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 하나 - 적응과 부적응>
인간에게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난제는 오히려 희소식일 수도 있지 않을까. 적응을 못하니 자꾸자꾸 다른 방향에서의 방법을 모색하게 되는게 사람이므로..., 인간이 잘 적응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일까...?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어 편안해지면 인간은 그것을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몸에 딱 맞는 그런 것은 없다. 일찍 몸에 맞는 것을 찾을 수도 있고 늦되게 점진적으로 완성해가는 것도 있다.
적응을 한다는 것은 뻗어갈 수 있다는 말인과 동시에 고착화되어 그것에 파묻힌다는 말도 된다.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사람이 그럼에도 무엇인가 눈에 보여지게 뭔갈 한다면, 어느정도 거기에 적합하다는 뜻도 된다. 단지, 그 안에 갇혀서 뻗어갈 수 없어서 괴로운 것이다.
인간이 벽을 느끼는 이유는, 적응을 못하는 이유는, 괴로운 이유는, 뻗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공간적 심리적 확장이 안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공간에서 시간을 살고 있다. 인간은 시간속에서 존재한다. 인간은 시간을 통해 존재를 드러내고 존재를 완성해 나간다. 자신의 인생을 지금 이 공간만이 아닌 태어나서 죽을때까지를 하나의 단위로 여겨야 한다. 그 시간의 단위가 자기이다. 그 자신의 시간의 단위에서 역사와 세계에서 자기의 시간적 위치를 인식하게 된다. 그 시간의 흐름이 끊기면 존재는 죽는다. 그때 존재는 없는 것과 같다. 매순간 죽지 않고 사는 이유는 자기단위의 시간속을 인간이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응을 하는지 못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버틸만큼 버텨보아야 더 잘 보이는 법이다. 산다는 것에 대한 적응도 살아봐야 아는 것이듯, 산다는 것에 적응을 하지 못하면 인간은 그때 괴롭다. 너무나 많은 벽들에 의해 인간이 압박을 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 부적응에 의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나간다. 숨통을 찾아서 끊임없이 움직인다. 인간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 존재다. 비록 몸이 잘 움직여 지지 않더라도 인간의 마음은 끝없이 움직이고 있고, 그 움직임을 정신은 따라가며 확장한다. 그리고 몸을 움직이게 한다.
적응이란, 인간을 편안하게 하기도 하고 또 인간을 정체되게 하기도 한다.
적응이란, 시간의 축적에 의해 인간에게 뻗어갈 힘을 주기도 하지만, 뻗어간 그 지점에서 다시 적응을 해야 하는 난제가 있다. 뻗어간 그곳에 적합한 몸이 만들어지는 동안 시간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부적응의 문제가 나타난다. 부적응의 힘이란, 인간에게 다른 방향을 모색하게 한다. 완전히 턴을 하여 전혀 다른 시도를 할 수도 있고 방법만을 바꿀 수도 있다. 여기서 선택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거 아니면 저것인 그런 선택이 아니라, 무수하게 많은 것에서 하나를 골라내는 그런 선택이다. 그 선택은 그래서 객관식이 아니다. 스스로 하나를 찾아야 하는 지극히 주관적 선택이다. 선택 하였다면 추진과 버팀이 필요해진다.
이러한 과정이 그 어떤 시작이라도 똑같이 적용된다라는 것은, 일이란 패턴의 반복을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 한다. 적응 <->부적응이 대칭을 이룬다. 적응을 했다면 하던 것을 계속 하는 것이고, 부적응이라면, 대칭을 깨고 새로운 방향 모색이다.
적응, 부적응 모두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어찌되었든 확장과 뻗어나감을 주지만, 부적응이 주는 파워가 더 크다고 여겨진다. 부적응은 대칭을 깨야만 하기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로 해진다. 대칭이 만들어 지는 과정에서도 이미 에너지가 소요되고 있다. 대칭을 만들려면 먼저 공간에서 시간을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서도 인간은 움직이고 있다. 대칭이 만들어 지는 동안 적응과 부정응은 부단히 갈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칭이 만들어져 대칭을 깬다면, 이미 그 상태는 새로운 적응과 같다. 구조를 본 것이기 때문이다. 대칭을 깬다는 것은 에너지가 있다는 말이 된다. 어쩌면, 이 대칭을 만들지 못해서 인간이 괴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대칭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은 에너지가 풀로 가득찼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 대칭을 깨면 비대칭 상태가 되는데, 비대칭은 곧 새로운 방향성이다. 대칭을 깨면 에너지가 생긴다. 그 힘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가게 된다. 이 방향성이 진짜 적응 상태라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