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시간
나를 내가 넘어서도록 기다려야 하는 시간
인간에겐 인생에서 몇번쯤은 짐승의 시간들을 견뎌야 하는 순간들이 온다
무덤에서 무덤을 파헤치고 살아서 걸어나와야 할 시간
공간이란 인간에게 늘 무덤이다
공간이 무덤이 아닌적이 있었던가
살아서 걸어나온다는 것이 무엇인가
늘 살아 있는데
뭘 또 살아서 나오란 것인가
짐승이 울부짖는 시간을 견디라는 것
자기안의 온갖 것들이 발악을 할때
그 발악을 냉정하게 지켜보는 또 하나의 눈을 뜨라는 것
이 발광이 잦아들때
인간은 자기를 통합하게 된다
내가 내가 아님을
이 시간을 칼날처럼 관통하며 알게 된다
오직 혼자서 지독하게 맞서야 하는 시간
공간에서 그 시간을 고독하게 견뎌내는 것
그 고독이 주는 여유를 느껴야 하는 것
이것이 즐길줄 아는 것
그 짐승의 시간이 만들어 내는 미로를 관통할때
인간 스스로의 빛이 나타나는 것
짐승의 시간 동안은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것
그 게임의 장에서 홀로 견디며 빛이 나타나는 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
이것은 아무도 개입할수도 없는 철저하게 고립된 그 자신만의 시간
두려워서 무덤안에 갇히던가
무덤을 파 헤치고 걸어 나오든가....
오직 혼자만의 시간
짐승의 시간을 뚫고 나올때 인간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멋진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