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으로 확 바꿔라"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키프로스의 여인들에게 저주를 내린 연유로 피그말리온은 여성을 싫어하게 되었다. 요즘 말로 ‘마초’가 된 것. 대신 상아로 빚은 자신의 조각상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아프로디테의 숨결을 받아 조각상이 사람으로 변하니 갈라테이아다. 곧 피그말리온과 결혼하였다고.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을 뮤지컬로 옮긴 고전명화 ‘마이 페어 레이디’를 보셨는지? 피조물 ‘일라이자’는 창조주 ‘히긴스’의 명령에 따라 매우 노력하지만 조금의 발전도 없다. 히긴스가 일라이자를 동등하게 대우하자 단번에 변신한다. 사람을 성공하게 하는 데는 단 하나가 필요하다. 그것은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이다. 무엇인가? 버나드 쇼는 자본숭배자들의 상투적인 주장, ‘가난뱅이가 가난한 이유는 게으르기 때문이다.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는 언설을 정면으로 도발한다. 일라이자는 매우 노력했어도 전혀 발전이 없었다. 그러나 동등하게 대우받자 갑자기 말문이 터져서 1초만에 성공했다. 가난뱅이가 가난한 이유는 하나다. 동등하게 대우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정답은? 성공의 열쇠는? 지름길은? 답은 있다. 미학이 답을 제시한다. 동등한 대우가 답이다. 그 대접의 주체는 첫째 타인, 둘째 자기 자신, 세째 사회, 네째 국가, 그리고 다섯째 세계다. 타인으로부터 대접받아야 하지만, 먼저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대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무엇인가? 자부심이다. 천사천하 유아독존의 기세. 한국인에게 결핍된 것이 바로 그 자부심이다. ‘동등하게 대우하라. 그러면 발전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미학의 관점이다. ‘노력해야 성공한다’는 과학의 관점이다. 물론 노력도 필요하다. 미학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나 핵심은 미학이다. *** 버나드 쇼의 원작을 모르고 결말이 바뀐 뮤지컬만 본 시청자들에게는 원작의 민중적 관점이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찬 마초영화로 오해될 수 있다. 실제 그런 내용의 감상평이 포털사이트 탑에 올랐길래 하는 말이다. 원작에서 일라이자는 히긴스를 떠나 프레디와 결혼한다. 5프랑에 딸을 판 아버지도 원작에서는 민중적 관점을 설파하는 철학자다. 히긴스의 독신주의는 아프로디테의 저주 탓이다.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로 해석함이 가당하다. 피조물은 창조주로부터 인정받음이 아니라 또다른 창조에 도달할 때 완전해진다. *** ### ‘미학’이라는 단어는 오래 묵었지만, 여기서 말하는 미학은 필자가 새롭게 개념을 정립하여 쓰는 조어라 하겠다. 그렇다 해서 아주 다른 단어가 되어버린 것은 아니다. 일상적으로 미학이라 할 때의 그 미학 맞다. 다만 학문분류에서 학문을 인문학과 자연학(과학)으로 나눴을 때, 인문학의 한 분과로 꼽살이 끼는 좁은 의미에서의 미학이 아니라는 거다. 다양한 인문학을 한 줄에 꿰어 통일하는 보다 큰 의미에서의 미학이다. 그냥 인문학이라고 하지 않고 왜 굳이 미학이라고 하는가? 그 인문학이 산만하기 때문이다. 학문적으로 덜 구축되어 있다. 적당히 낑겨들어갈 자리를 찾지 못하여 어중간하게 모여있는게 인문학이다. 왜? 토대가 없기 때문이다. 그 견인할 토대가 미학이다. 모든 인문학의 분야들은 미학의 관점을 공유한다. 미학이 인문학을 총체적으로 견인하며 학문의 상부구조를 형성한다. 그래서 형이상학이다. 근본적으로 학문은 미학 아니면 과학이다. 형이상학 아니면 형이하학이다. 그러나 미학과 과학이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처럼 50 대 50의 팽팽한 대결을 벌이며 선 위에서 교착된 것은 아니다. 비선형으로 보라. 미학은 상부구조, 과학은 하부구조다. 미학이 과학에 선행한다. 미학이 먼저 설계도를 그리면 과학이 뒤따르며 건물을 짓는다. 여기서 존재론과 인식론의 혼선이 있을 수 있다. 과학이 자동차의 제작이면 미학은 그 자동차의 운행이다. 먼저 차가 제작되어야 운행될 수 있지 않는가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누차 말했듯이 수영은 먼저 헤엄을 쳐야 다음 물에 뜬다. 자전거는 먼저 페달을 밟아야 균형이 잡힌다. 우리의 기본상식 자체가 전도되어 있다. 뒤집혀진 상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차가 없었을 때도 인간은 두발로 자가용 탔고 집이 없었을 때도 자연이 집이었다. 미학이 먼저다. 미학≫과학≫‘더 큰 단위의 미학’ 순으로 간다. 한 사람의 내면에서 완성된 미학이, 현장에서 과학의 에너지를 얻어, 60억 모두의 미학으로 증폭되는 일 사이클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한 사람의 내면에서 깨달음의 형태로 완성된 미학이 세종대왕의 한글, 구텐베르크의 활자, 라디오나 TV, 인터넷과 같은 과학의 도구에 힘입어 60억배로 증폭되어 드디어 전면화 하는 것이다. 전면화의 도구가 되는 미디어의 획득과정에 있어서는 과학의 힘을 얻지만, 미디어가 이미 갖추어졌을 때는 에너지의 입출력 없이 공짜먹는게 미학이다. 한 사람의 성취가 모두의 성취로 비약한다. 과학은 함수와 같다. 함이 있다. 함은 미지수다. 함에 1을 넣으면 3이 나온다. 미지수는 2다. 입력이 1이면 출력이 3이다. 그 사이의 +2가 과학이다. 과학은 항상 에너지의 입력과 출력이 있다. 인풋과 아웃풋이 있다. 그러므로 종잣돈이 필요하다. 자본이 필요하다. 노력이 필요하다. 에너지의 기술적인 통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학은 방정식이다. 등호가 있다. 등호의 좌우에서 짝짓기가 있다. 미학은 단지 짝짓기만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그것이 발견이다. 과학은 발명이다. 에너지의 입출력이 있다. 발견이 발명에 선행한다. 발명은 노력으로 가능하고 발견은 놀이로 가능하다. 무턱대고 놀아서는 곤란하다. 제대로 놀아야 한다. 놀면서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아야 한다. 과학의 실패이유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고 미학의 실패이유는 제대로 임자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가치를 꿰뚫어볼 수 있는 대안목을 만나야 이루어진다. 20세기가 과학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미학의 시대이다. 과학으로 할만한 것은 얼추 나왔고 미학은 아직 전인미답이다. ### 진보 보수, 좌파 우파 개념은 과학이므로 대립한다. 선 위에서 흑백논리로 교착된다. 미학은 상부구조다. 비선형이다. 교착된 좌우대칭 위에 밸런스가 있다. 밸런스는 높은 곳에서 좌우를 동시에 통제한다. 밸런스 위에 주도권 있다. 인권, 소유권 등 일체의 권, 권력이다. 센터다. 센터는 스위치를 가지고 하부구조를 차단한다. 밑에서 좌파우파 하며 싸워도 위에서 스위치를 끊으면 닭쫓든 개 된다. 중도가 아니다. 미학은 중도가 아니며 대화와 타협이 아니다. 미학은 스위치다. 코드가 안 맞으면 그냥 끊어버린다. 도공이 잘못된 항아리를 깨뜨리듯이 그냥 깨뜨려버린다. 항아리가 못났기 때문은 아니다. 진품의 가치가 흐려질까봐서다. 대중이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안목을 잃을까 해서이다. 표준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줄다리기를 하는 양팀이 팽팽한 가운데 그 줄을 가위로 잘라버림과 같다. 좌파우파 싸우는 하부구조 아저씨들 벙찌게 된다. 그 스위치 위에 생명성 있다. 미학의 최종결론은 낳음이다. 창조다. 창조에 이르면 좌파든 우파든 허무해진다. 모든 창조는 절대선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계속 위로 올라가면서 하부구조에서의 교착을 타개한다. 정답을 찾아낸다. 물론 당신은 그 제출된 정답에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언제라도 그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정답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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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바로 이거였어...'
어제 오후, 중학생인 딸과 함께 은행에 급하게 볼 일 보러 가던 중, 어느 집 담장에 걸린 수세미 넝쿨, 해질 무렵이라선지 활짝 핀 꽃송이들은 제다 입술을 다문 모습, 그냥 지나치려는 순간, 뭔가 '팍' 스쳐가며 내 발목을 잡고야 만다.(그야말로 그대로 멈춰라! 수세미를 그냥 지나쳤다가는 살갗 에이는 후회를 할지도 몰라... ^^) 딸아이 팔을 잡아 끌며 "잠깐만 일루와봐" 하면서 손가락으로 노란 수세미꽃을 가리키면서 "이거 거시기 그 빵과자 그대로 닮았어, 그치?"... '또 시작이다'하는 딸아이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잘 봐봐"... "으응, 진짜 닮았네" 하며 딸아이는 애써 박자를 맞춰 준다. 왜냐, 지갑 들고 있는 사람은 엄마니까. ^^
서너 송이 떨어진 수세미를 조심스레 줍고 서너 송이는 따서 조심스레 가방에 집어 넣는다.(아, 설레임...)
딸아이도 꽃송이를 조심스럽게 다룬다.^^ 은행 일을 초스피드로 보고 제과점으로 빵과자를 사러간다.
두 세 군데 들러보니 없다. 그래도 포기치 않고 돌아다니는 중, 동네 슈퍼마켓 앞, 빵과자 봉지가 눈에 띈다.
한 봉지를 내것인 양 바로 주워 들고 집으로 직행.(롤케익 먹고 싶다던 딸아이의 롤케익은 다음으로 미루고...
오다가 '엄마, 치사해' 뭐라 잔소리 한다... ^^)
입다문 노란 수세미꽃이 내 눈엔 빵과자와 영락없이 닮아 보인다. 이 배부름.... ^^
미학은 무엇이어야 하는가1 :
http://www.youtube.com/watch?v=izBiIDrDVs0
미학은 무엇이어야 하는가2 :
http://www.youtube.com/watch?v=i9tFMtjcYng
미학은 전복이다 :
http://www.youtube.com/watch?v=qUVtc2wJL8k
http://gujo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