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어떤 존재가 있다면 그 이전에 그것이 담겨있는 그릇이 있습니다. 말이 있다면 생각이라는 그릇에 담겨있을 것이고, 생각이 이 있다면 세계라는 그릇에 담겨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말을 하고자 하지만 말을 하려면 먼저 세계를 만나야 합니다.


기계지능을 연구하는 분야 중에 자연어처리라는 게 있습니다. 인간의 언어를 자연어라 한다면 컴퓨터의 언어는 기계어인데, 자연어처리는 인간과 기계의 소통을 위한 과정을 말합니다. 


자연어처리의 방법론 중에 인공신경망이라는게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과학자들이 컴퓨터에게 언어를 학습시키고자 세상의 모든 단어를 망으로 엮어둔 것을 말합니다. 문제는 양입니다. 너무 많습니다. 게다가 인간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의미를 상황이라는 상대성에 의해 마구잡이로 조작합니다. 그 결과 연결이 방대해져 제아무리 알파고라도 연산할 수 없게 돼버립니다. 알파고도 실은 작은 바둑판만 처리가 가능했던거죠. 


과거에는 인간의 뉴런이 정보 처리 속도가 컴퓨터보다 월등히 빠르다고 알려져있었으나 최근의 연구에서는 현재 기준의 컴퓨터가 정보를 보내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어떤 인간도 시계만한 계산기보다 빨리 계산할 수는 없는 이유입니다. 알파고가 괜히 이세돌을 이긴게 아닙니다. 빠른 연산속도로 이긴거죠. 


그런데 인간은 분명 컴퓨터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사고를 합니다. 근데 착각입니다. 이미지 처리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두뇌가 눈 앞에 보이는 모든 정보를 처리한다고 생각했었으나 오해입니다. 인간의 두뇌는 한번에 한가지의 완전성만 처리할 수 있으며, 그 이상의 것들은 흘려버립니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이 두뇌도 세상을 같은 방식으로 바라보는게 아닙니다. 전체를 보면 부분을 볼 수 없고, 부분을 보면 전체를 볼 수가 없습니다. 한번에 하나의 단위로 이루어진 완전한 대상만 바라볼 수 있는겁니다. 얼굴을 본다면 얼굴단위의 완전성만, 몸을 본다면 몸단위의 완전성만, 숲이라면 산의 흐름만 볼 수 있는 겁니다. 


인간이 아기일 때는 어미가 세상의 전부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기는 어미 안에서 한정되어 세상을 인식하고 생각하며 말할 수만 있게됩니다. 마찬가지로 초딩이 되어 학교에 가면 선생님과 학교의 언어를 획득하게 됩니다. 절대적으로 자신이 속한 세계의 언어만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남자가 군대에 갔다오면 한동안은 짬밥 국물을 빼지 못하게 됩니다. 아직도 군대의 완전성에서 살고 있다고 두뇌가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복돌이는 여전히 군대의 한정된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인디언 세계에 유럽인이 왔을 때 인디언이 유럽인의 배를 볼 수가 없었다면 그것은 인디언의 완전성에서는 없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컴퓨터의 학습도 완전성의 개념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컴퓨터가 학습하는 것도 인간이 세상을 배우는 순서처럼 모듈로 진행되어야 하는 겁니다. 하나의 세상에서 컴퓨터가 완전성을 획득한 이후에 대른 세상을 학습해야 합니다. 하나의 완전성을 잣대로 하여 다른 세상을 비교하며 인식하도록 해야 합니다. 초딩은 초딩의 언어만 구사가 가능하듯 컴퓨터도 컴딩의 언어만 구사하여 세상을 묘사하도록 셋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인간의 계측 체계가 인간의 신체 비율을 따르는 이유가 자신의 몸과 비교하여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이듯 자연어처리도 같은 맥락으로 구축되어야 합니다. 큰 것을 알기 앞서 작은 완전성을 익혀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빗대는 과정을 반복하며 세상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무한의 인터넷 정보 바다에 알파고를 넣는 짓은 미련한 겁니다.


###


그럼에도 처음부터 어려운 것에 도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제대로 배울 수 없습니다. 그래도 성과는 있습니다.

무식해야 우연히 큰 세계에 뛰어들기 때문입니다. 만만한 것만 하면 만만콩됩니다. 자전거를 타더라도 일단은 달리고 보는 겁니다. 달려봅시다. 씬나게. 


--------------------------------------------------------------------------------------------


전문적인 지식은 필요없습니다. 늘 그렇듯이 진리에 관심만 있다면 참여 가능합니다. 당신이 궁금한 그 무엇이든 답변해줄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모임은 "가벼운 주제 토론+친목" 정도로 진행됩니다. 시간 확인하시고 참석 부탁드립니다.

장소 : 강남역 12번 출구 (모인 후 인원에 맞는 장소로 이동)
일시 : 매주 토요일 저녁 6시
연락 : 챠우(010 4586 3304), 백공팔(010 2022 6827)
카페 : 마이너스 연구소 http://cafe.daum.net/minusmind



* 관련 링크입니다.
1. 여러가지 인공지능 비교 
http://numenta.com/blog/machine-intelligence-machine-learning-deep-learning-artificial-intelligence.html

2. HTM 관련 한글 문서
http://numenta.com/assets/pdf/whitepapers/hierarchical-temporal-memory-cortical-learning-algorithm-0.2.1-kr.pdf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792 이명박을 생각한다4 수원나그네 2016-05-17 1983
3791 곡성~(미끼를 물다) image 4 아나키 2016-05-17 3869
3790 이명박을 생각한다.3 4 배태현 2016-05-16 2075
3789 전국구조론모임(5월28~29) image 아나키 2016-05-16 1941
3788 이명박을 생각한다2 수원나그네 2016-05-16 2011
3787 벚꽃엔딩 2 까뮈 2016-05-15 1912
3786 번역기술과 인공지능, 서울주제모임 공지 챠우 2016-05-11 2024
3785 아버지 상담 2 이상우 2016-05-11 2133
3784 내일 지구(우주)가 멸망한다면, 어떻게 하여야 완전해질 수 있습니까? 10 골목대장 2016-05-10 2436
3783 바람이 되자 2 냥모 2016-05-10 2238
3782 세상의 출발점 챠우 2016-05-08 2156
3781 서울주제모임 재공지 챠우 2016-05-07 1950
3780 매직 ?? 1 아나키 2016-05-06 2148
3779 늦었지만, 방뱅호! 눈마 2016-05-06 2177
3778 어린이날은 어린이와 함께 김동렬 2016-05-05 2293
» 언어, 사고, 세계, 서울주제모임 공지 챠우 2016-05-04 2122
3776 <하나와 미소시루> image 1 펄잼 2016-05-03 2958
3775 시스템 사고와 구조론 4 systema 2016-05-02 2686
3774 이명박을 생각한다1 수원나그네 2016-05-02 2440
3773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image 1 락에이지 2016-05-02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