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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45 vote 0 2024.07.18 (17:19:39)

    선조 임금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의사결정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다. 일단 분량이 많다. 조선왕조 인물의 반이 선조 임금 때 나왔다. 프레임을 버리고 역사를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거기에 점수를 준다. 특이한 것이 천민 출신 한명련 장군에 대한 선조의 관심이다.


    졸병에서 시작하여 2품까지 승진했는데 이순신의 초스피드 승진기록 다음으로 벼락출세한 것이다. 한명련의 말로는 좋지 않았다. 이괄의 난에 연루되어 죽었다. 이괄이 성공했다면 고려시대 이자겸과 척준경이다. 왜 선조는 천민장군의 활약에 관심이 많았을까?


    일본이 침략하면 노비들은 당연히 왜군 편에 붙는다. 실제로 일본 쪽에 많이 붙었다. 왜군에 가담한 조선인에 대한 분노는 이순신의 난중일기에도 많이 나온다. 조선의 선비들은 불교를 탄압하지만 세종대왕은 불교를 비호했다. 신분차별은 왕실에게 불리하다.


    역으로 민중은 왕을 밀어서 귀족을 견제하려고 한다. 절대왕정이 출현하는 이유다. 러시아 짜르가 1차대전을 선포하자 농민 1,500만 명이 군대에 자원했다. 로마노프 왕조가 그렇게 인기가 있었는데 왜 레닌한테 목이 잘려 죽었을까?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최근에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 강형욱부터 백종원까지. 명망가의 배반. 김흥국, 진중권, 나훈아, 이문열, 김홍신. 그들은 왜 배반했을까? 이들의 공통점은 후진국에서 실력이 아니라 운으로 성공한 것이다. 대중의 권력욕이 명망가의 우상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가부장의 권력욕이 교주의 신격화로 연결되는 것과 같다. 백종원의 경우 대중의 욕망을 자극하는 게 일종의 범죄다. 요즘 뜬다는 유튜버들도 마찬가지다. 구독자가 천만이면 천만 명의 추종자를 거느릴 정도의 인격이 되어야 한다. 쯔양은 그만한 인격이 되는가?


    그게 집단의 리스크다. 그런 자들은 자신의 명성을 팔아서 무언가를 사려고 한다. 열등의식 때문이다. 히틀러도 운이 좋았고 트럼프도 운이 좋았고 일론 머스크도 운이 좋았다. 히틀러는 연락병 60명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트럼프는 총알이 슬쩍 피해 갔다.


    이들은 열등감이 있다. 왜? 대중이 자신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의 성공은 본인의 실력 덕분이 아니라 대중의 권력욕에 아부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선조가 한명련을 키워주듯이 일종의 거래를 한 것이다.


    선조는 한명련을 키워주면서 양반 출신 의병장 김천일을 매우 깠다. 여기에도 프레임이 들어간다. 김천일은 말로만 왜군과 싸운다고 떠들며 실제로는 강화도에 숨어 왜군 눈치나 보는 무능한 양반 노인이고 한명련은 천민이지만 진짜 용감하게 싸우는 애국자다.


    선조의 천민사랑도 대중의 우상숭배도 권력적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다들 계산을 하고 있다. 대중과 우상은 서로 상대방을 경멸하면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프로이센 귀족 출신 융커들을 미워하며 히틀러를 우상으로 키워준다.


    융커들이 꼴에 귀족이라고 잘난 척하지만 히틀러 하나도 못 당하네. 김천일이 애국자라고 잘난 척하지만 강화도에 숨어서 나오지도 못하네. 일종의 연극무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히틀러는 대중과 함께 권력게임을 했을 뿐이므로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니들이 써준 대본이잖아. 이들은 자신이 대중의 권력욕에 편승한 괴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열등감이 있다. 열등의식을 보상하는 방법은 정치도박을 하는 것이다. 죽음이 앞을 가로막을 때까지 자신의 행운을 테스트한다. 왜냐면 그래도 늘 이겼으니까.


    개판 쳐도 나를 도와주실 거죠. 하느님? 왜냐하면 지난번에도 개판 쳤는데 도와줬으니까. 이번에도 한술 더 뜨겠습니다. 좋빠가! 이러면서 지옥불을 향해 달려들기를 멈추지 않는다. 문제의 해결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이겨먹으려고 할 뿐. 그래야 정당화된다.


    1. 대중의 권력욕이 우상을 만든다.
    2. 우상과 대중은 결탁하여 공범이 된다.
    3. 우상은 실력이 없으므로 무리한 도박을 한다.
    4. 권력의 쏠림현상에 의해 도박을 하는 사람이 이긴다.
    5. 한 번 도박을 하면 계속 도박을 할 수밖에 없는 깔때기다.
    6. 언젠가는 공세종말점에 도달하며 거기서 무너진다.
    7. 히틀러는 프랑스를 압도하는 독일 인구를 믿고 도박을 했다가 러시아 인구에 깨졌다.
    8. 일본은 일본제국 한, 대만, 일본, 만주 인구 1억 믿고 도박했다가 미국 인구에 깨졌다.
    9. 꼬맹이가 장난감 전차를 좋아하듯 소인배는 권력의 폭주라는 장난감 그 자체에 중독된다.
    10. 대중에게 아부한 명망가는 지속가능성 부재로 인한 한계에 대한 대비가 추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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