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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514 vote 0 2015.01.02 (23: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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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A는 정이다.
    ◎ A의 동은 관점이 바뀌는 역설이다.
    ◎ A와 B의 대칭은 다시 정이다.
    ◎ 대칭의 동은 에너지가 바뀌는 이중의 역설이다.
    ◎ 이중의 역설에서 방향성이 얻어진다.


    어떤 둘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면 그 둘을 각각 바라볼 것이 아니라 둘 사이의 관계 하나를 봐야 한다. 관계를 이루는 것은 토대의 공유다. 둘이 하나의 토대를 공유하므로 비로소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다. 하나의 관계를 보고 그 관계의 변화하는 방향성을 볼 때 동적균형을 볼 수 있다. 비로소 대상을 통제할 수 있다. 그 대칭된 둘이 벌이는 밀당의 다음 단계가 예측된다.


    보통은 기계적인 균형을 추구한다. 강자와 약자가 대칭되어 있을 때 강자를 편들면 상태는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정靜이다. 약자를 편들면 교착된다. 그것은 동이나 오래가지 못한다. 끌어내야 하는 것은 움직이는 상태에서의 움직임이다. 동動의 동動이다.


    그것은 진보나 보수를 편드는 것이 아니라 왼발과 오른발을 교대로 편들어 몸통을 움직이는 것이다. 대칭된 A나 B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둘이 공유한 토대를 움직이는 것이다. 둘이 한 배를 타고 있다. 그 둘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배를 움직이는 것이다. 여당이나 야당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전진하게 하는 것이다.


    어떤 A의 본래상태가 정靜이면 그 A의 동動은 관점이 바뀌는 역설이다. A와 B의 대칭은 다시 정靜이다. 그 대칭의 동動은 에너지의 입력측이 바뀌는 이중의 역설이다. 이중의 역설에서 방향성이 얻어진다. 그 방향성을 제어함으로써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은 배의 키와 같고 운전기사의 핸들과 같다. 그것으로 돌아가는 판도 전체를 완전히 통제한다.


    독일군과 소련군이 전투를 벌이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그 현장을 목격하였다. '왼쪽 언덕에 독일군이 있고, 그 오른쪽에는 소련군이 있군' 하고 판단하는 것과 '저기에 독일군과 소련군이 밀고 당기는 전선이 있군' 하고 판단하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이 바른 판단인가?


    피아의 상호작용 전체를 하나의 인식단위로 봐야 한다다. 바둑이라면 초보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전선이 바둑판 위에 그어져 있다. 그 전선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초보자는 흑들과 백돌을 볼 뿐 둘 사이의 전선을 보지 못한다. 빛과 그림자를 별도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둘을 한 세트로 본다.


    독일군과 소련군을 별도로 본 사람은 포탄이 어디에 떨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둘을 세트로 본 사람은 포탄이 어디로 날아갈지 알 수 있다. 악기와 연주자는 둘이 아니고 한 세트다.


    그래야 다음 소리를 예측할 수 있다. 독일군과 소련군은 움직이지 않는 정이다. 그리고 그들의 전쟁행위는 움직이는 동이다. 그 둘의 관계는 다시 움직이지 않는 정이다. 그 관계의 변화는 다시 동이다. 그 동을 본 사람만이 다음 포탄이 어디에 떨어질지 알 수 있는 것이며 유탄에 맞지 않고 살아남을 수가 있다.


    ◎ 독일군.. 독일군이 소련군으로 둔갑할 리 없으므로 정이다.
    ◎ 독일군의 전쟁행위.. 독일군이 침략하느라 움직이므로 동이다.
   ◎ 독일군과 소련군의 전력.. 대칭된 독일군과 소련군의 총체적 전쟁수행능력은 원래 정해져 있으므로 독일군의 움직임 한계도 결정된 바 정이다.
    ◎ 독일군과 소련군의 전쟁결과.. 소련군이 독일군 전력을 흡수해서 영국까지 밀고들어오면 어쩌지?


    동적균형은 동의 동을 보는 것이다. 두 개의 동에서 방향성이 얻어진다. 조직의 생장점이 발견된다. 사회주의자가 자의적으로 주장하는 진보가 아니라 역사 자신의 진짜 진보가 발견된다.


    바둑을 두는데 백돌이 청돌이나 홍돌 혹은 녹돌로 변하지 않는다. 백돌은 언제나 백돌이다. 변하지 않으므로 정이다. 그러나 바둑돌 둘을 바둑판에 놓으면 행마가 움직이므로 동이다. 둘은 형태를 만드는데 그 형태는 상대방의 돌에 의해 교착되어 변하지 않으므로 정이다. 그래서 정석이라고 한다. 고수는 그 정형을 깨뜨리고 새로운 정석을 시범보이므로 다시 동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정과 동으로 보면 다음 수순은 뻔히 보인다.


    그러므로 뛰어난 피아니스트는 두어번 쳐보고 전곡을 다 외울 수 있다. 처음에는 몇 달을 쳐야 겨우 곡을 외우는데 고수가 되면 그냥 왼다. 곡을 정과 동의 밸런스로 받아들이면 그렇게 된다. 그 밸런스가 가는 길이 있고 그 길을 따라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 지점에서 연주자는 작곡가의 의도를 알아채게 된다. 마침내 작곡가의 마음 속으로 쳐들어 간다.


    바둑 고수는 한 번 두어보고 그대로 복기한다. 동의 동을 알기 때문이다. 동적균형을 알기 때문이다. 핸들을 왼쪽으로 감은 다음에는 오른쪽으로 풀어줘야 한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다만 초보자는 핸들이 저절로 풀린다는 것을 모르고 긴장해서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이다.


    정과 동으로 보므로, 즉 피아를 한 세트로 보므로 단순해져서 복기가 된다. 가수들은 노래를 천곡씩 외우고 다닌다. 아침에 일어날 때 새로 나온 음악을 틀어놓고 흥얼거리며 출근하는데 회사에 도착하기 전에 다 외운다. 상호작용으로 보기 때문에 세트를 이루고 그 세트들을 모아 또다시 세트를 만들므로 그냥 단순해진다. 단순해서 잘 외어진다. 이 경지에 오르면 세상이 그냥 슬슬 보인다. 인간들이 무슨 꿍꿍이로 어떤 행각을 하는지 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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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와 여자든 여당과 야당이든 보이지 않게 대립된 휴전선이 숨어 있습니다. 그 선을 보면 그 선을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그 남녀의 사랑이 커나가는 방향이 보입니다. 여당과 야당의 정치가 발전하는 방향이 보입니다. 그럴 때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의도하는 데로 끌고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동서남북 네 방향을 알지만 그것은 방향이 아닙니다. 동서남북은 지구와 사람의 관계에서 나온 대칭의 변화입니다. 우주공간에는 본래 방향이 없습니다. 위도 없고 아래도 없습니다. 어떤 변화가 있고 그 변화가 초래하는 대칭이 있을 때 그 둘의 간격이 좁아지고 넓어지는 방향이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것에는 방향이 없습니다. 지구가 자전하지 않으면 동서남북은 없는 것입니다. 방향은 둘의 간격이 좁아지거나 넓어지는 것이며 그것은 둘을 봐서는 알 수 없고 둘이 공유하는 토대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 토대의 변화를 읽을 때 다음 단계가 예측됩니다. 바둑으로 말하면 공유하는 토대는 아직 집이 만들어지지 않은 빈공간입니다. 그 빈공간이 점차 쪼그라드는 방향을 읽을 때 승부는 예측됩니다. 그것은 하나이며 하나를 보고 전부 알 수 있습니다. 남녀든 여야든 문화든 예술이든 어디에든 그러한 방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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