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 SFTGFOP1 시음 -
Special Finest Tippy Golden Flowery Orange Pekoe..
... 굳이 다 쓴 이유, 앞 철자를 딴 약자이지만, 그냥 저리 써놓으면 너무 불친절한거 같아서... 근데 참 길다 길어~``>
일본 우메다 역 한큐(한신)백화점 지하 1층 루피시아 홍차 매장에서 인도 다즐링 홍차를 두 가지 구입 하였다.(와서 생각해보니, 흠... 다 퍼스트만 구입 하여서 진한 홍색이 나는 두물 세물 홍차는 구입을 안했군 하였다. 녹차를 살펴보고 또 말차를 사느라 대략 그 정도 선에서 멈춘거 같다.)
푸타봉(puttabong) 다원의 SFTGFOP1 을 시음 하였다.
마가렛 호프 다원과 싱블리 다원의 차는 없다고 해서 푸타봉 다원의 차로 골랐다.
자사호 개완을 사용하여 3분간 우렸다.
홍차는 녹차나 발효차와 달리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우리는데, 아마도 떫은 맛이 홍차맛에서 무게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인것 같다. 홍차 시음을 하는데 있어서 떫은 맛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보면 그렇게 생각된다. 떫은 맛의 적정도가 홍차맛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녹차는 떫은 맛을 상쇄 시키는 제다법으로 변화하여 왔다. 그러다보니 엽저의 온전한 상태에 많은 심혈을 기울인다. 현재는 차를 우리고 났을때 엽저가 온전한 찻잎들이 더 상품적 가치를 인정 받는다.)
* 홍차의 떫은 맛과 녹차의 떫은 맛은 다 같은 성분인 탄닌이다.
그런데 홍차의 떫은 맛은 좋아해도 녹차의 떫은 맛은 대체로 좋아하지 않는다. 녹차도 어느정도의 떫은 맛은 차맛의 바디감을 살려주기도 한다. 해서, 녹차에서 만약 약간의 떫은 맛이 느껴지더라도 너무 기피하지는 않아도 될일이라 여겨본다.
SFTGFOP1 을 시음해보고 나니, 대체로 중국의 홍차와 운남 전홍 같은 경우는 발효도가 높다.(그러나 중국의 홍차 중에서도 우리나라 발효차 중에서 발효도가 높지 않은 발효차처럼 만들어진 홍차도 있는데, 예로 정산소종보다 향과 맛이 강렬하지 않고 향이 은근하며 부드러운 홍차도 있다. 엽저도 거의 우리나라 발효차와 같다. 그리고 그 차를 상품의 차로 치고 있다.) 중국에는 이미 녹차라는 차의 분류가 따로 있었고 홍차는 그보다 더 뒤늦게 만들어진 차이므로 제다법이 다르다. 그러므로 홍차가 녹차 탕색과 비슷하게 나와야 할 일이 없었던 것이다. 하여 좋은 찻잎으로도 홍차 탕색이 나오는 홍차 제다법에 충실한 홍차를 만든다.
인도에서 생산된 홍차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면, 홍차 제다법으로 거의 녹차 탕색에 가까운 홍차가 생산되는데, 그런 류의 차가 SFTGFOP1 등급의 차들이다. 물론 SFTGFOP1 등급의 차들도 최상품의 등급이 나눠진다.(우전 등급에 가까운 차들은 훨씬 더 고가에 팔릴 것이다. 내가 구입한 홍차 SFTGFOP1는 세작 등급에 가깝다. 그러나 인도 차나무의 잎이 우리나라보다 더 큰 중엽종에 가깝다고 본다면, 첫물차 중에서 약간은 두물차에 가까운 첫물차라고 생각된다.)
찻잎 채취(채다) 시기에서, 찻잎의 새순이 나면서 부터는 찻잎은 계속 자라기 때문에 홍차도 단일품목의 홍차만 만들수는 없는 것이고, 시기별로 분류해야 하고, 좋은 등급의 찻잎을 굳이 완전발효시켜 변화를 많이 가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제철에 나오는 신선함을 맛보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녹차가 햇차로서 각광을 받는 것처럼...홍차에서도 좋은 등급의 차는 발효도가 높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등급의 차들은 홍차의 최대 발효치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발효를 많이 시키지 않고 고유의 생차맛을 유지 시키는데 중점을 두는 것 같다. 찻잎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향을 발효가 적게 진행 되었을 때 쯤에 생성되는 어느 지점을 설정하여, 가장 좋은 향을 살리는 포인트를 찾는 것이 노하우인거 같다. 찻잎을 유념하면 세포가 파괴되면서 효소[폴리페놀-> 폴리페놀 옥시디아제(산화효소).... 황색(테아플라빈), 적색(테아루비긴)]들이 활동하게 되는데, 산화작용으로 인하여 찻잎의 색상이 갈변현상을 일으킨다. 이러한 변화과정(이런 변화 과정을 차에서도 발효과정을 거친다고 표현한다.)을 거치면서 차맛과 색과 향이 생성된다.
SFTGFOP1 이 등급의 차들은 최대한 찻잎이 가지고 있는 신선함을 가급적이면 유지하고자 한다. 이는 녹차와 같다. 녹차는 찻잎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성분을 최대한 유지 시키는 것이다. 발효가 진행되면 향도 달라진다. 그러나 성분의 차이라기 보다는 향과 맛의 차이라고 보아야 한다.
녹차는 유념을 통하여 효소를 활성화 시켜 차맛과 탕색 향을 촉진시키지만, 바로 솥에서 덖고 건조과정을 반복함으로서 더이상 산화효소가 활동하지 못하게 억제 시키는 것이고, 홍차는 유념을 통하여 산화효소를 활성화 시키고 나서 다시 찻잎을 쌓아놓고 띄우기(발효)를 통하여 산화효소가 더 활발하게 작용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이때 그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고 습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때는 효모들도 활성화 된다. 홍차에서 샴페인 같은 청량감이 드는 이유는 발효과정에서 효모들이 활성화 되기 때문인듯 하다. 발효도에 있어서 이 지점이 맛과 향이 좋은 홍차가 만들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에 효모들이 과하게 생성되면 지나치게 신맛이 나는 원인이기도 한듯하다(과발효).
맛으로 따지자면 신선함(녹차)과 원숙한(홍차) 느낌의 차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SFTGFOP1 등급의 발효도는 홍차에서도 신선한 맛이라고 생각된다.(물론 녹차 맛도 천차만별이어서 그 안에서 또 신선함과 원숙함으로 대비되지만 맛의 분포도로 보면 그 다양성의 겝은 크다.)
SFTGFOP1 을 시음하고 나서의 나의 평가는
상쾌하다 였다. SFTGFOP1는 꼭 3분을 우리지 않아도 된다. 더 짧게 우리면 부드러운 녹차맛도 나고 과일향도 나서 마시기에 좋다. 또 3분보다 더 길게 우린다면 떫은 맛이 더 강해지기는 하지만, 좀 강한 바디감과 함께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탕색은 투명하고 이물질 없이 깨끗하다. 차를 우릴때 퍼져 나오는 아로마도 좋다. 입안에 찻물을 머금으면 꽃향과 찻잎이 가지는 고유의 향들이 한데 퍼져 나온다. 마시고나면 민트향이 느껴지는데 입안이 상쾌하고 시원해진다. 바디감이 좋고 균형이 잡혀 있다.
이 차는 엽저를 살펴보면 찻잎들이 많이 깨져 있다. 이 깨진 찻잎들에 의해 떫은 맛이 더 생성된다. 탄닌을 더 활성화 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찻잎의 줄기들도 보인다. 이는 차맛의 바디감과 풍부한 맛에 영향을 준다.
* 보통 차를 너무 오래 우리면 쓴 맛이 강화되는데, 높은 등급의 홍차는 오래 우려도 쓴맛(카페인)이 많이 우러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 이유는 불에 직접적으로 접촉을 하여 효소 활동을 차단한 것이 아니라, 발효를 시켰기 때문인거 같다. 좋은 등급의 찻잎[우전(대체로 첫물차), 세작(대체로 두물차)]은 잎을 상대적으로 손상 시키지 않기 때문에 카페인 추출이 적게 되는거 같다. 또 일조량을 덜 받아서 카페인 함유량이 낮을 수도 있다. 찻잎이 우전에서 세작, 중작으로 커져갈때 카페인 함유량도 많아지는 거 같다. 차를 우려보면 쓴맛의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청차>
** SFTGFOP1 등급의 홍차를 우려 마셔보다 드는 생각, 제다 실습을 하면서 발효도가 낮은 청차를 만드는데, 홍차와 비슷하게 제다 하면서도 부분적으로 다르다. 시들려서 유념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솥에서 덖어 건조 시킨다. 이 청차가 시들리고 유념하여 약 발효를 시켜 건조하면 홍차가 된다. 청차도 맛에서 청량감이 있다.
<내가 만든 발효차>
** 또 한가지는 올해 찻잎을 조금 따온(채다)것으로, 집에서 혼자 만들어본 차이다. 이 차는 홍차 제다 방식과 똑같으나 띄울때 발효가 더 촉진되라고 유념한 찻잎에 일부러 수분을 첨가 하였다(물을 살짝 뿌려줌). 그리고나서 면보에 싸고 다시 비닐로 싸서 공기를 차단하고 다시 두툼한 천으로 덮어 놓았다. 일종의 보이숙병을 만들때 처럼 '악퇴(미생물 첨가...물을 뿌리면 효모가 증가함)' 과정을 부분 도입 하여 보았다.
결과... 첫 탕은 불투명하였다. 미생물과 발효가 일어나 부유물이 생기기 때문이다. 과발효일수도 있다. 그러나 신맛이 강해지진 않았다. 맛은 부드러우나 바디감은 약하다. 두번째 세번째 탕은 맑다. 첫탕은, 찻잎을 깨끗이 씻어서 수분을 탈탈 털어서 제거하고 시들리기를 하고 유념 다음에 띄우고 나서 건조 시킨 것이므로, 마셔도 상관은 없으나, 탕색이 맑지 않으므로 버리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우리는 방식은 홍차처럼 물의 온도를 높게 하고 시간은 길게 우리면 좋은거 같다. 이 차가 성공적이다. 잘 만들어 졌다...이런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찻잎으로 여러 방식을 시도해보는 그런 얘기이다. 홍차와 제다법도 비슷하기에 덤으로 얘기해 본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만든 차는 6회분의 소량이다...ㅎㅎㅎ^^
<첫탕>
* 홍차, 청차, 발효차 엽저 비교.... 사진 중앙..2014년 차맛어때 제다실습 청차 엽저. 시계방향으로 오른쪽 다즐링 푸타방 홍차 SFTGFOP1 엽저. 사진에서 왼쪽 내가 만든 발효차 엽저.
사진 제대로 바꿨습니다.
싱블리다원꺼도 사오셨어요?
올해 다즐링퍼스트는 가격대비 좋터군요.
저는 저 얄류미늄통( 250엔)만 열개 사왔어요. 내용물은 여기저기서 채워넣으려곰^^
작년에 다즐링 갔을 때, 퍼스트보다 더 비싸게 파는 것은 화이트티. 즉 백차였어요. 홍차제다법이 아니라 그야말로 그냥 백차를 만들더군요. 아예 오룡차를 만드는 다원도 있었어요.
마가렛 호프와 싱블리 다원의 차는 찾아보더니 지금 없다고 하더군요...그래서 진열되어 있는 푸타봉 다원차와 다즐링 퍼스트 플러쉬 프리미엄 2014를 사왔는데, 저는 프리미엄 2014가 더 좋은거 같더라구요. 오늘 다시 마셔봐야 겠어요.
백차도 솥을 사용하지 않으니...홍차 만드는 다원에서는 오히려 백차 만들기가 더 수월할듯 하기도 해요. 백차 역시 향이 좋고 맛도 부드러우니까요...
어쩌면 향이 강한 홍차들..가향된 홍차들... 보다 차가 가진 그 자체에서 나는 순수한 차향과 맛에 눈을 뜬 건지도... 또한 홍차시장이 중국에서 수요가 증가하니 홍차 브랜드 품목을 다양화 하는 추세인가...싶기도 하네요. 아마...녹차도 나오는거 아닐까요..이제...ㅎㅎ^^
와 엽차를 사랑하시나봐요~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ㅎ~^^
홍차 살곳을 알려준 곱슬이님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