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첫 번째 물음은 세상의 존재는 무엇으로 되어 있는가이다. 아무도 이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세상은 존재로 되어 있고 존재는 에너지에 질서를 심어 이루어졌다.
공간의 대칭은 총알의 충돌처럼 외부에서 성립한다. 시간의 대칭은 내부에서 작동한다. 내부의 것을 외부로 끌어내면 사건은 시작된다. 비로소 존재의 단위는 작동을 시작한다. 충돌하는 두 힘이 같으면 대칭을 이루어 교착된다. 공간의 건축이다. 한쪽이 크면 흡수되거나 혹은 파괴된다. 공간의 구축은 태초의 에너지 요동에서 두 힘이 대칭을 이루면서 시작되었다. 세상은 이루어졌다.
인간이 집을 짓거나 자동차를 제작할 때는 작은 것을 모아 큰 것을 이룬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럽지 않다. 자연은 자연스러워야 하므로 이런 번다한 절차를 쓰지 않는다. 자연은 실이 얽히듯 있는 것이 꼬인 것이다. 자연은 쉬운 길로 간다.
원자는 집을 짓는 인간의 방법이다. 에너지는 생명을 키우는 자연의 방법이다. 자연의 방법을 쓰면 포드시스템을 쓰지 않아도 이미 포드시스템이다. 일괄타결 된다. 물질과 공간과 시간의 조립문제가 해결되어 있다. 자연의 대칭성 하나로 모두 설명한다. 에너지가 요동치면 물질은 저절로 생긴다. 번거롭게 원자를 일일이 조립하지 않아도 된다.
구조론을 공부하면 근대과학을 떠받치고 있는 인간의 사유수준이 얼마나 유치한지 깨닫게 됩니다. 왜 과학이 종교를 못 이기는지, 왜 과학에 의지하는 진보가 생존본능에 의지하는 보수를 못 이기는지 알아채게 됩니다. 그 과학이 틀렸고 그 진보가 틀렸기 때문입니다. 크게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에너지와 하나되어 에너지가 가는 길을 가야 합니다. 에너지와 분리된 과학은 죽은 과학입니다. 모든 것은 에너지 자체의 논리로 설명되어야 합니다. 에너지는 눈이 없고 코도 없고 귀도 없는 무규정적인 것입니다. 분리와 결합의 단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혼돈에 일곱개의 구멍을 뚫어 마침내 죽인 자는 누구일까요? 진보입니다. 구멍을 뚫지 말고 그 에너지에 그냥 올라타야 합니다. 에너지는 칸을 나누면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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