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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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2]id: chow
read 1248 vote 0 2024.08.16 (02:46:50)

이제 남은 인공지능의 난제는 동영상인식과 액션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단서가 까마귀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사실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문어도 꽤 한다고 하는데, 실험하는 걸 보니 생각처럼 지능의 증거가 많지는 않은듯. 


암튼 까마귀는 좁쌀만한 두뇌로도 어떻게 침팬지 보다도 더 높은 지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전 까마귀가 다른 동물에 비해 모방이 쉬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더 많이 모방한 동물이 더 똑똑합니다. 


근데 챗지피티 같은 건 이미 다 되는 거 아니냐고요? 전혀요. 실제로 까보면 무식하고 비효율적으로 학습합니다. 그런데도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 성능이 안 나오는 게 더 문제기도 하고요. 게다가 전기는 소형원전을 써야 할 정도로 많이 잡아먹습니다. 뉴스에 나오던데, 정확한 통계는 아니겠습니다만, 현재 모든 인공지능 기업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매해 60조원은 벌어야 한다고 하네요. 인공지능은 돈 잡아먹는 하마입니다. 그러다보니, 과학자들은 근본적으로 비용을 줄일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전 그 비밀이 까마귀에 있다고 보는 거고.


1. 까마귀는 양육기간이 300일이 넘는다고 합니다. 보통 새들은 100일정도고요. 양육기간이 길면 모방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모방이 곧 지능이 되는데, 모방하려면 일단 쉬워야 하고, 쉬우려면 나와 비슷해야 하는데, 그게 보통은 부모와 형제자매 및 친구입니다. 참고로 오랑우탄은 인간을 잘 모방하지 못 한다고 하네요. https://v.daum.net/v/20240813113902869 게다가 까마귀는 사회성도 가지고 있다고 하죠. 양육기간이 긴 걸 보면, 사회성도 당연하긴 합니다만. 어쨌든, 이런 특성 때문에 모방할 기회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인간의 경우도 형제가 있을 때 지능이 더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경험칙입니다만. 도시의 아이들이 시골 아이들보다 더 똑똑합니다.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개 도시의 상호작용 밀도가 더 높기 때문입니다. 


2. 까마귀는 까맣습니다. 까만 게 특별한 점이 있는데, 그건 다른 동물에 비해 배경(자연환경)과 구분이 쉽다는 겁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모방이 쉽습니다. 잘 보이니깐요. 물론 완전히 까만 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잘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만약 까마귀가 위장색 같은 걸 가졌다면 배경과 구분이 안 되어 다른 개체의 행동을 모방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인간의 경우에도 유아기일 때는 대상이 구분이 잘 안 되어 단순한 색을 가진 대상을 좋아하는게 나름 이유가 있는 겁니다. 인간은 동공의 포커스를 조절해서 누끼를 따며(배경 제거) 인식하는데, 이걸 쓰더라도 색이 복잡하면 인지가 어렵습니다. 까마귀가 빨간색이면 모방하기가 더 쉽겠지만, 그랬으면 포식자의 눈에 잘 띄어 전멸했을듯. 아무튼 까만색은 멀리 있는 포식자의 눈에는 잘 안 띠면서도 가까운데 있는 동료의 눈에는 잘 띠는 특성을 만듭니다. 까마귀와 비슷한 까치도 꽤 똑똑하다고 하는데, 까마귀 만큼은 아닐듯. 색이 까마귀보단 더 복잡하니깐요. 사회성이 높은 이유도 인지가 쉬워서 그럴듯.


3. 까마귀는 손이 하나뿐입니다. 즉, 주둥이죠. 반면 침팬지 등은 손도 있고 발도 있고 입도 있고 뭐 다양합니다. 까마귀가 날개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훈련해야 할 대상이 주둥이 하나뿐이라 쉽습니다. 우리는 손이 두 개면 하나일 때보다 더 똑똑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두뇌가 충분히 크고, 훈련양도 충분히 많을 때만 가능한 겁니다. 대다수의 동물들은 인간처럼 2-30년씩 양육하지 않습니다. 즉, 학습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 기초동작만 훈련해도 벅차는 거죠. 그러므로 오히려 까마귀가 침팬지에 비해 더 똑똑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손이 두개에 손가락까지 있다면 더 똑똑해질 수 있다고만 생각하지만, 그걸 충분히 따라하려면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데 까마귀는 손가락도 없고 손은 주둥이로 하나뿐입니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겁니다. 복잡도가 작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기계의 조작을 따라한다고 생각해보시면 이게 왜 쉬운 건지 이해하실듯. 


4. 까마귀의 움직임은 간헐적입니다. 모든 조류가 까마귀 같은 건 아닌데, 까마귀나 비둘기 등은 유난히 간헐적입니다. 날개는 그렇지 않은데, 목은 특히나 딱딱 끊어지며 움직입니다. 이것도 학습에 도움을 주는데, 동작이 더욱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3번항과 비슷한 이유로 학습에 도움이 됩니다. 도구가 간단하면 학습의 복잡성이 작아집니다. 더 부드러운 동작을 하려면 그만큼 뉴런을 할당해야 하는데, 그런 부담이 줄어드는 거죠. 대신 남은 뉴런을 지능활동에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동작이 단순하므로 모방도 쉽습니다.


다른 새들도 까마귀와 비슷한 몇몇 특성을 가졌지만, 까마귀만 못 한 이유는 까마귀가 모든 유리한 점을 동시에 가졌기 때문입니다. 운이 좋은 거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24.08.16 (08:01:10)

이정석의 사랑하기에 노래를 연속 듣다가 이 글을 읽으니 차우님 내공이 점점 올라가는 것 같아 박수를 보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추론이 철학이다

2024.08.16 (11:21:24)

뇌의 연비가 충분하지 않다면 오히려 색이나 형태가 단순한게 지능의 출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군요

회색 앵무가 학습을 하니깐 스스로 추론을 하더군요 

회색 앵무가 주인한테 이게 뭐냐고 주인한테 말을 했는데

주인이 돌이라고 하니깐 회색앵무가 아니야 내가볼 때 유리야 이러더군요

앵무새의 지능은 또 어떤가 궁금해졌습니다

단순히 뇌의 연비가 높아서 그런건지 모르겠네요


인간의 시각을 보면 홍채의 떨림이 사라지면 앞이 검게 변하는데

홍채의 떨림으로 멈추면 시각 프레임의 정보가 각기 다르다는 걸 뇌가 인식하지 못해서 없다고 판단하는데

실제로 가나다라마바사가 있으면 ㄱㄴㄷㄹㅁㅂㅅ만 차이값으로 인식되고 ㅏ는 중복이라 없다고 판단하거든요 


그래서 똑똑한 사람은 뇌의 연비가 높아서 정보를 많이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간의 패턴을 파악해서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억하고 생산해내는데

마찬가지로 까마귀든 앵무새든 학습이 가능한 영역은 용량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되네요

[레벨:22]id: chow

2024.08.16 (15:26:57)

https://www.youtube.com/watch?v=u1GPYtXDuHE

현대차를 보면 무늬가 화려하고 덩어리는 괴상한데,

이는 디자이너가 무늬에 꽂혀서 덩어리를 못 보는 결과입니다.

존내 쳐맞으면서 까마귀에게 한수 배워야 합니다.


앵무새도 지능이 꽤 높은 걸로 알려져있는데

까마귀와 마찬가지로 양육기간이 꽤 길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앵무보다도 유난히 회색앵무의 색이 무채색으로 가장 덜 화려한데

까마귀가 까만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까마귀와 좀 다른 패턴이 나타나는게 

보통 언어능력과 유대관계능력이 발달한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약간은 여성?적인 지능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충 보니 자연에서 관찰하기 힘든 고주파 소리를 주로 따라하는듯.


반면 까마귀는 무늬가 단순하고 색이 검어 모방이 좀더 쉬운데

부모가 시범을 보이면 새끼가 따라하는 행위를 많이 합니다.

대개 막대기 신공이 뛰어난데,

까마귀 주 서식지에 따라 학습이 전달되었기 때문으로 봅니다.


둘을 비교하면 도구 사용에선 까마귀 승

언어와 유대관계에선 앵무새 승 정도라고 합니다.

각각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추론이 철학이다

2024.08.18 (06:22:46)

게임으로 생각해보면

어떤 프로게이머가 어떤 플레이를 개발했다고 하면

일주일 쯤 지나다가 모든 선수들이 그 플레이를 모방해 버립니다

플레이를 만들어 낸 선수에 비해 그것을 모방하는 쪽은 거져먹는 식인데

한국인이 게임을 잘하는 이유중에 인터넷이 잘 되어 있어서 모방이 잘 된다고 하더군요


가성비로만 따지면 모방이 창의보다 훨신 좋은데

특히 뭔가를 계속 배워야만 하는 영유아기 입장에서는 모방이 지능의 척도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거 같네요

[레벨:22]id: chow

2024.08.18 (16:53:28)

제가 말하는 '모방'은 단순히 복사보다 더 상위 개념입니다.

사람들은 따라한다고 생각하지만

절대로 똑같이 따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김동렬을 따라한다한들

애당초 시작이 다른 인간인데

절대로 똑같아 질 수 없습니다.

심지어 복사기로 복사를 해도

원본과 복사본은 절대로 똑같이 않습니다.

모든 복사는 사실 복제이며 모방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변증법적 모방입니다.

변증법은 인간이 창의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까마귀가 모방만 해도 똑똑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맹모삼천지교라고 하잖아요.

단, 장사치 동네에 가면 맹자가 망하는 게 아니라

장사치로 성공을 했을 겁니다.

부자가 되려면 일단 부자 친구를 사귀고

지식인이 되려면 일단 지식인 친구를 사귀고

친일파가 되려면 일단 친일파를 

하여간 이런 식입니다. 

물론 합만 있는 게 아니라 반도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모방을 할 지는 잘 선택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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