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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627 vote 0 2017.07.11 (16:46:11)

     

    불은 불로 끈다.


    자연이냐 인간이냐! 에너지냐 관측이냐! 자연의 존재는 사건이다. 사건은 진행된다. 인간의 언어는 약속이다. 약속을 정하려면 그 사건을 정지시켜야 한다. 각주구검과 같다. 강물에 빠뜨린 칼을 회수하려면 항해하는 배를 정지시켜야 한다. 우리의 언어는 약속에 맞추어져 있다. 약속이 사건의 진실을 방해한다.


    사건은 불이다. 약속을 지키려고 불을 꺼트리는 실패를 저지른다. 약속하기 쉬운 쪽으로 맞추다 보면 진실에서 멀어져 있다. 약속을 어기고 사건을 살려야 한다. 술은 삭혀야 한다. 사랑은 성숙해야 한다. 고기는 숙성해야 한다. 과일은 익어야 한다. 의리도 성숙해야 하고 믿음도 숙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보라.


    인간은 사랑을 고착시키려 한다. 의리를 고착시키려 한다. 그러다가 사랑에서 섹스로 퇴행하고 신의는 조폭의 의리로 퇴행한다. 사랑이 익지 않는다. 술이 익지 않는다. 불이 타지 않는다. 사건이 진행되지 않는다. 약속을 지키려 할수록 오히려 약속이 어긋나게 된다. 믿음을 지키려 할수록 믿음에서 멀어진다.


    종교인들의 퇴행과 같다. 굳게 믿을수록 진정한 믿음에서 멀어진다. 믿음은 불이기 때문이다. 불은 타야 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약속을 지킬수록 진실의 약속에서 틀어진다. 변하지 않는 사랑과 변하지 않는 믿음과 변하지 않는 의리는 가짜다. 변하지 않는 사랑은 섹스뿐이고, 변하지 않는 믿음은 사이비다.


    변하지 않는 의리는 조폭의 의리다. 진짜는 변한다. 관측은 타인과 공유되며 그것은 수동반응이다. 사유는 능동조직이어야 한다. 안철수의 무반응은 사건의 정지를 기다리는 것이다. 안철수는 강물에 빠뜨린 칼을 찾기 위해 항해하는 배를 세운다. 언어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유미의 타는 불을 끄려고 한다.


    이유미를 껐는데 국당이 꺼졌다. 작은 약속을 지키니 큰 약속이 틀어졌다. 안철수의 작은 약속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사죄하면 거짓말이 되므로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가 될세라 검찰이 발표할 때까지 사죄하지 않는다. 작은 이유미 화재를 진압하려니 국민의당이 불타버렸다. 불은 불로 끈다.


    안철수를 태워야 국당이 산다. 거짓 새정치를 버려야 성숙한 정치가 된다. 언어의 약속을 깨뜨려야 진리와의 약속이 산다. 개인의 약속을 버려야 집단의 약속이 산다. 자연의 에너지 진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다. 인간의 관측과 공유가 또다른 사건이다. 두 사건이 충돌하므로 하나를 버려야 한다.


    인간의 언어를 버려야 자연의 언어가 산다. 타인과 정보를 공유하려다 보니 인간의 사유가 깨졌다. 진보의 약속을 지키려 하니 진보정당 진보가 유치해졌다. 진보는 불이어야 한다. 불은 스스로를 태운다. 정의당을 불 질러야 진보가 살아난다. 노무현 불을 끄려다가 진보의 불을 꺼트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언어를 버려라. 약속을 어겨라. 그럴 때 술은 익고, 고기는 숙성하고, 사랑은 성숙하고, 의리는 발전하고, 신뢰는 굳건해진다. 어설픈 사랑, 어설픈 신뢰, 어설픈 의리, 어설픈 약속, 그것은 가짜다. 언어로 만들어진 모든 약속은 가짜다. 진짜 진보는 언어에 없고 불 속에 있다. 진보는 스스로 불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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