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쓸어버리는 건 시작일 뿐이오
다 쓸어버리고 난 자리에 무엇을 그릴 것인가, 무엇을 세울 것인가, 무엇을 창조할 것인가?
혹자는 자기만의 성을 만들어 거기서 왕초노릇을 하는 재미에 빠지기도 하오.
그 성에 갖힌 무리는 인류로부터 점점 동떨어져 모두 고립될 것이오.
또 혹자는 그 텅빈 것으로부터 여전히 도망치기만 하기도 하오.
모두 어처구니 없소.
여전히 하나의 물음이 모든 삶 앞에 놓여있소.
스스로 고립되지 않고 인류의 너른 마당으로 나와야 하오.
그대와 나의 숙제 아니겠소.
어처구니 없는 시대에 살더라도 정신 바짝 챙겨둬야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