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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276 vote 0 2014.07.19 (23:24:25)

http://media.daum.net/series/112860/newsview?seriesId=112860&newsId=20140705090016141


◇인간 VS 컴퓨터 대결…"바둑판은 체스와 다르다"

인간이 컴퓨터에 최초로 무릎을 꿇은 날은 1997년 5월.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가 12년 연속 러시아 체스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를 꺾으면서다. 가스파로프는 슈퍼컴과의 체스 대결에서 3승2무1패로 승기를 가져갔지만, 1차전 판을 딥블루에게 내줬다.

딥블루 메모리엔 지난 100년 동안의 체스경기가 모두 저장돼 경기에서 최상의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이후 인간 지능에 버금가는 체스 컴퓨터가 속속 등장했다. 2002년 독일의 슈퍼컴 '딥프리츠'(Deep Fritz)는 러시아 체스 세계챔피언 블라디미르 크람니크(Vladimir Kramnik)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어 2003년, 가스파로프도는 이스라엘 슈퍼컴 딥주니어(Deep Junior)와 경기를 펼쳐 무승부를 기록했다. 2005년에는 아랍에미리트 슈퍼컴 3대와 인간 복식조 3인 대결이 전 세계 이목을 끌었다. 결과는 컴퓨터의 승. 슈퍼컴 업그레이드와 그간의 승률로 따져볼 때 앞으로 체스에서 인간이 컴퓨터를 이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체스는 가로세로 각 8줄씩 64개 칸 위에서 킹과 퀸 등 6종류의 말을 움직여 승부를 가른다. 컴퓨터 성능이 뛰어날수록 경우의 수를 계산해 최상의 움직임을 예측하기가 쉽다. 하지만 바둑에선 이야기가 180도 달라진다.

바둑은 가로세로 각각 19줄, 겹치는 점이 361개인 정사각형 바둑판 위에서 흑돌과 백돌로 편을 나눠, 차지한 점(집)이 많고 적음으로 승부를 가린다. 정해진 숫자의 말을 움직여 상대방 말을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빈 칸을 채워나가는 방식이라 예측 범위를 한정짓기 힘들다.

승패를 정할 때도 잡은 말의 수가 아니라, 각자 점유한 집 크기를 비교하는 방식이라 예측 자체가 어렵다. 또 바둑은 어디에 먼저 놓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싸움이 전개된다. 선택할 가짓수가 많아 장기나 체스 등의 보드게임보다 훨씬 더 고차원적이며, 컴퓨터 게임 중 제작이 가장 까다로운 장르가 바둑이라는 얘기도 있다.

바둑에서 컴퓨터가 사람을 꺾은 적은 없다. 인간과 대결해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춘 계산 알고리즘을 만드는 게 그리 쉽지 않은 탓이다.

일본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인 '크레이지 스톤'(Crazy Stone)과 1970년대 일본 바둑 챔피언인 이시다 요시오가 최근 경기를 열어 크레이지 스톤이 승리한 바 있지만, 이 경기는 크레이지 스톤이 4점을 깔고 접바둑을 뒀고, 이시다 요시오 전성기가 한참 지난 시점이었으므로 인간과 컴퓨터의 정식 대결이라고 보기 힘들다.

이시다와의 게임에서 크레이지 스톤 프로그램은 약 3억6000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현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은 초보를 갓 벗은 '6급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컴퓨터 바둑은 국가간 슈퍼컴끼리의 경기로 진행된다. 이 경기에서 이긴다는 것은 그 나라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계 각국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바둑대회 우승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특이하게도 '컴퓨터 VS 컴퓨터' 바둑 대회에서 매번 우승기를 가져간 나라는 북한이다.

북한 성적은 2007년부터 독보적인 6연승 행보를 걷고 있다. 북한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와있음을 의미한다. 컴퓨터가 크게 발전해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아주 새로운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는 한 컴퓨터가 인간의 바둑 실력을 쫓아갈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이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미 석학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최근 자신의 저서에서 '인지기능 등을 갖춘 인공지능(AI) 로봇 소프트웨어 출연으로 2029년에는 컴퓨터가 인간의 뇌 수준을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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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론은 장기가 아니라 바둑이다. 장기가 아니라 바둑으로 보는 세계관이다. 장기는 입자다. 바둑은 질이다. 질이 입자를 이긴다. 


장기와 바둑의 차이는 무엇일까? 장기는 껍질이 있다. 바둑은 껍질이 없다. 껍질을 벗기고 보는 것이 깨달음이다. 


옛날에는 천동설이라는 껍질이 있었다. 지구가 중심이라는 거다. 근거는? 없다. 그냥 그렇다고 우긴다. 왜? 그게 더 편하니깐. 껍질을 깬다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다는 것과 같다. 골치가 아파지는 것이다. 더 많은 설명을 해야 한다. 껍질이 있으면? 껍질이 막아준다. 설명 안 해도 된다. 걍 그런 거다.


갈릴레이가 목성의 위성을 발견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모든 별들이 지구를 중심으로 도는게 아니라 엉뚱한 별을 돌고 있었다. 왜 지구를 돌지 않고 목성을 돌지? 하나가 깨지자 겉잡을 수 없기 깨졌다. 껍질이 깨진 것이다.


뉴턴이 또다른 껍질을 만들었다. 시간과 공간의 절대성이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이야기처럼 옛날부터 시간과 공간의 절대성을 부정하는 이야기는 많았다. 뉴턴이 임의로 껍질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왜? 귀찮게 하는 사람들을 제압하려고. 그거 의심하면 피곤해진다. 장기에서 바둑으로 점프하는 셈이다. 설명해야 할 경우의 수가 백 배로 늘어난다.


컴퓨터 장기는 인간을 이기지만 컴퓨터 바둑은 아직 인간을 이기지 못한다. 여기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알고리즘의 문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조론적으로 만들면 컴퓨터 바둑이 인간을 이길 수 있다. 그냥 기보를 입력하는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진화시켜야 한다. 이 방법을 쓰면 걷는 로봇도 쉽게 만든다. 


십진법을 버리고 이진법으로 퇴행하는 것과 같다. 뒤로 돌아가서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기보를 암기하게 하지 말고 전략을 쓰게 해야 한다. 컴퓨터가 함정을 파고 인간을 기만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장기전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기보를 암기하는 것은 단기전의 방법이다. 


아인슈타인이 뉴턴의 껍질을 깼다. 그러나 보어에게 되치기를 당했다. 아인슈타인의 정적우주론은 그가 직접 만든 껍질이다. 아인슈타인을 깬 보어도 파인만에게 싸가지없는 질문을 당했다. 보어가 파인만을 조지려 하자 친구가 '지금 자네가 하는 행동은 옛날에 아인슈타인이 자네에게 했던 행동이 아닌가?' 하고 충고하자 자세를 바꾸어 '파인만 저 친구 장래가 촉망되누만 잘 지켜보게.' 이런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양자론에 대한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논쟁에서 아인슈타인이 보여준 행동은 기독교의 창조론을 따르는 사람들이 진화론을 공격하는 행태와 같다. 자신의 주장을 설명하는게 아니라 상대 주장의 헛점을 찾는 거다. 이는 졸렬한 행동이다. 자기 주장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창조론은 진화론을 공격해서 약간의 득점을 올릴 수 있지만 그 결과는 진화론이 오류를 수정하여 더 강력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창조론이 강해지는건 아니다. 


아인슈타인에게 말해줄 수 있어야 했다. '지금 자네가 하는 행동은 껍질을 만들고 있는 것이네.' 천동설이 했고 뉴턴이 했던 그 행동 말이네. 장기알은 6개의 껍질을 나눠가진다. 껍질 때문에 게는 더 진화할 수 없다. 껍질 때문에 소라나 고동이나 진화할 수 없다. 


진보는 그 껍질을 과감하게 벗어던지는 것이다.  


[레벨:4]작은 세상

2014.07.20 (03:14:08)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

포르노 보여주지말고 진짜를 보여줘라 !

이런 글로 인해 조금씩 더 알아가는 듯 합니다. 정말 가슴이 시원해지는 글입니다.

[레벨:11]큰바위

2014.07.20 (09:13:15)

인간이란 것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도록 세팅되어 있어서 

사람을 이길 바둑이(컴퓨터)가 곧 나올겁니다. 

19! 만큼의 경우의 수가 있는데, 

결국 경우의 수란 정해진 것이어서 불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인간의 두뇌는 똑같은 것을 그대로 복기할 수 없고, 저장해 둘수 없지만, 

컴퓨터는 언제든지 프로그램을 따라 반복이 가능하다는 거....


바둑을 평생 두어도 사람은 똑같은 바둑을 한번도 둘 수 없을 만큼 19!이란 수는 인생에게 거의 무한대지요. 

그러나 컴퓨터는 가능. 


왜? 컴퓨터는 이전에 축적된 노하우를 그대로 다 가져와 한 곳에 집약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지만, 

인간에게는 이전에 축적된 노하우를 그대로 다 가져와 한 사람에게 집약시킨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 


단 집단 지성 + 팀웍으로 어느 정도 줄일수는 있지만, 한대의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 수 십, 수 백명이 역사 속에서 집적해 놓은 프로그램을 사람에게 고스란히 이전할 수는 없기 때문임.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컴퓨터와 사람이 같이 가는 세상....

이미 그렇게 살고 있지만서도.....

[레벨:2]윔블던

2014.07.20 (13:01:39)

큰바위님, (19x19)! = 361! 말씀하시는 거죠? 

[레벨:11]큰바위

2014.07.20 (19:45:10)

제가 알기에는 그냥 19!로 알고 있는데, (19x19)! 일수도... ^^


361!이라면 이건 완전히 답이 안나옵니다. 



[레벨:12]부하지하

2014.07.20 (14:21:43)

사석도 있고, 패가 있어서 (19*19*19)! 정도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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