데 세상 모든게 다 대칭이라는 것을 알면 그게 별로 신통한 것이 아니고, 범상한 것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그걸로 세상을 줄 세우려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오. 대칭성 위에 완전성 있소. 그걸 알아야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오.
앗 로드샤인님이 왔었소?
내가 찾던 분인디....
한 줄에 쫘악 꿰어내는 안목.
맨날 톱 갈고 대패날 갈다가,
어느 날 뚜~욱딱 골조를 잡아 세우는 장인의 능숙함,
그런 안목을 터덕하기 까지에는 엄청난 노가다가 수반될 터이니...
그 와중에 로드샤인님 (맞나?) 댓글도 동반 폭파..지송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