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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128 vote 0 2015.12.08 (16:03:19)

     

    구조냐 창조냐 그것이 문제로다.


    세상이 처음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여기에 대한 견해로는 창조론과 구조론이 있다. 세상은 창조되었거나 아니면 구조된 것이다. 다른 견해는 없다. 창조론은 논할 가치가 없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창조론은 사실 아무 것도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신에게 답을 떠넘긴다. ‘컴퓨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컴퓨터 공장에 가서 물어봐라!’ 이건 답이 아니다. 비겁하게 도망치는 짓이다.


    컴퓨터는 반도체로 만들어졌다. 분명히 답할 수 있다. 컴퓨터를 공장에서 만들었든, 하느님이 만들었든, 아니면 하느님 할아버지가 만들었든 상관없이 컴퓨터를 반도체로 만든건 사실이다. 반도체에서 컴퓨터의 핵심적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해도 답은 구조론이라는 말이다. 자동차는 내연기관에 가솔린을 폭발시켜 구동한다. 실린더 안에서의 가솔린 폭발에서 자동차의 핵심적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분명하게 답할 수 있다. 자동차를 어떻게 만들었느냐는 물음에 ‘현대자동차가 만들었잖아.’ 하는건 답이 아니다. 동문서답이다.


    곤란한 질문을 당하여 옆사람에게 질문을 토스한다면 비겁한 태도다. ‘지구본이 왜 23.5도 기울었느냐?’는 물음에 ‘그거 내가 안그랬는데요?’ 허튼소리다. 창조라는 말이 국어사전에 올라있기는 있지만 내용이 없는 허어虛語다. 조리있게 답하지 않고 신에게 토스한 거다. 진지한 사람이라면 이런 식의 조잡한 말장난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견해로는 오직 구조론이 있을 뿐이다. 70억 인류 중에서 이 근원의 물음에 성실하게 답한 사람이 지금껏 한 사람도 없었다.


    과학자들은 양자역학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는 귀납적 접근이다. 만들어져 있는 물질을 탐구할 뿐 만들어가는 과정을 탐구하지 않는다. 방향이 다르다. 과학은 이 물음에 답할 정도로 발전해 있지 않다.


    구조론의 답은 ‘수학적 구조에 에너지를 태워 복제하는 방법으로 세상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거기서 핵심적 의사결정이 일어났다. 에너지에서 물질이 나왔고, 물질에서 공간이 나왔고, 공간에서 시간이 나왔고, 시간에서 정보가 나왔다. 이는 일work의 1 사이클이다.


    세상은 일의 원리인 대칭원리와 복제원리에 의해 만들어졌다. 세상을 신이 만들었든, 아니면 신의 할아버지가 만들었든, 혹은 무에서 저절로 생겨났든 상관없이 일은 적용된다. 창조되든 구조도된 혹은 그냥 생기든 그것은 모두 일work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창조된 것이 아니라 구조된 것이다. 세상은 과학계의 묵은 가설과 달리 원자가 집합된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구조된 결과다. 정리하자. 시간과 공간이 원래 있었는데 어쩌다가 물질 알갱이가 집합되어 만들어졌을 거라는 가설은 진지한 답변이 아닐 뿐 아니라 빅뱅이론이나 양자역학과 배치된다. 시간과 공간이 원래 있었다면 역시 답한 것이 아니다.


    그 시공간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를 묻고 있다. 인간은 원래 있는게 아니고 1천만년 전부터 시작된 진화에 의해 만들어졌다. 인간은 무한히 먼 옛날부터 원래 지구에 있었다고 답한다면 역시 답한게 아니다. 얼버무린 것이다.


    원래는 지구도 없었고 태양계도 없었다. 우주는 빅뱅이후 진화된 것이며 생명 역시 DNA와 효소에 의해서 진화된 것이며, 인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진화되었다. 핵심적인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점을 찍어서 말해야 한다. 구조론의 답은 의사결정원리다.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를 따라간 것이며 그것은 집합이 아니라 구조다.


    과학의 답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옛날버전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시간과 공간은 원래 있고 어쩌다가 거기에 원자가 집합되었다는 가설이고 최신버전은 양자역학에 기대를 걸 뿐 확실한 입장이 없다. 즉 모른다는 말이다. 종교의 답은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것인데 창조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즉 모른다는 말이다.


    종교는 신에게 구체적인 창조방법을 물어보고 와야 된다. 첫날에 어쨌고 둘쨋날에 어쨋고 하며 딴전피운다면 곤란하다. 첫날 둘쨌날이 있다면 이미 세상은 있는 거다. 설사 신이 창조의 노하우을 알려준다 해도 신 자신은 어떻게 창조되었느냐 하는 물음이 남아있으므로 역시 답한게 아니다. 과학도 종교도 이 물음에 답하지 않는다. 그렇다. 이 물음에 답해야 인류는 한 걸음 더 진도를 나갈 수 있다.


    부족민은 주술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둔갑이나 마법, 초능력 따위로 얼버무리기 좋아한다. 이들은 진지하게 사물을 대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태만이 용인된다면 인류에게 희망은 없는 거다. 과학은 에너지 흐름에 주목한다.


    인과율로 에너지를 때려 원하는 답을 얻는다. 과학은 율곡선생의 과거시험 답안 ‘천도책’처럼 얼버무리지 않고 제법 진지하게 답변한다. 어디를 때려야 하는지 알고있다. 율곡은 ‘임금의 마음이 바르면 어찌 천지의 기운이 호응하지 않겠는가’ 하고 얼버무렸다. 허튼소리다. 활을 쏠 때는 과녁을 맞추어야 한다.


    과녁을 가리키지 않고 ‘임금 니가 알아서 잘해봐라’는 식은 곤란하다. 그러나 과학의 인과율도 무딘 칼이다. 입력과 출력만 살핀다면 자동차의 주유구와 바퀴만 살피는 격이다. 인과율은 엔진을 뜯어보지 않았다. 핵심적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점을 살피지 않았다. 반도체 속을 들여다보지 않고 메인보드만 만져보는 격이다. 핵심적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점을 타격해야 한다. 급소다. 구조다.



   DSC01488.JPG


    신이 창조했다면 역시 신이 창조라는 일을 한 것입니다. 일이 근본이고 신은 일당받고 노가다 뛴 셈입니다. 신을 섬기는 짓은 스마트폰은 잡스가 파는데 스마트폰 매장에서 일하는 알바를 섬기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창조가 3D업종이기는 합니다. 구조의 복제는 자동진행이므로 그러한 수고로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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