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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258 vote 0 2015.12.16 (17:40:47)

     

    진리란 무엇인가?


    유교의 중용사상에는 성性도道교敎 개념이 있다. 존재의 본성에서 인간이 마땅히 가야할 도가 나오고, 그 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교다. 자연의 법칙을 인간이 본받는다는 이야기다. 자연과 인간의 대칭성을 보고 다시 대립을 넘어 합일로 나아가기다. 대칭된 자연의 성과 인간의 교를 중간에서 연결하는 것은 도다. 중용의 도에 의한 성과 교의 합일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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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한 가지 사유의 모형이다. 이후 무수히 복제되는 패턴이다. 동중서의 천인감응설을 연상할 수도 있다. 성도교 개념을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텔레파시 같은 것으로 인간이 하늘과 직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 텔레파시가 강하면 천자가 된다나. 성도교 개념은 이후 주자와 율곡의 이기설로 발전하고 있다.


    영어 truth나 국어사전의 풀이는 싱겁다. 그냥 ‘참’이란다. 참된 이치? 그런데 이치가 뭐지? 이치는 메커니즘이다. 메커니즘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다. 리理는 결이다. 어떤 둘이 갈리고 합쳐지는 지점이 리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로 갈라지는 지점이 있다. 춘분과 추분 동지와 하지다. 사건에 의해 한 줄에 꿰어지는 각 의사결정지점이 리다.


    진리라는 말이 힘을 갖는 것은 진리가 복제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냥 참이라고 하면 명사가 아닌 동사에 가깝다. 의미없다. 구조론의 진리는 첫째 세상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며, 둘째 그 연결의 각 마디마디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난다는 것이며, 셋째 하나의 원본이 널리 복제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려면? 그것은 진화다. 우주의 진화, 물질의 진화, 생물의 진화, 조직의 진화, 역사의 진보에 의해서 진리의 메커니즘은 완성된다.


    식물의 씨앗에는 배아가 있다. 장차 나무로 자라날 기초가 숨어 있다. 생물에 유전인자가 있듯이 그것이 잠복해 있다. 그것을 연결시키는 것은 사건이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이어간다. 계절은 원형이정으로 이어간다. 그러므로 진리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우주와 물질과 생명과 조직과 역사를 단일한 사건으로 보는 관점이다. 작품의 기획단계에서 제작, 완성, 발표, 평가에 이르기까지 연결된다. 호응된다. 처음과 끝이 호응되고 원인과 결과가 호응된다. 무대와 객석이 호응되고 작가와 관객이 호응된다. 질문과 대답이 호응되고 탄생과 낳음이 호응된다. 호응되지 않고 각각 따로논다면 진리는 없는 것이다.


    진리가 단순히 참과 거짓의 판단에 대한 개념이라면 그것은 말에 대한 것이다. 말하지 않으면 참도 거짓도 없다. 천만에. 인간의 언어와 상관없이 진리는 있다. 진리가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이유는 짝짓기 때문이다. 맞는 짝을 찾아야 한다. 즉 대칭된다는 말이다. 도장을 찍거나 사인을 하는 것은 자물통과 열쇠처럼 맞는 짝인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인간이 말로 떠들었기 때문에 참인지 거짓인지 판별하는게 아니라 우주의 존재방식이 근본 짝짓기 방법이므로 대칭되는 파트너를 찾아야 하고 그래서 진리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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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칭-짝짓기가 우주의 기본원리이므로 맞는 짝을 찾아야 하고, 맞는 포지션에 가서 서 있어야 하고, 맞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 내게 패스가 오면 동료에게 공을 전달해야 하고, 그러므로 진리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원인과 결과를, 시작과 끝을, 임무와 실행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그 연결을 완성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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