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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185 vote 0 2015.11.28 (21:55:32)

  

    언어는 복제다


    인간의 사유는 백퍼센트 연역이다. 복제한 것이다. ‘1+1=2’는 배워서 아는 것이고 ‘2+2=4’는 아는 지식을 바탕으로 복제한 것이다. 귀납은 다른 사람에게 생각을 전달하는데 쓰거나 혹은 자신을 납득시키는데 사용된다. 귀납은 사유가 아니라 사유를 가공한 것이다. 뇌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구조는 연역 뿐이다.


    두 사람이 의사소통하려면 수준이 낮은 쪽의 기준에 맞춘다. 대학생과 초등학생이 대화하려면 초등학생의 용어를 써야 한다. 개와 의사소통하려면 개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 타인이나 자신을 납득시키려면 지적 손실이 일어난다. 귀납의 폐해다. 연역으로 알아낸 지식 중에서 일부를 귀납으로 자기것을 만든다.


    인간은 연역하면서도 연역하는 방법을 모른다. 연역은 그냥 생각이 떠오른다. 뇌 안에서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모른다. 뇌가 복제한 것이다. 처음에는 손짓발짓으로 자연의 움직임을 복제했다. 불이 활활 타면 화火, 물이 술술 흐르면 수水, 바람이 붕붕 불면 풍風이다


    . 이는 자연복제다. 입으로 들어가는건 입入, 침을 뱉듯이 입 밖으로 나가는건 출出이다. 출은 입을 반대로 발음한 것이고 내內는 외外를 반대로 발음한 것이고 무無는 유를 반대로 발음한 것이다. 호呼는 흡吸을 반대로 발음한 것이다. you는 my를 반대로 발음한 것이고, 아빠는 엄마를 반대로 발음한 것이다. 너는 나를 반대로 발음한 것이다. 역시 복제다.


    견犬는 개 짖는 소리 컹컹을 복제한 것이며 거위는 거위의 울음소리를 복제한 것이고, 벌이나 bee나 봉蜂이나 모두 벌소리를 복제한 것이다. 까마귀는 까마귀 울음소리에서 나온 것이며 chat은 참새소리 짹짹을 복제한 것이다. 어원을 넘어, 어근까지 따져보면 백퍼센트 복제다. 언어는 입술과 턱과 구강과 혀와 이의 동작을 복제하거나 동물의 울음소리를 복제한다.


    혹은 기존의 단어를 살짝 틀어서 쓰는데 역시 복제다. 틈, 뜸, 짬, 참, 띄엄, 띄움, 드문, 땜, 때움, 뗌, 토막, 도마, 돔, 도미, 두메는 모두 같은 term, time을 살짝 틀어서 대량으로 복제한 것이다. 혀를 뗐다가 다물면 time이 발음된다. 입을 뗐다가 다무는게 틈이다. 이를 보이면 이가 발음되고, 이를 귀쪽에서 발음하면 귀가 되고, 코쪽에서 발음하면 코가 된다.


    인간의 언어가 백퍼센트 복제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인간의 뇌 사용법이 복제를 기본으로 한다는 의미다. 단 자신이 복제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나가 너를 반대로 발음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오다가 가다를 반대로 발음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혀로 당기면 당기다가 발음되고 입술로 밀면 밀다가 발음된다. 아기가 언어를 쉽게 배우는 이유는 아빠가 알려주지 않아도 뇌가 언어의 복제원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은 몰라도 뇌는 안다. 그게 깨달음이다.


    연역은 자연의 원형을 복제한다. 그냥 가져다 쓴다. 원형은 소통을 근거로 한다. 소통에 성공하면 채택되고 실패하면 기각된다. 소통에 성공한 것은 복제한다. 눈을 찡긋하면 두 눈 중에서 한쪽 눈을 감은 것이다. 눈으로 보되 반은 보고 반은 감는다? 즉 보고도 모른척 한다. 이 정도는 말 안해도 알아듣는다. 그것이 인간의 깨달음 능력이다. 눈치코치다. 모든 인간에게 이러한 능력이 있다. 이런 것을 말로 일일이 설명한다면? 불가능하다. 언어가 발달하지 않은 부족민이나 어린이라면 말이다. 깨달음은 무의식적 언어감각을 의식적으로 쓰는 것이다.


    문제는 복제의 수준이다. 언어를 구사하여 내가 의도하는대로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다면 연역은 성공이다. 대개 낮은 수준의 연역이다. 불완전하다. 눈으로 찡긋해서 가벼운 의사를 전달할 수 있으나 뉴턴의 역학을 전달할 수 없다. 많은 경우 언어로는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 그래서 세상에 전쟁이 있고, 불화가 있고, 갈등이 있다. 언어의 레벨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깨달음이다.


    왜 서로간에 말이 통하지 않는가? 배후에 한 층이 더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동사로 출발한다. 동작은 손짓으로 전달할 수 있다. 동물도 약간은 가능하다. 개는 이를 드러내어 자신이 화가 나 있다는 표시를 한다. 개는 알아듣는다.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것은 반갑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여기에 있으니 나를 보라는 뜻이다. 자기 항문냄새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인간은 못 알아듣는다.


    언어는 동사로 출발한다. 동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동사의 배후에 명사가 있다. 여기서 동물과 인간이 갈린다. 동사에 명사가 붙으면 문장이 되고, 문장의 진술 앞에 전제가 붙으면 명제가 되고, 명제에 조건문이 붙으면 담론이 된다. 언어의 완성이다.


    그런데 일상적인 대화는 주고받기로 되어 있다. 즉 내가 동사를 말하면 상대가 명사로 대꾸하고, 상대가 진술로 받으면 내가 명제로 대꾸하는 식의 핑퐁식 말하기다. ‘간다.’ ’서울?‘ ‘서울 병원에 간다.’ ‘아! 어머니 문병하러?’ ‘그래. 어머니 병환 때문에 서울에 다녀와야 한다.’ 대화를 하면서 점차 문장을 만들어 간다.


    깨달음은 간단하다. 배후에 한 층이 더 있다. 동사 앞에 명사 있다. 동사만 말해도 명사가 숨어있음을 알아채야 한다. 언어의 기본은 진술이다. 진술 앞에 전제 있다. 숨은 전제 찾기다. ‘먹었다’고만 콩떡같이 말해도 ‘아하! 밥을 먹었구나’ 하고 찰떡같이 알아먹어야 한다.


    ◎담론(조건문+용례문)≫명제(전제+진술)≫문장(주어+술어)≫어구(명사+동사)≫동사.


    문법이 다양하므로 딱 이렇게 되는 것은 아니나 구조가 있다. 일상의 대화는 진술 위주이며 숨은 전제를 찾는게 깨달음이다. 대부분 전제를 생략한다. 왜? 일단 전제를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전제를 가리키는 단어가 없다. ‘선생님이 지금 골났으므로 이렇게 하자.’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그냥 옆구리 쿡 찌르는 걸로 ‘선생님이 화가 났다.’는 상황설명이 대체된다. 전제는 분위기인데 분위기는 말로 설명하는게 아니고 그냥 눈치채야 한다. 왜냐하면 그 상황은 미묘한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트 중에 ‘지금 화장실이 급해서’.. 이렇게 상황설명을 하기 어렵다. ‘속이 거북해서..’ 라고 말해야할지 ‘똥이 마려워서’라고 말해야할지.. 물방귀를 뀌었는데 팬티가 젖어서.. 차마 말하지 못한다. 그냥 ‘바빠서 이만..’ 하면 눈치로 알아먹어야 한다. 특히 여성은 남자가 모르는 이유 30가지 더 있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인간의 일상어는 대부분 전제를 말하지 않으며 새누리당의 못된 말은 더욱 전제를 숨긴다. 사이비들은 주어가 없는 불완전한 문장을 말한다. 말하고 싶어도 그것을 표현할 능력이 안 된다.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말은 불완전한 말이다. 진술은 있는데 전제가 없다. 왜 도는지 설명을 안했다. 언어감각만으로 만유인력을 발견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까지 가능하다.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채워야 할 포지션이 빠져 있다는 것이 딱 보인다. 알프레드 베게너의 판구조론은 100년 전에 나왔지만 30년간이나 인정받지 못했다. 진술은 있는데 전제가 없다. 문제는 진술이 확고하다면 열심히 뒤져서 전제를 찾아내면 되는데, 대개 진술을 부정하는 오류를 범한다는 점이다. 이는 근대과학의 병폐다. 학계가 아직도 잘못된 방법론을 고수하고 있다. 전제가 부실해도 진술이 확고하면 일단 받아들여야 한다. 병이 났으면 원인을 몰라도 병이 나긴 난 것이다. 그런데 ‘귀신들렸다.’는 식으로 진술을 왜곡하면 그게 타파되어야 할 무지다.


    ◎ 과학 – 확고한 진술에 맞추어 숨은 전제를 찾는다.
    ◎ 무지 –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추어 진술을 왜곡한다.


    부분을 말해도 전체를 알아먹어야 깨달음이다. 답은 관계 속에 있다. 보여지는 대상과 보는 관측자의 숨은 관계를 깨닫기다. 그 전달 과정에서 정보는 한 번 뒤집어진다. 보여지는 대상 자체의 연출과정에서 한 번 더 뒤집어진다. 모든 존재는 두 번 뒤집어봐야 정확하다.


    ◎ 역설 1 - 존재 자체의 연출과정에서 팩트가 한 번 뒤집어진다.
    ◎ 역설 2 - 인간의 관측과정에서 다시 한 번 팩트가 뒤집어진다.


    관계는 복제의 플랫폼이다. 자연의 패턴은 에너지가 플랫폼을 쓰기 때문이다. 플랫폼에 에너지를 입력하면 동일한 패턴이 반복적으로 출력된다. 자연은 대량으로 구조를 찍어낸다. 질≫입자≫힘≫운동≫량이다. 거기에 상호작용의 살을 입히면 세상은 크게 이루어진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문법에 따른 포지션을 찍어내는 것이며 거기에 단어를 입히면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우리가 아는 것은 량이다. 량은 소리와 색깔과 냄새와 촉감의 형태로 인간의 뇌에 침투한 패턴이다. 량은 운동에 의해 조직되고, 운동은 힘에 의해 조직되고, 힘은 입자에 의해 조직되고, 입자는 질에 의해 조직된다. 그것이 관계다. 누가 누구를 찍어내느냐다. 부자관계도 있고 부부관계도 있다. 자연에도 부부와 부자가 있다. 언어에도 부자와 부부가 있다.


    원인과 결과는 부자관계다. 여당과 야당은 부부관계다. 의사결정할 때는 평등한 부부를 이루었다가 에너지를 투입하여 일하면서 부자로 바뀐다. 깨달음은 부부의 대칭을 찾고 다시 이를 부자의 그릇에 담아내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 순서도는 평등한 수평적 부부관계와 불평등한 수직적 부자관계를 나타낸다.


    13.jpg


    언어는 컴퓨터 프로그램 순서도와 같다. 수평적 조건문과 수직적 반복문을 중심으로 5단계를 이룬다. 순서도의 시작단계까지 올라가야 한다. 물고기가 미끼를 보았다면 물 밖에 낚시꾼이 숨어 있다. 안 봐도 비디오다. 관계라는 플랫폼이 있다. 우리는 양을 본다. 양의 배후에는 운동, 운동의 배후에 힘이 있다.


    보통 이 정도에서 사유를 멈춘다. 운동과 양은 눈으로 보면 보인다. 정확하게는 양만 관측된다. 우리는 운동을 본다고 착각하지만 정확하게는 뇌가 양을 운동으로 해석한 것이다. 힘은 보이지 않지만 근육을 보고 추측할 수 있다. 속도는 눈으로 보고 짐작하지만 토크는 잘 짐작하지 못한다. 디젤차가 토크가 좋다는건 배워서 아는 것이다. 그러나 아는 사람은 오승환의 돌직구를 보고 토크가 좋다는 사실을 안다. 속도는 같은데 오승환 공에는 방망이가 밀린다.


    ◎ 양은 정확히 관측되나 매커니즘이 은폐되므로 해석오류가 있다.
    ◎ 질은 관측할 수 없으나 메커니즘을 적용하면 해석이 바르다.


    태양이 지구를 돈다. 양의 판단이다. 양은 의심할 수 없다. 양은 정확하게 계측된다. 그러나 오히려 그럴수록 배후를 의심해야 한다. 눈으로 관측한 양은 정확한데 배후의 숨은 메커니즘에 속는다. 관계를 속인다. 데이터는 맞는데 해석오류다. 반면 질은 눈으로 관측이 안 되지만 메커니즘은 진실이다. 질은 속일 수 없다.


    질 뒤에 입자와 힘과 운동과 양이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가난한 흥부가 자신이 부자라고 속여봤자 뒤에 따라오는 24명의 자식들 때문에 들킨다. 흥부아들은 속일 수 있다. ‘제가 놀부아들이걸랑요.’ 양이 정확하게 계측되지만 도리어 양을 속인다. 질은 계측되지 않지만 메커니즘 때문에 속이지 못한다.


   


[레벨:10]다원이

2015.11.29 (00: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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