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해치워야 하는 적일까? 아니면 즐겨야 할 연주일까? 일에 대한 태도가 그 사람의 수준을 결정한다. 예술가는 일을 즐거운 연주로 여긴다. 공사판 막노동자는 일을 미워해야할 적으로 여긴다. 인생은 일이다. 공자에게 인생은 락樂이고 석가에게 인생은 고苦다. 공자에게 배움은 ‘즐겁지 아니한가’였고, 학생에게 배움은 ‘고苦롭지 아니한가’다. 공자에게 일work은 즐거운 일event이고, 노동자에게 일은 괴로운 일labor이다. 일은 또 일real이기도 하고 일job이기도 하다. work는 해결해야 할 문제다. event는 일의 한 단위다. labor는 맡겨진 노동이다. real은 벌어진 일이다. job은 주어진 역할이다. 일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인간이 일의 앞에 서면 락樂이고, 일 뒤에 서면 고苦다. 깨달음은 일 앞에 서는 것이다. 즉 일은 ‘real event’라야 한다. 일은 기승전결로 간다. 기에 서면 즐겁고 결에 서면 고롭다. 기에 서는 예술가는 의사결정하여 승과 전과 결을 지배하므로 즐겁고, 결에 서는 노동자는 기와 승과 전이라는 시어머니가 정해준대로 맞춰야 하므로 고롭다. 예술가는 아이디어라는 기에 서서 작품의 기획이라는 승과 작품의 완성이라는 전과 관객의 반응이라는 결을 취하므로 즐겁다. 노동자는 감독이라는 기와 업무라는 승과 퇴근시간이라는 전의 지배를 받으므로 괴롭다. 일해야 한다. 큰 일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일에 치이지 말아야 한다. 일을 지배하면 event가 되고 일에 치이면 job이 된다. 보통 job이 되어 망한다. 국민의당에 몰려간 정치 업자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event의 묘미는 의외성에 있다.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앞서면 실패다. 결과를 정해놓고 가면 job이 되어 망한다. job을 하다 보면 어느 새 labor가 되어 있다. labor의 어원은 무릎이 짓눌려 ‘늘어진다’는 뜻이다. 인간이 의도와 목표에 짓눌리므로 망한다.
일할줄 알면 일이 즐겁고 일할줄 모르면 일이 괴롭습니다. 고를 피하려고 하는 사람은 고에 중독된 사람이니 또다른 고에 빠져듭니다. 수행한다며 자기를 괴롭힙니다. 부모에게 학대받은 사람이 폭력을 대물림하는 것과 같습니다. 락에 매혹된 사람이 또다른 락을 복제합니다. 매혹되어야 진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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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즐거워서가 아니라 인생이 즐거워서다.
즐거운 놀일터를 만들어 주셔서 고마운데 누구에게 고마워 해야할지? 팀이다. 놀이도 일도 함께 할 팀이 있어 더 즐거운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