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오류는 세상이 동적 존재임을 간과한 데서 일어난다. 사건은 현재 진행중이다. 모래시계는 여전히 모래를 떨어뜨리고 있다. 1층에서 인간이 성취한 것을 2층에서 떨어진 모래가 덮어버린다. 인간은 1층에서의 반짝 성공을 기뻐하지만 잠시후 2층이 개입하여 그 성공을 무효화시켜 버린다. 그렇다면? 2층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2층은 동적이고, 가변적이고, 보다 부드러운 세계다. 1층은 낱낱이 떨어져 있지만, 2층은 서로 엮여 있다. 1층은 떨어져 있으므로 하나씩 격파하면 된다. 2층은 엮여 있으므로 전략을 써야 한다. 1층은 항우의 용맹으로 이기고 2층은 한신의 전략으로 이긴다. 1층은 곧바로 공을 맞추면 되지만 2층은 쓰리쿠션으로 한 바퀴 돌아서 맞춰야 한다. 1층은 작살로 물고기를 찌르면 되고, 2층은 그물을 쳐놓고 반대쪽에서 몰아야 한다. 1층은 힘으로 해결하면 되고, 2층은 기술을 써야 한다. 깨달음으로 2층의 공략법을 마스터해야 한다.
인간이 2층을 못 보는게 아닙니다. 본다한들 전달할 수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언어의 대화는 둘이서 하는 것이며, 언제나 나쁜 쪽에 기준을 맞춥니다. 고수와 하수의 대화는 하수를 기준으로 해야 말이 통합니다. 그래서 나빠지는 거죠. 전달할 수 있는 한도에 맞추어 사유의 레벨을 떨어뜨리는게 인간의 실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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