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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495 vote 0 2016.02.13 (18:37:07)

     

    52,


    천하에 시작이 있으니 천하의 어미다. 이미 어미를 얻었으니 그 자식을 알고, 이미 자식을 알기에, 다시 그 어미를 지킬 수 있어, 죽을때까지 위태롭지 않다. 자랑을 막고, 문을 닫으면, 죽을때까지 근심이 없다. 자랑을 열고 일을 벌이면 죽을때까지 구하지 못한다. 작은 것에 밝음이 있고, 부드러움을 지키면 강함이 있다. 그 빛을 쓰고, 밝음으로 돌아가면, 몸에 재앙이 없으니, 이는 항상됨을 배우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좋게 시작해놓고 뒤에 망가지는 패턴이다. 천하에 시작이 있다함은 구조론적이다. 어미에서 자식으로 연역된다. 이것은 좋다. 여기서 다시 어미로 돌아가면 제자리걸음이 아닌가? 순환의 오류다. 노자는 만물의 순환을 통해 자연의 완전성을 말하고 싶었을 터이다. 그러나 순환하는 것은 완전하지 않다. 계절이 순환하지만 태양이 일방적으로 빛을 쏘아주므로 완전한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고, 다시 자식이 부모를 키우면 완전한가? 천만에. 그 사이에 진보가 있어야 완전하다. 부모가 초등학교까지 배웠다면 자식은 대학까지 배워야 완전하다.


    노자는 깨닫지 못했다. 다만 깨달음에 대해 사유하였다. 자연의 완전성을 찾으려 했으나 찾지 못했다. 순환을 거론했으나 순환은 제자리걸음이라 불완전하다. 진보가 완전하다. 우주는 진보한다. 생물은 진화한다. 진보하지 않는 문명은 죽은 문명이다. 인간은 개나 돼지와 같은 짐승으로 태어났으나, 언어를 얻어 여러 사람의 생각을 합친 결과로 진보하여 인간이 되었다. 제자리에서 순환한다면 돼지다.


    53


    내게 조금 아는 것이 있으니, 큰 도를 행함에 있어 두려워하고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큰 도의 평탄함을 모르고 사람들은 지름길을 좋아한다. 나라살림 거덜나고, 밭은 황무지가 되고, 곳간은 비었는데, 화려한 비단옷 입고, 예리한 칼을 허리에 차고, 실컷 먹고, 돈은 넘치네. 이것은 도둑질 자랑이니 도가 아니다.


    허튼소리다. 무엇을 하지 말라고만 말한다면 이는 ‘아는 사람’의 언어가 아니다. 무엇을 하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공자는 벼슬하라 했다. 정치를 바로잡으라 했다. 옷은 깔맞춤으로 입으라 했고, 음식은 가려서 먹으라 했다. 그냥 잘난척 하지 말라는 말은 사촌이 논 사면 배 아프다는 격이니 소인배의 심통이다. 도는 균형인데 이는 균형이 아니다. 균형은 중간이 아니다. 나무는 자라야 균형이고, 동물은 활동해야 균형이고, 강물은 흘러야 균형이고, 인간은 진보가 균형이다.


    54,


    집이 잘 지어지면 기둥이 뽑히지 않고, 자식을 잘 키우면 비뚤어지지 않으니, 자손의 제사가 끊기지 않는다. 몸을 잘 닦으면 덕이 참되며, 가족을 잘 다스리면 그 덕이 여유있고, 고을을 잘 지키면 그 덕이 오래가고, 나라를 잘 다스리면 그 덕에 풍년이 들고, 천하를 잘 다스리면, 그 덕이 널리 퍼지리라. 그리하여 몸을 닦아 몸을 챙기고, 집을 이끌어 집을 챙기고, 고을을 일으켜 고을을 챙기고, 나라를 다스려 나라를 챙기니, 천하를 잘 다스려 천하를 챙긴다. 내가 무엇으로 천하가 그렇게 되는지 아느냐 하면 이것으로 안다.


    ‘나≫가족≫고을≫국가≫천하’로 귀납하고 있다. 이는 거꾸로다. 엔트로피와 맞지 않다. 마땅히 ‘천하≫국가≫고을≫가족≫나’로 연역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각자 자기 위치에서 맡은 일을 잘하면, 그 잘함의 성과가 모여서 천하가 다 잘되지 않을까 하는게 ‘개인의 이기심이 모여 나라가 번영한다’는 애덤 스미스의 자본주의 이론이다. 틀린 생각이다. 상부구조의 방향설정이 중요하다.


    인간은 보이지 않게 무의식의 지배를 받으므로 집단이 잘못가면 개인이 비뚤어진다. 먼저 집단의 방향을 잘 정해야 한다. 종교와 이념이 그 역할을 한다. 가난한 나라들은 종교와 이념에 문제가 있다. 인도인들은 내세에만 관심이 있으니 각자 내세에 복을 받기 위해 열심히 하지만 잘못되고 만다.


    근래에 유럽이 잘나간 것은 지리상의 발견으로 부족민의 존재를 발견하자 그들을 야만인으로 규정하고 상대적 우월감을 얻어, 내세에 매몰된 기독교의 사슬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들은 천하의 존재를 발견했기에 강해질 수 있었다. 반면 중국은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을 끊고 중화사상의 교만에 빠졌다. 게다가 만주족의 식민지가 되어 자존감을 잃어버렸다.


    천하인의 마음을 얻지 않으면 결코 잘 될 수가 없다. 공자의 군자개념은 임금을 대리하여 외국에 사신으로 가서 왕처럼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는 인격이다. 자신이 섬기는 왕이 욕먹지 않게 잘 처신해야 한다. 그것이 대표성이다. 이 대표성을 무한확장한 것이 필자의 ‘신과의 일대일’ 개념이다. 먼저 호연지기를 얻지 않으면 방향이 틀려서 모든 것이 나빠진다. 방향이 잘못되면 가다가 되돌아오게 된다.


    55,


    품은 덕이 두터운 자는 갓난 아기와 같다. 벌레가 쏘지 않고, 맹수가 덮치지 않고, 솔개가 채가지 않는다. 갓난 아기는 뼈가 약하고 살이 부드럽지만 손으로는 단단하게 쥘 수 있다. 섹스도 모르는데 고추가 단단해지는 것은 정기가 있기 때문이다. 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 것은 조화 때문이다. 조화를 아는 것이 항상이겠고, 항상을 아는 것은 밝음이겠다. 생명을 더하는 것은 상서롭고, 마음으로 기를 움직이면 강하다. 만물은 성하면 늙으니, 이는 도가 아니며 도가 아닌 것은 죽는다.


    허튼소리다. 갓난 아기의 손아귀 힘이 센 것은 엄마의 몸에 매달리는 본능 때문이다. 고추가 단단해지는 것은 피가 인체의 말단부로 몰리는 현상 때문이다.


    56,


    아는 이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이는 알지 못한다. 자랑을 막고, 문을 잠그고, 날카로움을 꺾고, 얽힘을 풀고, 빛과 조화되고, 티끌에 묶이니, 그윽한 묶임이다. 그러므로 아는 자는 친하기 어렵고, 멀리하기 어렵고, 돕기 어렵고, 해치기 어렵고, 받들기 어렵고, 짓밟기 어렵다. 그러므로 아는 사람은 천하에 귀하다.


    허튼소리다. 공자는 향원鄕原들과 말하지 않았다. 향원은 아는척 하는 시골 선비다. 그 바닥을 주름잡는 토박이다. 소인배들과는 말하지 않는다. 아는 이가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곳에 소인배 토박이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왜 소인배를 교육시켜 군자로 바꾸지 않나? 군자는 말이 통하는 사람과 있을 때 당당하게 말한다.


    57,


    올바름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기발한 전술로 군대를 지휘하며, 일하지 않음으로 천하를 얻는다. 나는 어째서 그런지 아는가 하면 이렇다. 천하에 금제가 많아지면 백성은 가난해지고, 백성들에게 물건이 많으면 나라는 더욱 혼란해지고, 사람들이 기술이 많아지면 사람들이 재주가 늘고, 교활해지면 기이한 물건은 더욱 생겨날 뿐이고, 기이한 물건도 많아져서 법령이 늘어나고 도적은 더 많아진다. 그리하여 성인이 말하길, 내가 하는 것이 없어야 백성은 스스로 변하고, 내가 고요함을 좋아해야 백성은 올바르게 되며,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백성은 부유해지고, 내가 욕심이 없어야 백성은 소박해진다.


    아주 나쁜 가르침이다. 첫줄부터 틀렸다. 올바름으로 다스린다는 내용과 기발한 계책으로 용병한다는 내용은 완전히 상반된다. 기발한 용병은 결코 올바른 치국이 아니다. 기발한 전술로 군대를 지휘하면 반드시 뒷탈이 난다. 한 번의 전투는 속임수로 이길 수 있으나, 적이 승복하지 않으므로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 지는 결과로 된다.


    손자병법이 도교사상에서 비롯되니 간악한 나폴레옹이 좋아하여 말하되 ‘내가 진작에 손자병법을 읽었더라면.’ 하고 탄식하였다고. 나폴레옹이 손자병법을 진작에 읽었다면 유럽은 크게 망했을 것이다. 오자병법이나 로마교범은 핵무기와 같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이루어, 적이 승복하게 하므로 전쟁이 완전히 끝나게 된다. 적에게 이쪽의 전술을 다 공개해놓고 이기는, ‘시스템 전쟁’으로 가야 적이 굴복한다. 적이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항복하기 때문이다. 만약 속여서 이기면, 적도 이쪽을 속여먹기 위해 다시 군대를 모집하여 도전해온다. 제갈량이 잔 꾀로 이기니 맹획이 일곱 번이나 재도전한 것과 같다.


    임금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경제가 발전한다는 주장은 재벌이 좋아하는 악질 자본주의 논리다. 물론 멍청한 임금이 경제를 망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낫다. 그러나 진짜라면 당연히 국가에서 개입해야 한다. 물론 이명박이라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아야 좋고 노무현이라면 열심히 해야 좋다.



aDSC01523.JPG


    박근혜가 노자의 무위를 실천하여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보시다시피 경제가 망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가 경제를 열심히 챙기면 경제가 더 망할 뿐입니다. 이명박이 4대강으로 열심히 말아먹은 것과 같습니다. 바보가 열심히 하면 빠르게 망하고 바보가 일하지 않으면 서서히 망합니다. 기본적으로 바보들에게 필요한 가르침은 글자 아는 사람들의 세계에 끼워주지 말아야 합니다. 부지런하게 망하는 이명박이나, 게으르게 망하는 박근혜나 다 노자 부류입니다.  

        



[레벨:11]큰바위

2016.02.14 (05:52:20)

이런 바보들이 나라를 말아먹도록 불구경하는 이 나라를 어땋게 구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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